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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 Mar 19. 2016

낯선이에게 안녕을

"곤니치와" 그래 "안녕"


우치코를 다 돌아볼 즈음, 이제 막 해가 지기 시작하는 시간이었다. 이런 시간의 햇살은 유난히 더 따뜻해서 나른해지기도 하며 낮잠이 고파지는 시간인 것 같다. 열심히 걸었기에 나에게는 낮잠이 아닌 휴식이 필요했지만 말이다.


12시가 조금 넘어 도착해 점심도 먹고 온 마을을 돌아보았는데도 반나절이면 충분했던 우치코였다. 나의 여행이 끝나갈 즈음 학교에 갔던 아이들도 마칠 시간인지 하나, 둘 교복을 입은 아이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소 조용했던 마을에 생기가 넘치기 시작하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리고 먼 발치에 노란색 모자에 반바지, 네모난 가방을 맨 초등학생들이 보였다. 우치코는 유난히 사람이 뜸했던 동네였기에 하하 호호 웃기도 하고 장난을 치며 걸어오는 아이들이 반가웠다. 아이들을 향해 다가가며 괜히 인사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이들과의 거리가 가까워졌을 즈음, 자그마한 아이들이 흘깃 나를 올려다보는게 느껴졌다. 그 순간 왜 긴장했는지 모르겠다. 그저 인사하며 지나가면 되었을 것을!


그런 내 마음을 알았을까 흘깃 보던 아이는


"곤니치와"


하고 인사를 건네며 지나갔다. 나 역시 곤니치와라고 말하고 싶었는데 우물쭈물 하는 사이 이미 아이들은 멀어지는 중이었다.


이런 소심한 어른 같으니!



그리고 이미 멀어지고 있는 아이들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봤다. 짧은 인사가 나를 향한 인사가 고마웠다.


여행을 다니다보면 자연스레 이방인이 된다. 아마 어린 아이들에 눈에도 나의 모습은 지극히 낯선 이방인이었을 것이다. 그렇기에 낯선이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는 굉장히 반가운 인사다. 낯선 곳에서는 더욱이!


그래서 여행을 하며 먼저 인사를 건네오는 사람들에게는 항상 고마운 마음이 든다. 먼저 인사를 건낼 법도 한데 참, 소심한 어른이다.


우리나라를 여행하는 외국인이던, 낯선 곳에서 이방인이 되던 앞으로는 먼저 반갑게 인사를 건네볼까 한다. 안녕을 바라는 마음을 잔뜩 담아!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는 건 아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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