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일 처리에 속도도 안 나고 작은 일들을 금방 잊어버리는 건망증으로 속상해서 우울감이 왔었는데 오늘은 뭔가 착착 아귀가 맞게 착착 진행되는 것 같은 하루여서 살만한 하루였다.
'아직은 일 할 만 한 나이구나' 혼자서 위로를 하며 작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메모를 열심히 해야겠다 생각하며 내년에 쓸 커다란 스케쥴러를 장바구니에 담아뒀다.
목수가 연장 탓을 하고 있다. 내가 스케쥴러 없고 다이어리 없어서 뭘 자꾸 빠뜨리겠는가. 덤벙거리고 차분하지 못해서 그런 거지. 그래도 행동을 개선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이니 그것만으로도 나는 괜찮은 사람이다.
이렇게 억지로라도 자존감을 높이지 않으면 안 되는 나이대를 지나고 있는 것 같다.
가톨릭 전례력으로는 지금이 새해를 맞이하는 대림 시기라서 어쨌거나 가톨릭의 절기로는 새해이기 때문에 한 해 동안 어떻게 살았는지 생각해 보았다.
올해, 영어 공부를 시작했다. 참 잘한 일이다. 중 1 수준 be동사부터 시작해서 한 달 동안 학습지를 100장씩 이백장 넘게 풀었으니 칭찬도장 나한테 쾅 찍어주고 싶다.
스스로 계획을 세워서 런던과 프랑스를 다녀온 일도 잘한 일이다. 절대로 못 할 일이란 없다는 것을 자유여행 다녀와서 깨달았다. '아재여행' 유튜버 아저씨가 '땡큐 쏘 머치'를 남발하면서 혼자서 여행을 잘도 다니던데 세상이 그렇더라. 고맙다는 인사만 잘하고 다녀도 친절은 덤으로 따라오는 것, 파리에서는 '빠흐동과 메르씨'만 열심히 하고 다녀도 여행이 한결 수월했었다.
다음에는 어딜 갈까. 정답은 오스트레일리아, 호주. 갈 수 있을지 없을지 모르지만 일단 책부터 시작합니다.
취미로 하고 있는 합창단도 매주 월요일 거의 결석 없이 잘 다니고 있고 여행도 1월에 이탈리아와 빈, 부다페스트, 얼마 전에는 런던과 파리를 다녀왔으니 이만하면 올해는 일본어 단어로 'そこそこ' (소코소코-그럭저럭)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지낸 일 년 같다.
9월 8일부터 쓰기 시작한 영어와 일본어 일기 쓰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도 공부에 도움이 되고 좋은 습관 하나를 만든 것 같아 대견하다.
길게 쓰거나 어려운 내용은 아니지만 짧게라도 영어와 일본어로 쓰는 습관은 공부에는 확실한 도움이 된다.
아침에 시원한 바람이 불었다. 가을이 오는 것 같다. 화단에 꽃을 보고 행복했다.는 일기다.
그리고 블로그도 브런치도 꾸준하게 쓰고 있다는 것도 칭찬도장 쾅이다. 어제는 우울감에 오늘은 칭찬에 요동을 치는 하루지만 어제도 나에게는 소중했던 하루였고 오늘도 소중한 현재이니 속도가 아닌 방향으로 잘 살아보자. '수고했어. 오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