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대의 추억

-인간은 언제부터 빨대를 썼을까-

인생 첫 바나나 우유의 비릿했던 맛은 월명공원 수시탑에서 사진을 찍고 아버지가 데려간 태극당에서였다.

장충동에 있는 태극당이 아니고 군산에도 태극당이 있었다.

1970년대 중반, 태극당에서 처음 맛본 바나나 우유는 환상적인 맛이 아니라 비릿한 맛이어서, 물론 내 입맛에, 나는 그걸 끝까지 마시지 못하고 남겼던 것 같다. 가공식품에 단련되지 않았던 어린 나의 혀에 바나나 우유는 목으로 넘기지 못할 만큼 강력한 가공적인 맛이었던 것이다.


그때는 빨대를 쓰지 않았을 것이다. 아직 비닐봉지도 보급되기 전, 지구가 사람들이 만들어 낸 가공품들로 넘쳐나기 전이었으니 바나나 우유는 병에 있었고 아버지가 이거 맛있다면서 사 주셨던 그 맛조차 나에게는 화학적인 맛으로 느껴졌을 만큼 인위적인 맛을 품고 있었으니 음식 가리는 뒤끝이 긴 편인 나는 아주 오랫동안 바나나 우유는 냄새조차 맡길 싫어했었다. 태극당에서 처음 병뚜껑을 열고 입에 댔던 순간부터....


일주일을 별 탈없이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보는 금요일 저녁 NHK 프로그램 'チコ ちゃんに叱られる'을 좋아한다. 그걸 봐야 돈을 버는 일주일이 지나간 것 같고 주일에 미사를 봐야 내적인 일주일이 지나가는 것 같아 마음이 편하다. 비교적 단순한 패턴이지만 '치코짱에게 꾸중 듣는다'는 프로그램은 일본어 공부에도 도움이 되고 나처럼 '알쓸신잡' -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을 추구하는 나 같은 사람에게는 딱 맞는 프로그램이라 좋아한다.


지난주에는 인간이 빨대를 왜 쓰게 되었는지? 에 대한 물음부터 시작되었는데 아주 단순한 질문이지만 한 번도 왜?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던 것들이 많다. 빨대도 그렇다, 그냥 주니까 주나보다 했지 쓰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깊이 생각한 적이 없던 물건이고 우리는 이제 환경 문제로 플라스틱에서 종이 빨대로 교체해 가고는 있지만 없으면 불편할 것 같은 것이 '스트로우'이다 보니 어차피 쓸 거, 한 번은 생각해 보는 것도 재미있었다.


'왜 스트로로 마시게 되었는지?"에 대한 답은 "맥주를 맛있게 마시기 위해서"가 정답입니다.

맥주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만든 거 아니야 할 정도로 일본 사람들의 맥주 사랑은 대단한데 스트로는 5,000년 전에 슈메루인 이 처음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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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의 맥주는 지금의 맥주와 다르게 이물질이 둥둥 떠 있거나 혼합물질이 있는 정제된 맥주가 아니어서 그냥 마실 수 없는 상태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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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의 맥주에서 문제가 되었던 것은 '벌레'였다. 맥주를 만들 때 꿀을 넣었기 때문에 단맛을 찾아 벌레가 맥주통속으로 들어갔고 맥주를 마시다 보면 벌레까지 먹는 일도 있었고, 워낙 이물질들이 많아서 항아리를 들고 그대로 마시는 것은 아주 곤란한 일이었던 것!


그림 속 '슈메르인'의 불편해 보이는 얼굴이 딱 그때의 상황이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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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메르사람 1: 워매, 무신 벌레가 이렇게 많다냐. 이것이 맥주여, 벌레주여. 아니면 써비스여

맥주 마시기가 불편했던 슈메르사람 중 한 사람은 어느 날 속이 비어있던 식물의 줄기를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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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로지 맥주를 맛있게 마시기 위한 생각에서 시작된 빨대의 탄생은 슈메르의 술꾼에 의해서 시작된 것이다.

KakaoTalk_20251125_131125233.jpg 빨대의 시작



슈메르 사람들 사이에서 빨대는 굉장한 속도로 유행을 탔고 술꾼들 사이에서 애용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맥주가 있어도 빨대가 없다면 그림의 맥주였겠어요.


메르사람들의 고대 도시 유적 그림에서 보면 커다란 항아리에 맥주를 넣고 자기 앉은키만 한 빨대로 맥주를 마시고 있습니다. 수메르 사람들이 술 모임이 있어서 연락을 할 때는 파피루스 종이에 이런 방을 붙였을 것 같습니다. 오늘 송년 모임있으니까 회비하고 개인 빨대 지참 필수입니다. 아마 이러지 않았을까요 ㅋ.


개인 스트로우로 맥주를 마시고 있는 슈메르 사람들이 그려져있는 슈메르 고대 유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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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족들만 마시던 맥주가 점점 서민들도 마실 수 있는 사회가 되어서 이자카야가 생겨났고 맥주 항아리에 빨대를 꽂고 마시는 풍습이 안착이 된 것입니다.


맥주 시키신 분? 이제 빨대는 제공해드려요. 집에서 안 가져 오셔도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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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에게 사랑을 많이 받았던 슈메르사람들의 발명품' 빨대'는 죽었을 때 애장품으로 무덤에 넣어주었다고 하네요. 아마 술 좋아했던 사람이 죽었을 때 함께 묻어 주었을 것 같습니다.


슈메르술꾼 부인1: 이놈의 인간, 죽어서도 맥주 실컷 마시라고 살아서 아끼던 빨대 하나 넣어주어야겠다.


써 보니 편리했던 빨대는 그렇게 우리 생활 속으로 들어와서 지금까지 사랑받으며 쓰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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