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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현 Apr 02. 2020

코로나에도 평온한 스웨덴

아주 이상한 말이지만, 이 상황에도 스웨덴은 참 평온하기 짝이 없다. 나라의 국경을 막지 않고, 정상적으로 식당, 학교, 그리고 제일 위험한 곳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는 곳 교회 및 헬스장까지 그 어느 하나 문을 닫은 곳이 없다. 

자기네 사람들에게 집단 면역을 기르기 위해 인구의 50~70% 이상이 감염되어 면역을 기르는 게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해도, 이곳 사람들 아무런 동요가 없다. 그저 조금 걱정은 되지만, 여전히 기차나 버스를 타고 출퇴근을 한다.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란 참 힘들다. 물론 헬스장에는 조금 더 청결에 신경을 쓰고, 덜 많이 붐비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어떻게 이 나라 사람들은 이렇게 평온할 수 있단 말인가? 그런 측면에서 스웨덴은 참 대단한 나라이자 이상한 국가이기도 하다.

4월 1일 기준, 감염자 수가 5천 명을 돌파했고, 25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는 우리나라 같은 날 사망자 수 165명에 비해 현저히 많다. 인구수가 천만 명 가까이 되는 나라에서 이런 숫자가 나왔으니 말이다. 그리고 코로나 19의 발병의 시작이 상대적으로 늦었다는 점에서 급격히 빠른 증가 추세인 것만은 사실인 거 같다. 

그럼에도 아무런 동요가 없다. 그들은 그저 평온할 뿐이다. 

어떻게 이런 평온이 가능한지 생각해 본다. (상당히 주관적인 의견일 뿐이다.)


첫째, 스웨덴 사람들은 정부의 지침을 상당히 신뢰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화를 내거나 언성을 높이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토론을 할 뿐이다. 그리고 한번 정해진 일에는 토를 달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간다. 스웨덴 우메오 대학의 한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 

"스웨덴 사람들은 협치 혹은 공동체 의식으로 문제를 해결해 나간다." 

그렇기에 별로 싸울 일이 없다는 것이다.  

그들은 공동체에 대한 믿음, 정부에 대한 신뢰가 두텁다.


둘째, 반대로 스웨덴 사람들은 정부에게 심각한 세뇌를 당한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국가를 사랑한다. 그리고 누구나 (어느 정도 차이는 있지만), 정부의 교육 지침에 따라 어려서부터 지속적으로 세뇌를 당해왔다. 나도 그렇고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도 그렇고, 이 글을 읽지 않는 이도 그렇다. 대부분이 그렇다는 말이다. 물론 국민성이라는 것, 문화의 차이도 존재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극단적인 예를 들어, 북한 사람이 그렇고, 중국인들의 이유를 알 수 없는 높은 자존감이 그렇다. 그리고 단번에 사이비임을 알아챌 수 있는 종교에 열광하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그렇다. 세뇌, 혹은 조정을 당하는 것은 정도의 차이지,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일이다.

그러나 이들, 스웨덴 사람들은 이런 측면에서 상당히 일본 사람들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들이 정부에 보내는 무한한 신뢰는 세뇌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사실, 스웨덴 정부는 프로파간다에 상당한 자질을 보여주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북유럽 복지에 상당한 관심을 가지지만 사실 스웨덴 정부는 그렇게 좋은 복지를 가지고 있질 못하다. (스웨덴은 지난 수년간 복지재정을 축소해 왔다.) 그렇지만 누구나 스웨덴 하면 복지를 떠올린다. 현실과 괴리가 존재하지만 프로파간다를 잘 이용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스웨덴 사람들은 결코, 정부에 반해서 시위를 하지 않는다. 수많은 시리아 난민이 들어왔을 때에도 그리고 이처럼 코로나 19가 크게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말이다. 

신뢰와 믿음, 이게 좋은 것일까?


셋째, 스웨덴은 그들의 한계를 너무나 잘 알고 있다.

현실적인 이야기이다. 그들은 자신의 한계를 너무 잘 알고 있는 게 분명하다. 코로나 19 발병 이전에도 일반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3시간 넘게 기다려 전화로 예약을 하고, 운이 좋으면 다음 주에 의사도 아닌 간호사를 만나는 행운을 가지게 되는 일이 다반사다. 간호사를 만나도 간호사는 슬쩍 병세를 보고 다음 주에도 상황이 이러면 의사를 만나게 해주겠다고 한다. 이게 무료(사실 무료도 아니지만) 의료 시스템의 단면이다.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료 전문인과 시설을 두고, 적극적인 검사를 한다는 건 처음부터 무리였을 것이다. 그렇기에 그들은 일찌감치 현실을 받아들이기로 한 것 같다. 집단면역, 그건 그들이 택할 수밖에 없는 옵션이었을 뿐이었다. 


(조금 엉뚱한 이야기이지만, 코로나 19에 대한 여러가지 음모론 중의 하나가, 노령의 연금수령자의 인구 수를 줄이기 위함이라는 것도, 어째 스웨덴에서 집단면역을 받아들인 하나의 사유일지도... 모른다는 조금 사이코패스적인 생각도 해 본다.)


옆 동네 덴마크는 국경을 닫았다. 그래서 덴마크 사람들은 스웨덴을 자유로이 오고 가지만, 스웨덴 사람들은 덴마크에 직장이 없는 이상 덴마크의 국경을 넘지 못한다. 그럼에도 아무런 동요가 없다. 나는 오늘도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고, 슈퍼에서 혼란 없이 장을 봤고, 길거리를 유유히 지나 공원에서 산책을 하고 왔다. 

너무나 평온한 스웨덴, 스웨덴이기에 가능한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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