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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종현 Jul 26. 2018

도덕적 공감의 부재

라오스 재난의 기사를 보고

얼마 전 라오스에서 모 한국 건설회사가 참여하고 있는 댐공사 중 일부가 무너져, 라오스에 침수 피해가 발생해 최소 26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실종되었으며, 수천 가구가 물에 잠겼다는 기사가 나왔다. 우리나라 기업이 참여한 공사인데다 라오스는 유독 한국인이 사랑하는 여행지라 왠지 내가 아는 지인에게 무슨 일이 생긴 것 마냥 걱정이 앞섰다. 게다가 한때 건축회사에 종사했던 한 사람으로써 토목공사가 얼마나 복잡하게 그리고 순식간에 재해현장으로 변해버리는 지를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사 내용 중에 한가지 거슬리는 것이 있었다. 

기사의 앞 부분에 가장 중요한 팩트로, 한국인은 피해소식이 없다는 것을 중요한 내용으로 다루고 있었다. 그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는 와중에 굳이 한국인의 피해 여부를 굳이 기사의 앞자리에 배치할 필요가 있었을까? 그것도 한국 기업의 책임(아직 진실 공방이 밝혀져야 겠지만)으로 발생한 사건에서 말이다. 물론 외국에 주재하는 대사관의 입장에서 한국 국민의 피해현황을 파악하는 일은 아주 중요한 일이다. 그러나 그런 정보 소스를 받아서 쓰는 기자는 굳이 기사를 이렇게 배치해도 되는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외국에서 발생하는 테러, 재난, 사고 현장을 알리는 기사를 보면, 한국인의 피해가 어떤지에 대한 내용이 가장 중요한 꼭지로 들어간다. 도데체 사람이 죽고 사는 문제에 한국인의 생명이 다른 생명보다 더 중요하다는 도덕적 공감이 부재하는 기사를 보면 상당히 불편하다. 일단 타국 국민의 상태를 먼저 알리고, 기사의 맨 마지막 줄에 한국인의 피해 현황을 알렸다면 훨씬 나은 기사가 아니었을까?


"라오스 재난 현장이 빨리 복구되어 그들이 하루 빨리 보통의 삶으로 돌아 갈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사진 출처: Daily Ex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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