엄마의 그림책 <마음을 담은 병>

by 세실리아


도서명: 마음을 담은 병

저자: 데버라 마르세로 글 그림, 김세실 옮김

출판사: 나는별




자신의 마음을 엄마가 알아주기를 바라는 것일까.

아이는 일기를 다 쓰면 항상 가져와

"엄마, 읽어봐봐."라며 건네곤 한다.

그런데 며칠 전 빼빼로데이,

평소와는 다르게 일기를 다 쓰고도

별 말 없는 아이에게

"오늘은 일기 안 보여줄거야?" 라고 물었고,

아이는

"응, 오늘 일기는 안 보여줄래." 라고 답했다.


아무렇지 않은 척 했지만,

마음속에 '쿵' 하고 무언가 내려앉았다.

아... 또 무슨 일이 있는 것일까?


아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다음 날 아이가 일어나기 전,

잘 준비된 아이의 책가방을 열어 일기장을 펼쳤다.



2025.11.11. 빼빼로데이.


제목: 마음을 담은 병


오늘은 빼빼로데이! ....지만 빼빼로를 못 받았다.

그래서 속상했다.

엄마는 준비했을 줄 알았는데

엄마도 안 준비해주셔서 다시 속상했다.

그런데 엄마가

반짝이와 조그만 하트가 담긴 병을 주셨다.

사용법은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화가날 때,

병을 막 흔들고 내려놓은 채,

반짝이가 서서히 가라앉는 것을 보며

내 마음을 그렇게 추스리라는 깊을 뜻을 담고

주신 것이었다.

이 병의 이름을 '마음을 담은 병'이라고 지었다.

빼빼로보다 더 의미있는 선물이었다.

감사하고 기뻤다.


-3학년 딸아이의 일기 中-



아... 그랬구나. 그런 마음이었구나.

그리고 그날 낮,

아이의 하교 후 표정과 말이 떠올랐다.


"엄마, 오늘 빼빼로데이인데 하나도 못 받았어. 근데 엄마 도 준비 안했네?"


하교 후 차에 타자마자

아이는 뾰루퉁 기분이 안 좋아졌었다.

때마침 아이를 위해 준비해갔던

예쁜 선물이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던지.


"짜잔, 대신 엄마가 준비한 선물은 이건데. 어때?"

"자, 이 병은 마음을 혼란스러울 때, 화가날 때

그 마음을 바라보는 걸 도와주는 병이야.

자, 지안이가 병을 마구 흔들어 볼래?

어지럽고 혼란스럽지?

마음이 혼란스럽거나 화가 날 때

이 병을 이렇게 흔들고

가만히 내려놓고 바라보렴.

그렇게 가만히 병을, 그렇게 가만히 마음을 바라보렴.

그리고 또 그렇게 가라앉은 것들을 바라보렴.

내 안의 혼란과 어지러운 것들이

알고보면 반짝이고 아름다운 것들이었음을,

그리고 그 반짝이는 것들 안에

미처 몰랐던 아름다운 보석이 숨어있음을 명심하며

함께 멈추어 바라보는 연습을 계속 이어가보자."



"엄마, 이 병 정말 예쁘다. 고마워.

이 병의 이름을 정했어. '마음을 담은 병'."


아이가 지은 사랑스러운 이름으로

아이에게 선물한 그 병은 더욱 예쁘게 빛난다.

아이가 지은 예쁜 병이름을 듣고 다시 꺼내보게 되는 그림책.

그렇게 천천히 그림책 장을 넘기다

그림책 속 르웰린의 말에 멈추어 읽고 또 읽어본다.




마음의 준비가 되면

마음 하나하나를 똑바로 바라보고,

꼭 안아 준 다음,

훌훌 날려 보냈어요.


출처: 나는 별, '마음을 담은 병' 中





자꾸만 병에 담아두고픈

내 안의 마음과 감정을 바라보게 되는 그림책.

마음에 담은 병(甁)이 병(病)이 되지 않도록

마음을 바라보고, 보살펴주어야 함을

다시 명심하고 명심하게 되는 그림책.


<마음을 담은 병>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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