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카라쿠지니 아탓따라: 복권에 당첨된다면-
복권에 당첨이 됐다.
5,000원 주고 사서 50,000원이 되었으니 토요일 저녁 번호 맞춰보면서 한 번 웃고
새벽에 일어나서 한 번 웃고 기분이 몽실몽실
2등이나 1등에 당첨됐더라면 동네를 웃으면서 뛰어다닐뻔했으니
4등인것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돈으로 따지면 겨우 4만 5천원의 이익을 봤다고 새벽에 자는 남편을 깨워서
로또 4등의 기쁨을 나눌 일인가-.-
삼선전자 우선주를 사놓고 이미 -15%에서 20으로 달려가고 있는 개미로서
자존심도 없는 짓이지, 로또로 번 4만5천원의 15배쯤은 잠식이 됐는데
수학이 안되는 인간은 어쩔수 없다.
역시 나는 뼈속까지 문과형과 갬성형 인간인지라 주식은 주식, 로또는 로또
토요일 4등 오만원의 기쁨을 4만5천 곱하기 15배의 잠식으로 물타기하고 싶지 않으니
이럴때보면 그건 그거 이건 이거, 머리와 가슴이 분리된 이성적인 인간인가
정체성이 헷갈리지만 내일은 동학개미로 살지언정 오늘은 4만 5천원 불로소득의
기쁨을 누릴 것!
내일은 또 내일의 태양이 뜰 것이니
로또 4등에 되고 보니 2019년 일본어학교에 다닐 때 발표수업이 생각났다.
"宝くじに当たったら" 복권에 당첨된다면 이란 주제였는데
미하라요시코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여러분 복권에 당첨된다면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라고 물어보자
중국인 여학생 가루이끼상은 은행에 가겠다고 말했고 우리반에서 일본어 발음이
좋지않은 3인방안에 들었던 가루이끼상의 은행이라는 일본어ぎんこう(銀行) 긴꼬우의 발음은
일본선생님 귀에는 링고로 들렸다.
ぎんこう(銀行) 긴꼬우= りんご (링고)
다른 발표자였던 마상은 마카오에 가서 도박을 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엔 마카오가 문제였다.
역시나 발음나쁜 3인방중 하나였던 중국인 마상의 마카오 발음은 まんが (漫画)망가
만화가 된 것이다.
마카오=まんが (漫画)
주제 발표 시간에 미하라요시코 선생님이 발견한 아이들 발음의 헛발질로 인하여
수업시간은 "복권에 당첨된다면"이라는 재미있는 주제를 한참 벗어나서
은행을 은행답게, 마카오를 마카오답게로 돌려놓는 발음교정으로 끝이 났었다.
그때 내가 느꼈던 발음의 충격으로 '나경아줌마' 블로그에 '금요일이 주는 안도감'으로
글을 올리고 삽화로 그렸던 것이 위에 있는 만화 그림이다.
태어나서 익힌 모국어의 자음과 모음으로 외국어를 한다는 것은 비숫하게
흉내를 내는 것이지 완벽할 수가 없다.
발음을 만들어내는 발음 기관은 이미 모국어를 생성해내느라 수명을 다했고
스무살이 가장 어린 나이였던 일본어 학교에서는 스무살이라고해서 일본어 발음이 좋고
쉰하나에 입학했다고 해서 나의 일본어 발음이 나쁜 것은 없었다.
스무살과 쉰 하나의 차이는 기억력의 차이가 있을 뿐
이십대였던 가루이끼상이나 마상보다 오히려 한국사람인 오십대 아줌마 나의 일본어 발음이
훨씬 더 깨끗했다.
그것은 아마도 한글의 자음 모음쪽이 중국어의 자음 모음보다 일본어 발음에 더 유리한 것은 아닌가
생각이 될 정도로 같은 반 열 댓명 중국 아이들의 일본어 발음은 한국 학생 서 너명보다 훨씬 좋지않았다.
밖에 나가면 교토스러운 교토사투리가 있었지만 교실에는 일본어가 세개 있었다.
1. 중국학생들의 일본어
2. 한국학생들의 일본어
3. 일본인 선생님의 일본어
그리고 내가 알아듣지 못했던 일본어는 일본어 선생님의 일본어가 아니었고 중국 학생들의 일본어였다.
일본의 복권 판매점이다.
일본의 복권은 세금을 떼지 않기때문에 우리나라 로또처럼 3억이하에 22%
7억 초과하면 33%를 세금으로 가져가지 않고 고스란히 당첨자의 몫이 된다.
第十三条 当せん金付証票の当せん金品については、所得税を課さない。
제 13조 당첨금부 증표의 당첨 금품에 대해서는 소득세를 과세하지 않는다.
서민의 꿈에 세금을 매길수 없다.
오만원의 불로소득에 기분이 좋아서 그동안의 내인생에 복권당첨에 맞먹을만큼의
일들이 어떤 것들이 있었나 생각해보았다.
하다못해 대학교 때 친구 희정이가 내 바로 앞의 학번이어서 희정이를 어지간치 괴롭히면서
리포트 보여달라, 시험지 답 알려달라 귀찮게 할 수 있었던 것도 로또 2등의 행운정도는
되는 것 같고 (873069학번과 873070의 하나 차이로 내게 괴롭힘을 당했다)
그때 친구들이랑 지금까지 건강하게 만나는 것도 로또만큼의 행운이다.
졸업하던 해에 우리과에서 1등으로 결혼을 했던 은영이가 우리중에서 1등으로 시어머니가 되던 날
우리의 자랑 국가 공무원 친구, 가죽가방을 만드는 공방 운영자 (강쌤공방을 놀러가보시라)
얼굴에 스티커를 붙였어도 가방쟁이는 알아볼수가 있다.
공인중개사,돌봄전담사 각각 다른 직업으로 이제는 돌아와 거울 앞에선 누님들처럼 다소곳이 사진을 찍었다.
91년에 대학을 졸업하고 사진을 찍던 2022년 6월 25일이 오기까지 엎어지고 자빠지고 코가 깨졌어도 무사히 산을 넘어 우리들은 포토라인에 섰다. 이또한 로또가 아닌가.
내가 가진 것에 비해 가성비가 쩌는 남편을 만난 것도 로또였고 자식들 또한 나보다 나으니 로또
내일 출근할 직장이 있다는 것도 행운이니 오늘이 감사하지 않을 이유는 1도 없다.
오늘 이것을 다시 알게 된 것이 어쩌면 로또일듯
그래도 서민의 꿈에 세금을 매겨도 좋으니 나도 다음 번에는 4등말고 앞번호로 좀 되게 해주세요.
쓰는 김에 좀 더 써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