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교토의 히라이 사츠키 선생에게 연하장을 받았다. 2018년 어학원에 다닐 때 회화를 도와주러 오던 자원봉사, 나의 선생님이셨는데 그때는 고등학교의 영어 선생님이었고 지금은 퇴직했으니 알고 지낸 시간이 7년이 된다.
나이는 나보다 네 살이 많지만 결혼하지 않은 사람답게 어딘가에 동안인 구석이 남아 있고 사람 자체가 작아서 걸음을 종종 거리면서 걷는 특유의 걸음새로 멀리서도 눈에 띄는 느낌이 있는 사람이었다.
2018년 교토 어학원의 로비에서 토요일에 만나 한 시간씩 회화를 하고 헤어지는 자원봉사자와 학생으로 만나서 지금까지 계속 만남이 지속된다는 것은 내가 한결같은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히라이사츠키라는 사람이 변함없는 성격이며 선생님답게 하나라도 가르쳐주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서 그랬을 것이다.
2019년에 내가 수원에 돌아오고 나서 히라이 선생님은 세 번인가 한국에 와서 나를 만났고 코로나 이후에는 내가 교토에 가서 한 번 만났다.
만날 때마다 무언가 작은 선물이라도 준비해서 전해주는 다정한 성격이라서 히라이선생님에게서 그동안 받았던 선물들이 많았다.
며칠 전에는 일본의 목욕탕 그림이 있는 연하장을 보내왔다. 일본의 대중탕에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모르나 후지산 그림이 많이 걸려 있어서 연하장 속의 대중탕에도 후지산 그림이었다.
꼼꼼한 성격으로 아마 연하장 하나를 고르더라도 일본스러운 정서를 전하고 싶어서 고심했을 사람이다.
나는 단순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답장으로 보내면서 우체국에서 파는 대천김 두 상자를 EMS로 보냈다. 김 한자에 만원씩인데 우편요금이 4만 원이 넘었으니 김값의 두 배였지만 김만큼 인기 있는 선물은 생각하기 어려울 정도로 한국김을 좋아하니 한결같은 히라이선생에게 그 정도는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비싼 요금답게 일주일도 되지 않아 도착한 대천김을 받고 보낸 히라이 선생의 답장
김으로 추운 겨울도 잘 넘길 수 있을 것 같다며 고맙다는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 두 상자에 추위극복이라는 거대한 타이틀이 붙는다는 것이 우리 정서에는 좀 과장된 것 같아도 내가 그동안 보아 온 히라이선생이라면 진심이다.
인사가 필요할 때 정확히 인삿말을 건네고 나 같으면 생략하고 지나갈 만한 상황에서도 지나칠 만큼 인삿말을 챙기는 정서가 일본사람들에게는 있는 것 같고 히라이 선생이 특히 그런 편이다. 아마 그래서 지금까지 잘 지내고 있는 것도 같다.
어제 저녁에 차를 마시면서 김을 먹었더니 맛있었다며 아침까지 고맙다는 라인 메시지를 보내왔다.
김 두상자에 고맙다는 메시지를 네 상자 받은 것 같은 피곤함이 살짝 있었지만 이런 사람이라서 여태까지 잘 지냈었구나 하는 포인트가 느껴졌다.
자기도 김을 받았으니 내가 일본의 정월 명절을 느낄만한 것들로 소포를 보내주겠다는 말로 끝을 맺었으니 앞으로 우리는 또 얼마나 많은 메시지를 주고 받아야 선물에 대한 이야기가 끝이 날 지 모르겠지만 이 또한 살아가는 기대감으로 여기고 즐기기로 하자.
나의 히라이 선생님. 이런 인연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