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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 Apr 03. 2016

마음이 맞는 사람과 여행할 수 있다는 건

감사한일이지

마음이 맞는 사람과 여행할 수 있다는 건


처음 여행을 시작할 무렵에는 여행을 함께 떠날 그 누군가가 누구든 상관없이 그저 나와 함께 여행을 떠나 줄 사람이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안일하게 생각했던 나의 첫 여행에 함께한 친구는 고등학교 때 만나 이제는 10년 지기가 된 오랜 친구였다. 친구와 함께한 첫 여행은 말로 다하지 못할 정도로 즐거웠고 그 후로 친구와 나는 여행을 함께하는 동행이 되었다. 


하지만 여행을 다니기 시작은 후로, 여행을 떠나기 전 함께라면 누구든 상관없다던 그 용기는 어디서 나왔던 걸까? 하며 고개를 저었다. 여행을 함께 한다는 건 꽤나 즐거움이 가득한 시작이기도 하지만 서로 감수하고 배려해야 하는 것들 투성인지라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과 여행을 한다는 건 서로에게 곤혹스러운 일이 되어버린다는 걸 알게 되었다. 

작년 2박 3일의 짧은 대만 여행을 다녀왔었다. 대만 여행은 그야말로 곤혹스러운 여행이었다. 그 여행의 곤혹스러움은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니라, 그저 여행하는 방법이 조금 다를 뿐이다. 잘못이 있다면 여행을 떠나기 전 충분한 대화와 여행 준비를 못했다는 것이었다. 서로들 바쁘다는 핑계로 말이다. 나는 그 여행이 몹시 괴로웠고 여행을 하며 처음으로 집에 가고 싶은 생각이 간절해졌다. 그리고 그렇게 떠났다 돌아온 대만 여행은 좀처럼 기억나지 않는다. 사진을 보며 '아 맞다! 대만에 갔었지..'하고 떠올릴 뿐..


그런 의미에서 마음이 맞는 사람과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건 말로 다하지 못할 정도로 감사한 일이라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함께 여행을 하는 나의 동행, 친구에게 감사했다. 가끔은 부딪히더라도 부딪히는 부분을 서로 이해하고 다시 여행을 떠날 수 있음에!


그렇게 나의 동행과 일본, 중국, 영국, 프랑스를 여행했고 앞으로 떠날 체코와 일본까지 계획 중이다. 그렇게 우리는 여건이 된다면 틈틈이 여행을 계획했고 여행을 떠나는 순간만큼 계획하는 날들의 즐거움도 알고 있기에 우린 여행을 계획하는 그 순간부터 이미 여행 중이었다.


여행으로 서로의 장점과 단점도 알게 되었고 잊지 못할 순간도 함께하며 둘 만의 추억이 생기기도 했다. 


눈 앞에 빅벤에 감동했던 순간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 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지금 함께 여행을 떠났던 친구의 존재는 더 크게 느껴졌다. 나의 부족한 부분들은 친구가 채워주었으며 나 역시 친구에게 그런 존재였으리라!

혼자도 괜찮다고 다짐한 여행이지만 역시 혼자는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렇게 혼자 여행을 결심한 덕분에 함께 여행했고 여행을 할 친구에게 감사한 마음이 들었으니 그것 또한 좋은 일이 리라. 

저렴한 비행기표와 숙소를 예약하기 위해 힘쓰고 일정을 계획하고 조율하기 위한 만남들, 여행을 떠나기 전날의 설렘을 같이 공유하고 캐리어를 챙기는 순간에도 혼자가 아닌 둘을 생각하는 그런 시간들!

비행기에서 내려 여행의 시작이라는 숙소를 찾는 것부터 본격적인 여행을 시작하면서 얻어지는 감동과 그 순간의 기분들은 오롯이 함께 했기에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이기에 함께한 여행은 더 소중하다. 짜증스럽고 힘들었던 순간까지도 우린 함께였다.

그렇게 여행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도 불쑥 함께 했던 여행이 떠오르면 둘만 알 수 있는 한마디에도 까르르 웃을 수 있는 우리가 되었으니 이렇게 마음이 맞는 친구와 함께 여행할 수 있음에 그저 감사하다.


나의 친구, 동행!

함께해주어서 고맙다.

나의 10년 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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