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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현 Jul 15. 2016

때로는 시간이 필요하다

징그럽게 아름운 여행

가끔 우리에게 필요한,
물리적인 시간


아주 예전에 화가 난 나는, 부들부들 떨며 내 분노를 주체 못하며 거칠게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중년을 넘긴 직장 선배 분께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이봐 혈기 넘치는 젊은이, 자네에게 지금 필요한 건 시간이네. 물리적인 시간 말일세.”

그 당시엔 이해를 하지 못했다. 도대체 무슨 뜻으로 그가 나에게 이런 말을 건냈는지 말이다. 그러다 한참을 지나고 문득 생각이 났다. 그의 말이 맞았다는 것을.



모든 것은 시간에 의해
잊혀지기 마련이다


못 잊을 거 같았던 사랑의 아픔도, 치유될 수 없을 거 같았던 고통도, 가라앉지 않을 거 같았던 분노도... 모두 과거가 되어버리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결코 쉽사리 사그라들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극한의 감정이지만 말이다. 그렇게 시간은 모든 사건의 날카로운 날을 무디게 만든다. 모든 것은 시간에 의해 잊혀지기 마련이다. 그리고 모든 것은 시간에 의해 아무렇지 않게 된다.

지나서 생각하면 그때 내가 어떤 이유로 아파했고 고통스러워했으며 분노했는지 기억조차 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시간이 약이란 말... 어른들이 오랜 시간동안 스스로 처방을 내렸을 시간이라는 약. 그게 그 당시 나에게 필요했다.

삶은 헷갈리지만, 늘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주기에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


‘시간을 가질 것.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

내 앞으로 다가왔을 때, 그저 시간을 가질 것.’






안종현 작가의 여행에세이 <위로의 길을 따라 걸을 것>은 끊임없는 상처 속에서도 삶을 계속 여행할 위로와 용기에 대해서 말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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