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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헌수 May 21. 2021

그 사람


빗속을 달려온 사람.

무심한 듯  귀찮은 듯 표현은 서툴러도

한결같이 보듬어주는  극진한 마음이 전해진다.

같은 하늘 아래 살고 있어도

자주 만나지 못해도

가슴속에 울림을 주는

고요한 음색으로 깨워주는 사람.

산책로를 걸으며  같이 쓰는 우산에

왼쪽 어깨가 젖는 사람.

묵음으로 전하는 묘한 통함이 있는

오래도록 곁에 두고픈 사람.

속상한 일을 이르고 어리광을 마냥

부리고픈  사람.

순두부찌개의 바지락을 골라 내어주는

친근한 사람.

내 하는 일을 지지하고 자랑하며

기뻐하는 사람.

자네 라고 부르며 건강한 안부를 묻는

키가 적당히 큰 사람.

늙은 노모를  보살피고 손잡아주는  지극한 정성이 묻어나는 사람.

그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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