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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나 Apr 22. 2021

두 지구 살림을 시작했습니다

지구의 날 기념 어스2 (Earth2) 입문기


 4월 22일, 오늘은 세계 지구의 날이다. 그리고 이 날을 맞아 오늘 나는 중대 고백을 하나 하고자 한다.


나의 작고 푸른 지구는 더 이상 one and only가 아니다. 최근, 내가 Earth2(어스2)라는 가상 지구에 나의 땅을 마련하게 되면서 두 지구 살림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Earth2 : http://earth2.io



 지구를 데칼코마니로 찍어낸 듯한, 어딘지 모르게 길쭉한 땅콩같이 생긴 이것이 바로 현실의 지구를 본떠 만든 어스2의 배경이 되는 공간이다. 이 세계관 속에서 우리가 현재 살고 있는 현실 세상은 어스1(Earth1), 즉 첫 번째 지구로 통한다. 그리고 이 어스1의 모든 요소를 가상의 공간에 복사+붙여 넣기 한 것이 바로 어스2(Earth2)인 것이다.



어스2는 그야말로 현실의 지구를 데칼코마니처럼 복제한 공간이다.



 어스2는 그런 가상 지구의 공간을 사고파는 일종의 가상 부동산 게임(투자?)라고 보면 된다. 단지 게임 머니가 아닌 진짜 현금으로 거래를 하며, 그 돈을 출금도 할 수 있다는 것이 게임과 차이가 있을 뿐. (마치 게임 안에서 농작물을 키우면 정말로 농작물을 보내주는 '레알팜'같은 게임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그리고 추천인 시스템이 있어서, 각 유저마다 부여된 레퍼럴 코드를 사용하여 누군가를 초대하고, 초대받은 사람이 땅을 구매할 때 해당 레퍼럴 코드를 사용하여 구매하면 상호 5%씩 적립금이 쌓인다. (이거 때문에 폰지사기로 보는 사람들도 좀 있긴 한 것 같다.)


 어찌 됐든, 이른바 메타버스라는 그.. 최신의 어떤 것을.. 내가 이렇게 느닷없이 시작하게 될 줄은 나도 꿈에도 몰랐다. 언론에서, 업계에서, 주변에서 슬슬 메타버스라는 단어가 자주 인용되곤 있었지만 그게 대체 어떤 것인지 감도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날, 꽤나 얼리 어답터인 지인의 추천으로 시작하게 된 어스2를 통해 나는 이제서야 비로소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시대의 네이티브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나무 위키에도 항목이 검색되지 않는 어스2는 런칭된지 6개월이 되지 않은 서비스이다. 2020년 11월에 런칭했다는 이 서비스는 사실 초반에는 언뜻 평범한 사람의 생각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개념을 다루고 있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가상의 땅을 만들어서 판다니. 현대판 봉이 김선달도 아니고, 너무 황당하지 않은가?


 그런데, 이거. 뭔가 허접하지 않다. 일단 스케일이 크고, 사기 같은 느낌이 없다. 마치 영화 예고편 같은 어스2 소개 영상을 보라. 너무도 웅장하지 않은가? (영상 제목도 무려 'Inception'.....ㅎㅎ... 크리스토퍼 놀란 덕후 뽕 차는 네이밍이다...)


이 세상 스케일이 아니다...



 가상 지구의 모든 땅과 바다를 동일한 면적의 '타일'로 규격화해서 나누어두었다. 한 타일의 크기는 30평으로, 모든 타일은 유료로 결제하여 소유할 있다. 그렇게 소유한 토지에는 해당 소유자의 국적이 플래그로 표기된다.




  현실을 본땄을 뿐, 엄연히 현실과는 다른 가상 지구에서조차 국적의 속박을 받아야 한다니 조금 아이러니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 국적은 유저가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 며칠 동안 해보니 한국인이라고 해서 꼭 어떤 거창한 사명감을 가지고 땅을 구매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가상 지구에서는 다른 국적으로 활동하는 사람들도 종종 있는 것 같았다.


 보통 땅값은 최초 오픈 시 E$0.01로 시작하는데 (어스1, 즉 현실의 화폐와 어스2의 화폐 단위도 똑같다.), 특정 국가의 타일 판매를 오픈하면 타일이 판매될 때마다 해당 국가의 타일 전체 가격이 상승하게 된다. 그리고 타일의 등급이 선착순으로 결정되는데, 최초 10만 개는 클래스 1, 그다음 30만 개는 클래스 2, 이런 식이다. 이른바 선착순으로 먼저 타일을 구매하는 사람이 더 상위 클래스의 타일을 거머쥐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클래스 등급이 어스2의 현 단계에서는 매우 중요한데, 내가 타일을 보유한 지역의 타일이 판매될 때마다 일 계산으로 LIT(Land Income Tax)가 제공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LIT는 내가 보유한 타일의 클래스가 높으면 높을수록 더 많이 들어온다. 이 차등 지급 때문인지 클래스 3 이하의 타일은 소유해도 의미가 없다고 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그 나라의 타일이 팔리면, 팔린 금액을 각 Class당 %에 따라 분배해주는 것 같다. 이것들을 모아서 또 새 타일을 구매하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한다.


 아직은 어스2가 토지의 매매에 집중하는 페이즈 1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초기 유저에게 보다 많은 혜택을 주고자 이런 구조를 짠 것 같다. 일단은 신규 국가의 타일이 오픈될 때, 클래스 1 타일을 빨리 매수하는 것이 유리한 이유이다.


 사실 LIT 뿐만 아니라, 이렇게 어스2의 가상 토지를 구매해서 보유하고 있다 보면 저절로 수익률이 오르긴 한다. 해당 지역의 토지가 거래될수록 땅의 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Earth2 최근 일주일간 나라별 땅값 변화


 신규 오픈하는 타일이 E$0.01로 출발하는 점을 고려해 봤을 때, 6개월 만에 이렇게 땅값이 상승한 것이다. 그러니 아마도 어스2 극 초창기에 E$0.01으로 위 땅들을 구매한 사람들의 수익률은 지금쯤 어마어마할 것이다. (마치 비트코인 초기 유저들이 몇 년 뒤 봤던 수익률이랄까.)


구매한 지 일주일 정도 된 땅값. 가끔 거래량 폭증하면 수익률이 일시적으로 확 오르기도 한다.


 이렇게 갖고만 있어도 자연히 가격이 오르는 땅들은 본인이 계속 보유하고 있을 수도 있고, 마켓 플레이스라는 곳에 실제 땅을 사고팔듯 타인에게  양도할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클래스 1 땅의 경우 +로 프리미엄을 붙이기도 하고, 가끔은 할인을 많이 붙여 급매로 처분하기도 하는 것 같다.


 어찌 됐든, 이 모든 과정에서 활용되는 E$라는 화폐는 현실의 $와 대응되는 화폐이고, 유저들은 신용카드나 페이팔을 통해 E$라는 크레딧을 충전해두고 어스2의 땅을 구매하게 된다. 즉, 가상 지구에 내 땅을 마련하는 데에도 현실의 돈이 든다는 뜻이다. (다만, 어스1보다 훨씬 훠어어얼씬 저렴하다!)


 일단 그렇게 E$ 어카운트에 충전된 잔고는 어스2에서 토지 거래를 하는 데 사용되기도 하나, 어스1의 달러로 다시 출금도 된다고 한다. 다만 현재로서는 그 과정이 상당히 번거로운 듯하다. 넣었다 뺐다 하기 쉽지 않으니 정말 없는 돈이라고 생각하고 투자해야 한다.




작고 귀여운, 추억이 담긴 내 가상지구 땅들!


 이 매거진 바로 이전 글에서도 살짝 언급한 바 있지만, 요즘 나는 이 가상 지구의 땅을 수집하는 데 푹 빠져 있다. 어스 2를 시작하게 된 지 불과 2주 만에 게임에선 절대 현질하지 않는 게 원칙이었던 내가, 어스2에 땅을 사자고 쫌쫌따리 충전한 금액이 어느새 100만 원을 넘어버렸으니까.


 사실 어스1에서는 '땅을 산다'는 행위 자체가 어차피 내 인생에서는 인연이 없던 일이었던지라 별로 관심을 갖지 못했지만, 가상 지구에서라도 내가 땅을 소유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처음에는 마냥 신이 났던 것 같다. 그렇게 지인이 알려준 링크로 처음 어스2 계정을 만들고, 크레딧을 충전한 뒤 가장 먼저 산 것은 대한민국에 있는 내 집 땅이었다. (가상 지구에서조차 얼떨결에 내 집 마련?)

 

 보니까 어스2를 막 시작한 유저들의 행동 패턴이 으레 그런 것 같았다. '뭐지, 이 신세계는?'하고 가입해서 가장 먼저 찾아보고 구매하는  타일이 자기 집, 회사, 학교, 고향 등.. 주로 자기 생활 반경이라는 것이다. 그다음에는 본인이 다녀왔던 여행지나 추억이 담긴 장소의 타일을 구매하고, 의미부여가 되는 땅을 소소하게 구매하고, 대리 여행 가는 기분으로 구매하고.


 나 또한 전형적인 어스2 초보 유저의 루트를 착실히 밟았다. 우리 집을 산 다음에는 일단 독도를 사러 갔다. 왠지 다른 나라 사람들한테 뺏기면 안 될 것 같은 묘한 의무감에 가서 타일을 샀는데...... 아뿔싸. 알고 보니 독도가 아니라 독도 박물관 땅을 산 것이 아닌가? (어쩐지 타일 널널하더라 ㅠㅠ) 살면서 독도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탓에 독도박물관이 독도가 아닌 울릉도에 있다는 사실을 몰랐던 것이다. 뭐 그래도 어쨌든 어스2 덕분에 어스1에 대한 지식도 이렇게 얻게 된 것이니 결과적으로는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결국 진짜 독도 타일도 사긴 했다.)


 그다음에는 북한 땅을 사러 갔다. 이 게임을 소개해 준 지인이 북한 땅이 아직 싸고, 자원이 많아서 좋다는 것이다. 정말 가보니 북한과 대한민국 땅값 시세가 거의 10배 차이가 나더라. 가상 지구에선 통일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평양도 줍줍하고, 인삼이 나는 개성도 줍줍했다. 가상 지구에서나마 한번 가보려고 백두산에 가봤는데, 백두산 천지에 태극기를 동원한 혼신의 픽셀 아트로 '독도 한국땅'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도 뭔가 참여하고 싶어서 작은 자리에 꼽사리 껴서 들어갔다.


어스2 백두산 천지 풍경.jpg


이렇게 시공간의 제약 없이 어스2의 공간을 떠돌며 이리저리 구경 다니다 보면 각자 나름의 방식으로 어스2에서의 생활을 즐기고 있는 유저들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한번은 어스2에 대한 자료를 찾아보다가, 어떤 유저가 LH가 불법 투기한 땅에 가서 타일을 죄다 사들였다고 써놓은 블로그 글을 보았다. 비록 부조리한 현실이 난무한 어스1에서는 LH직원들이 노른자위 땅을 꿀꺽했을지언정, 가상 지구에서만큼은 그러지 못하게 제지하겠다는 메타버스 홍길동의 강력한 정의 구현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어스1에서 불가능한 일들이 어스2에서는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겠지만.


 그래서인지 가끔씩은 이런 재미있는 풍경도 종종 보게 된다.



 합정동에 'FLEX'라는 글자를 새겨 플렉스 정신을 널리 전파하고자 한 합정 플렉스님이라던지..




 김포공항에 테슬라를 새겨두신 이 분, 일명 '김공 테슬라'님은 픽셀 아트에 특히 일가견이 있으신 듯하다. 대체 이 분이 테슬라랑 무슨 관계인 건지 궁금해서 들어가 보니 다른 나라에도 테슬라 이니셜 새겨놓으셨더라.


테슬라 진성 주주이심이 틀림없다. (평단 얼마신지...)


 근데 저 Sharjah라는 땅은 오늘 보니 누군가 그가 힘들게 한땀한땀 새겨둔 TESLA 이니셜을 TESCA로 바꿔놨다. (방해공작 ㅋㅋㅋ)


세계 어딜 가나 이런 사람들은 꼭 한 명씩은 있는 것 같다. 설령 그것이 가상 세계라 하더라도!



 뭐 오다가다 재밌게 보고 있고, 실제로 참여도 하긴 했지만 굳이 이렇게 땅에 여럿이 힘을 합쳐 글씨를 새기고 영역표시를 하는 행위에 꼭 이렇게까지 집착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이 행위에 대체 어떤 의미가 있는 것일까?


 그러면서도 나도 위에 '독도 한국땅' 외에 다른 레터링 픽셀 아트에도 살짝 참여하긴 했다. 어스2 관련해서 정보를 얻으려고 검색하다 우연히 알게 된 동문이 아직 땅값이 저렴한 시리아 쪽에 우리 대학 약자를 새기려고 하는 프로젝트를 발견하고 몰래 참여한 것이다.


수줍은 태극기 2개. 내 스케일에 맞는 작고 귀여움.


 직간접적으로 이렇게 글씨 새기는데 동참하고 나니, 어쩌면 고대의 신비, 나스카 라인을 새겼던 외계인들도 어쩌면 이런 기분으로 글씨를 썼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진짜 별 뜻 없고 그저 김공 테슬라 님의 TESLA 같은 작품이었을지도...진짜 아무 뜻도 없었을지도...

 

 이런 의미부여형(?) 소비를 한바탕 끝내고 나니 이젠 오롯이 날 위한 소비가 남았다. 이어서 예전에 좋았던 여행지, 평소 가보고 싶었으나 가지 못했던 여행지들도 속속 사들였다. 인도 여행의 추억이 담겨 있던 아람볼 해변의 오션뷰 타일이랑, 계단에 그려진 그림이 아름다워 한 조각 떼어 가고 싶었던 갠지스 강가의 가트 한 자리를 샀다. 가상 지구에서도 동물들이 환경 파괴로 고통을 받을까? 동물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는 마음을 담아 케냐 국립공원이랑 남극 땅도 구매했다. 세계에서 가장 높다는 에버레스트 산. 왠지 못 가볼 거 같으니 구매했다. 마찬가지로 왠지 이제 신혼여행으로는 못 가볼 것 같아서 인생 버킷리스트에서 슬쩍 지운 크로아티아와 이탈리아의 카프리 섬도 가상 지구에서나 구매해 보았다. (가상 지구의 나는 가능한 한 일찍 결혼하길 바란다.) 페이즈 2에서는 소유한 토지에서 자원 발굴 및 개발이 가능하다길래 아랍 에미레이트 타일도 좀 샀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애초에 큰돈 부어놓고... 너무 알아보지 않고 막 산 경향이 없지 않다. 너무 막 사다 보니 극초반에 클래스1이 욕심나서 마켓 플레이스에서 시세보다 비싸게 주고 산 땅은 아직도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 가상 부동산에서도 마이너스의 손은 존재한다..)


 사실 나는 아직 초보고.. 찾아봐도 잘 모르겠어서 이렇게 그냥 내가 하고 싶은 대로 막 사고 있는 거긴 한데, 이것도 정말 마음먹고 제대로 하려면 할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한 것 같다. 어스2는 아직 첫 번째 단계, 즉 가상의 토지를 타일 단위로 거래만 하는 단계에 머물러 있어 현재 시점에도 랜드마크가 건설되어 있거나 사람들이 많이 몰릴 만한 곳에 투자자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 그렇지만, 페이즈 2가 되면 기존의 어스1으로부터 따온 모든 인공건축물들은 사라져버린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제대로 플레이하는 사람들은 추후 개발에 유리하도록 광물 지도를 같이 띄워놓고 하나하나 비교하며 광물이 나오는 땅을 매수하기도 한다. (단, 어스1에서 중요한 자원이 어스2에서도 중요한 자원이라는 보장은 없다. + 어스1과 같은 장소에서 광물 등 자원이 생산된다는 보장도 아직은 없다.) 신규 타일이 열리기를 기다렸다가 클래스 1 타일을 광클로 매수하거나, 아직 개별 단가가 저렴한 클래스 1의 땅을 매집한다거나... 하는 등등.. 생각보다 진심으로, 전략적으로 투자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그 중에서 메가시티 프로젝트들을 보면 마치 한 나라의 건국 과정을 보는 것 같다. 메가시티 프로젝트는 기왕 타일을 구매할 거, 사람들을 모아 특정 지역에 모여 타일을 공동구매하고 추후 개발 계획을 세우는 것이다.




 마치 실제로 부지를 선정하고 신도시 개발하는 것처럼,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유저들은 본인들이 추구하는 메가시티의 컨셉과 성장 비전을 담은 홈페이지를 제작하고, 어스2 내에서 부지런히 광고도 돌리며 유저들을 모은다. 무척 조직적인 그 움직임을 보면, 추후 어스2가 점점 진화하여 단계가 발전할 수록, 이와 같은 메가시티들 위주로 개발되고 그들에게 유리하게 흐름이 돌아갈 것이 충분히 예상된다.


 그래서 나도 메가시티 프로젝트를 알아보고 몇 군데에 참여하긴 했다. 그 중 가장 기대하는 곳은 바로 영화 <블랙 팬서>와 어벤저스 시리즈에 나와 유명해진 '와칸다 메가시티 프로젝트'이다.


와칸다 포레버! (출처 : https://www.earth2wakanda.com/)



 에티오피아의 땅을 공동구매하여 영화 속에 나오는 와칸다를 실제로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때 와칸다 여권을 사고자 고려했던 마블 덕후로서 와칸다 프로젝트만은 놓칠 수 없겠더라. 풀매수하고 싶었지만 이미 내가 알았을 땐 너무 늦어서.. 최대한 붙어 있는 땅으로 작고 귀엽게 타일을 매수해 두었다.



이 와칸다의 모습을 어스2에서는 실제로 구현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외 한국인들이 세계 곳곳에 뭉쳐서 만들고 있는 단군시티 근처 타일도 매수해 두었다. (부디 한국인들이 모여 진행하는 이 메가시티 프로젝트도 성공하길 바란다.)


 또 재미있는 컨셉의 메가시티 근처 타일을 하나 매수해 두기도 했다. 사실, 땅이 아니라 바다 한복판을 샀다. 뭐든지 가능한 가상 지구에서 해저도시 하나쯤은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어스2 최초의 수중 해양 도시 프로젝트라는 Submarine city 근처 타일들을 작고 귀엽게 매수해 두었다.


이 무슨 픽셀아트 장인...ㅎㄷㄷ


 어쩌면, 미래의 나는 실제로 해저도시에 가보지 못하고 눈을 감을 수도 있지만, 그전에 가상 지구에 건설된 해저 도시에서 내 땅에 상가 지어서 월세 받아서 먹고살고, 가끔 VR 머신을 끼고 가상으로나마 놀러 가 볼 수는 있을지 않을까?


 이렇듯 가상 지구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사람들이 몰입하고, 플래그를 꼽고, 정복하는 과정은 마치 과거 <포켓몬 Go>의 전신으로 구글에서 개발했던 증강현실 게임 Ingress를 떠올리게끔 하기도 한다. Ingress는 포켓몬이라는 막강한 캐릭터를 업고서야 비로소 대중화될 수 있었지만, 그 이상 유니버스가 확장되지 못한 채 그저 게임에서 그쳐버렸다. 그러나 어스2의 미래는 과연 어떻게 될까?


 현재는 아직 서비스 런칭 극초기 단계라 세계관이 첫 단계인 페이즈 1에 머물러 있지만, 곧 페이즈 2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자원을 채굴하고, 유저들이 연합하여 특정 지역을 현실 세계와는 다른 모습으로 발전시키고 개발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린다. 페이즈 3이 되면 가상현실/증강현실과 결합하여 어스2라는 세계관이 정신적, 물리적으로 우리 실제의 삶 속으로 들어올 수도 있다. 게다가 그때 쯤이면 최근 핫한 가상 화폐와 연동되어 현재보다 수익성이 극대화될 수도 있고. 차곡차곡 발전해 나갈 어스2의 가능성을 생각해 보면, 그때쯤이면 분명 지금의 나는 상상할 수 없는 뭔가 거대한 일들이 벌어질 것만 같다.





 특정한 땅에 방문하는 사람들을 위한 광고가 게재될 수도 있고, 현실세계에선 불가능한 텔레포트 개념이 생성될 수도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가기 어려운 곳 (ex. 북한, 그린란드 등..)은 오히려 가상 지구에서 방문자가 많을 수도 있다고.


 종국에는 마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오아시스'처럼, 또 다른 세계가 생겨나지 않을까. 내가 죽기 전까지 그 모습을 볼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그 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세차게 뛰는 것 같기도 하고!


현실이 시궁창이어도, 어스2에서는 한 번 기깔나게 살아볼 수 있겠지?






 얼마 전 지인들과 약속이 있어 삼송 스타필드에 갔다. 그런데 다들 모이는데 시간이 걸려 약속 시간까지 시간이 좀 붕 떴다. 지인들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문득 쇼윈도에 이끌려 자라 매장으로 들어갈 뻔했던 순간, 갑자기 머릿속에 퍼뜩 떠오르는 게 있었다.



'아, 나 땅 샀지!'



  그러니 매장 앞에서 바로 발걸음이 돌려지더라. 100만 원어치 땅을 지른 게 생각나니 더 이상 쓸 돈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그래도..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치지, 내가 옷가게를 그냥 지나치다니! 정말 욕망만이 인간을 움직이는 유일한 열쇠인 것인가?


 그때였다. 자라 매장 앞에서 단호하게 돌아선 내 눈에, 환한 조명 아래 디스플레이된 짐볼이 눈에 띈 것은.


뭐지 이 묘한 기시감은...?


 나는 그 자리에 멈춰서 버리고 말았다. 어스2에 너무 과몰입해서 그런지 이것조차 어스2 심볼로 보인 것이다. 자라를 포기하고 뒤돌아섰더니 내 눈 앞에 어스2가 나타난 것이다.


 아마도 곧 다가올 이번 내 생일 선물로도, 나는 나 자신에게 현물이 아닌 어스2의 땅을 셀프 선물할 것 같다.


 비록 내가 살면서 어스1, 즉 현실 세계에서 건물주가 될 가능성은 0에 수렴하지만, 가상 세계의 나는 되어줄 수 있지 않으려나? 그러니 다음 생... 아니 이번 생에 건물주가 되는 법은 현재로서는 어스2가 유일할지도 모른다.


 잘못되면 뭐 100만 원 날리는 거겠지만... 그래도 오큘러스 창립자가 자문을 한다니까... 나중에 구글이나 페이스북이 사주지 않을까? 오늘도 나는 이렇게 대부호의 꿈을 꾼다. 현실에선 불가능하다면, 가상의 지구에서라도...



사실 이거 한 일주일..? 해보고 나서 급 메타버스 뽕차서 쓰는 거 맞음. 메타버스가 미래다!



+


그래서 제 레퍼럴 코드는요...


FX8W2UQVO8


*Earth2의 신규 타일을 매수할 때 위 리퍼럴 코드를 넣은 후 Apply 하면 토지 타일 구매 대금의 5%씩 서로 적립됩니다. 혹시 이 글을 재미있게 읽고 어스2를 시작하셨다면 레퍼럴 코드 한번 넣어주시면 어떨까요. 우리 가상세계에서 너도나도 떼부자 되어봐요!


http://earth2.io/

나의 가상지구를 지켜줘.jpg

인스타그램 : @100.fire.gi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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