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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리나 Oct 25. 2019

옷장 파먹기의 즐거움

미니멀리스트까진 아니지만



 계절이 바뀔 때쯤, 한 번씩 날을 잡아 싹 옷장 갈이를 한다.


 지난 시즌 동안 옷장에 수납되지 못한 채 박스에 싸여 있던 나의 S/S 컬렉션과 F/W 컬렉션이 먼지 속에서 교차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징글징글하다..’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이렇게 옷이 많았나? 하는 실감. 박스를 열어도 열어도 계속 튀어나오는 옷의 양에 압도당해 버리고 마는 것이다.


 여태까지 입었던 옷도 상자에 넣기 전에 빨아줘야 하고, 상자의 퀴퀴한 냄새가 묻어 있는 앞으로 입을 옷들은 한 번씩 개시 전에 빨아줘야 하기에. 세탁기에 가득 넣고 두 번, 세 번 정도 돌리고 말리기까지 하려면 적어도 이틀은 걸리는 것 같다. 이렇게 대규모의 작업(?)을 하는 동안, 뜻밖의 발견을 하기도 한다.


 이번 시즌 내내 서랍장에는 있었지만, 손이 안 닿는 가장 깊숙한 위치에 처박혀 있던 탓에 단 한 번도 나의 선택을 받지 못한 채 그대로 상자로 직행하는 옷들이나, 서랍 속에서 문득 다소 충격적(?)인 비주얼을 자랑하며 튀어나와, 나로 하여금 “나한테 이런 옷이 있었나?”, “내가 이런 걸 왜 샀지?” 하는 생각이 들게 할 정도로 특이한 옷들을 발견해 버리거나.


 그런 순간마다 나는 당혹스러운 한편,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들었다. 대상이 명확하지는 않았지만, 한 시즌 내내 한 번도 입지 않은 옷을, 또 다음 시즌에 입겠다고 상자에 넣어놓는 것은 왠지 옳지 못한 일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한 번도 입지 않을 난감하면서도 유행을 타는 옷을 구매한, ‘현명하지 않은 소비’를 한 과거의 나 자신을 잠시 책망하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날 우연히, 일본의 정리 전문가로 유명한 곤도 마리에의 <인생이 빛나는 정리의 마법>이라는 책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그 책에서 서랍장에 옷을 넣을 때에는 ‘모든 옷이 잘 보이도록’ 세로로 세워 넣어야 한다고 하며 이렇게 말했다.



 “서랍장에 옷을 가로로 층층이 쌓아 넣으면, 위에 있는 옷에만 손이 가게 되고 자주 입게 되어요. 그때 서랍장 제일 아랫부분에서 눈에 띄지 못한 채 오래 방치된 옷들에는 어두운 기운이 깃들어요. 옷들도 바깥 구경을 하고 싶은데, 쓰이지 못해서 슬픈 것이죠.”



 그러고 보니, 매번 내 입장에서만 생각했었지 한 번도 옷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나에게 선택받아 내 집의 옷장에 들어온 옷들에게 있어서, 그나마 제일 뿌듯한 순간은 내 몸에 걸쳐져 밖에 나갔다 오는 순간일 텐데.(그러다 가끔씩은 주인의 지인들이 “어머, 예쁘다! 이 옷 어디서 샀어?”하고 건네는 칭찬에 더 으쓱할 수도 있을 것이고.)


 매일 아침, 어떤 옷을 입을지 옷장 앞에서 고민하는 찰나의 시간. 그들은 모두 나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오늘의 출동 멤버’를 기다리는 꾸러기 수비대의 주인공들처럼 말이다.



 이렇게 옷의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제일 슬픈 것은 제대로 쓰이지 못하는 상황이 아닐까. 그렇다면 한 계절 내내 선택받지 못한 채 서랍장 제일 아래에 깔려 있다가, 이제서야 그 존재를 드러낸 이 티셔츠는 무척 슬프지 않을까. “맘에 든다고 온갖 호들갑을 떨며 애지중지 모셔와 옷장에 넣을 때는 언제고!” 하는.. 마치 변심한 애인에게나 가질 법한 원망과 애증의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이 거기에 미치자, 왠지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어떤 존재로부터도 결코 미움받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게 항상 내 방 한편을 차지하고 있는 옷더미들이라면 더더욱!



 그렇게, 나의 ‘옷장 파먹기’가 시작되었다.






 일단 내 옷장 파먹기에 있어 가장 근간이 되는 기본적인 룰은, ‘옷장에 있는 옷을 한 시즌 내 전부 한 번씩은 입어보기’였다. 내가 보관하고 있는 옷들 중에서는 한 시즌뿐 아니라 2,3년이 지나도록 한 번도 꺼내 입지 않은 옷들도 여러 벌 있었다. 그러니 여태까지 그냥 관성적으로 그 옷들을 다시 서랍장에 넣었다가 보관 상자에 넣는 일을 반복했다면, 이제부터는 그 옷들을 상자에 다시 넣기 전에 잠시 멈추어 생각을 해보겠다는 것이었다. ‘지난 3년간 한 번도 꺼내 입지 않은 옷을, 내년에는 입을까?’, ‘예전에 즐겨 입었던 옷인데 최근 몇 년간 입지 않은 이유는 뭘까? 유행에 뒤처져서? 내 취향이 변해서? 다른 옷이랑 매치하기가 어색해서?’ 등등을 생각해보고, 해당 아이템의 효용가치를 좀 더 냉정하게 따져보겠다는 것.


 그렇게 다음과 같은 원칙이 세워졌다.


나의 옷장 파먹기 원칙

1. 옷장에 있는 옷은 한 시즌 내 전부 최소 1회 착용한다.

2. 위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옷은 공간은 차지하지만 결국 입지 않을 옷으로 간주하고, 나눔 하거나 기부한다. (단, 상태가 좋지 못한 옷은 폐기한다.)


 이 원칙에 의거, 이번 늦봄 무렵부터 옷장 파먹기를 실천하기 시작했다. 늘 습관적으로 손에 가는, 서랍장 맨 위쪽에 놓인 옷 말고도 다른 옷장에 방치되어 있던 봄/여름옷을 다 한 번씩 입어보고자 했다. 처음엔 막연히 쉬울 거라고 생각했던 그 도전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 만만찮은 본색(?)을 드러냈다.


 알고 보니, 내 옷장에는 우주의 행성만큼이나 많은 옷들이 들어차 있었다. 재미있는 점은, 옷장 파먹기를 시작하기 전의 나는 항상 옷장을 들여다보며 ‘입을 게 없다’고 생각했다는 점이다.


옷이 이렇게나 많은데 왜 당장 내일 입을 옷은 없을까?


 식상한 표현이지만, 파먹기 위해 들여다본 내 옷장은 때로는 보물창고 같기도 했고, 때로는 고물상 같기도 했다. ‘나한테 이런 옷이 있었나?’하는 발견의 창구이기도 했고. 옷장 깊은 곳에서 예전에 좋아했었던 옷들을 다시 발견했을 땐 무척 반갑기도 했다. 잊고 지냈던 것이 미안할 정도로. 그렇지만 때로는 어떤 옷들을 발견하고서는, 할 수만 있다면, 과거의 나 자신에게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옷을 산 건지 묻고 싶었고, 가끔씩은 ‘정말 이게 나한테 어울릴 거라고 생각했니?’ 라며 팩폭을 날리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물욕으로 똘똘 뭉쳐 이뤄진 인간인 나로서는, 옷장 속이 모든 옷들이 너무너무 소중했다. (비록 평소에는 거들떠보지도 않은 옷들의 비중이 한 60%는 되는 것 같았지만.) 그렇기에 가능한 한 그들이 방출되지 않도록, ‘무슨 일이 있어도 이 옷들을 한 번씩은 꼭 입어야 해!’라는 생존 미션을 반드시 수행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에 매일매일 본의 아닌 도전(?)이 시작되었다. 매일매일 다른 옷을 입지 않으면, 채 한 번도 입지 못한 채 나눔행으로 직행할 옷들이 많아져 버리기에. 그렇게, 옷장을 들여다보며 '내일 뭐 입지'를 치열하게 고민하는 삶이 시작된 것이다.


내일 뭐 입지...?


 옷장 파먹기를 시작한 지 몇 주 만에 어느 정도 구체적인 실행 루틴이 생겼다. 일단, 그동안 잘 손이 가지 않았던 옷 중에서, 버리기는 아까운 옷을 하나 고른다. 패턴이 화려한 블라우스라던지, 하체에 붙는 라인이 부담스럽거나 짧은 길이가 어색해서 잘 입지 않았던 치마라던지. 그리고 그 아이템에 어울릴 만한 다른 아이템을 옷장에서 최대한 생각해 미리 매치해 본다. 그러다 보면 그 ‘문제의’ 특정 아이템에 대해 '이 옷은 이렇게 한 번 입어봐야지. 다른 방법은 없을까? 근데 이번 시즌에 두 번은 못 입을 것 같아.'라는 식으로 얼추 해당 옷에 대한 효용이 정리가 된다.


 사실 이 과정에서 발견하는 어떤 옷들은 무척 황당해서, 때로는 이 과정에서 예능 프로그램의 벌칙 게임을 수행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한다. 주로 가장 많은 유형은 도저히 무엇과 매치를 해야 할지 알 수 없, 내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다른 옷들과 매치가 힘든 옷들이다. 옷장 파먹기를 하며 그런 케이스를 많이 접하다 보니, 자연스레 나 자신의 무분별한 소비 습관에 대해서도 한 번쯤 더 돌아보게 되곤 한다. ‘그때 매장에서 입고 거울에 비춰 볼 땐 정말 예뻐 보였는데 막상 매치할 데가 별로 없구나’라던가, ‘당시에는 엄청 유행했던 디자인인데 지금 다시 입으려고 보니까 무지 촌스럽다’라던가.


 그렇지만, 그런 만큼 그런 옷들을 끝끝내 입어내는 데 성공했을 때 느끼는 성취감이 대단했다. ‘이거 정말 괜찮을까?’하고 고심 끝에 입고 간 옷에 대해 사람들로부터 잘 어울린다는 코멘트를 듣기라도 한 날에는, 새 옷을 입은 날 들었던 칭찬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뿌듯한 마음이 들었다.


 “이거, 옷장에 쭉 있던 거예요!”


 이 한 마디를 하면서 뿌듯한 미소를 지어 보이면, 내내 옷장에서 방치되어 있던 옷도 좀 더 자신감을 갖고 기뻐할 것 같았다. 내가 너의 가치를 몰라줘서 미안하다고, 너는 이렇게 예쁜 옷이었는데. 미안하면서도 뿌듯한 마음이었다.


 안 입던 옷을 매일매일 한 벌씩 억지로 꺼내 입는다. 입 밖에 내지 않으면 아무도 모를, 나 혼자서 매일매일 열심히 실천 중인 이 작고 은밀한 미션 하나가 내 삶의 모든 순간에 소소하게 활력을 불어넣어주는 것 같았다.






 ‘옷장 파먹기’를 통해 내 의류 소비 습관을 자연스레 돌아보게 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옷장 파먹기’ 기간 동안 새 옷을 한 벌도 사지 않은 것은 아니다. 사실, 평소에 옷 사는 것을 너무 좋아하기 때문에, ‘옷을 더 이상 늘리면 안 된다’는 원칙을 나 자신에게 추가로 적용하진 않았다. 뭐든지 너무 극단적이면 시작조차 할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지라, 옷장 파먹기를 하겠다고 해서 당장 미니멀리스트가 되거나 노 쇼핑 운동에 동참할 순 없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내 ‘옷장 파먹기’는 정말로, 지극히 최소한의 물품만 가지고 살아가며 버리고 비움을 장려하는 대세인 ‘미니멀리즘’의 일환이 아니기 때문이다. 옷장 파먹기를 통해 찾게 된 소비자로서의 나 자신의 정체성은, 맥시멀리스트는 아니지만, 미니멀리스트까진 아닌 그 중간의 어딘가에 애매하게 걸쳐 있었다. 현재 가지고 있는 물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활용할 수 없는 물건은 소유하지 않으며, 불필요한 물건을 늘리지 않는 정도. 굳이 단어로 표현하자면 ‘미니멈리스트’라고 불러야 하지 않을까?


옷 대신 옷걸이 제한을!


 소비를 제한하지 않는 대신, 나는 옷걸이 수를 고정하고 더 늘리지 않는 방식을 택했다. 한 번 날을 잡아, 가구 브랜드 아울렛 매장에 가서 세일 중인 나무 옷걸이 120개를 샀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들쭉날쭉한 옷걸이들-세탁소에서 준 들쭉날쭉한 옷걸이, 어릴 때부터 쓰던 다 늘어난 옷걸이, 코트용 두꺼운 옷걸이 등-을 다 정리하고 오직 새로 산 120개의 옷걸이로 옷걸이를 ‘통일’했다. 오로지 이 120개의 옷걸이에만 셔츠/블라우스/원피스/아우터(코트, 패딩 등)를 쭉 걸어두고, 더 이상 옷걸이를 늘리지 않기로 했다. 때문에, 새 옷을 사면 하나의 옷을 버리는 방식으로 나름대로 현재의 옷장이 터져나가지 않도록 리미트를 걸 수 있었다.




그리고, ‘옷장 파먹기’가 내게 준 것들



 옷장 파먹기라고는 하지만, 사실 처음 시작할 때 엄청 거창한 뜻(?)을 가지고 시작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조금은 내 일상과 정체된 패션에 조금의 양념을 칠 수 있는 소소한 이벤트나 게임 정도로 여기는 가벼운 마음으로, 너무 엄격하지 않게 진행했다.  그렇지만 막상 하다 보니 정말 생활에 많은 활력이 된다. 미션을 수행하듯 하다 보니 실제로도 조금 더 슬림(?)해진 옷장은 덤이다. (실제로 이번 S/S 옷장 파먹기를 하면서 의류 장기보관 박스를 두 개나 줄였다!)


 그러면서 의도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새 새 옷을 사는 데 있어서도 이전보다 조금 더 신중해지게 되었다. 길을 걷다가 쇼윈도 등에서 우연히 예쁜 옷을 발견했을 때, 예전 같았으면 그냥 들어가서 입어보기도 하고 더러는 한 두벌  사기도 했을 텐데, 지금은 언제나 현재 진행 중인 ‘옷장 파먹기’에 대하여 생각을 한 번씩은 더 해보게 된다. ‘내가 이걸 사서 입으면 옷장 안에 있는 옷을 파먹을 기회가 한 번 줄어들 텐데, 이 옷에 그 정도의 가치가 있을까?’ 하는 고민부터, ‘예전에도 이렇게 혹해서 산 비슷한 디자인의 옷이 있었는데, 결국 집에 들고 가서 봤더니 다른 옷과 매치하기 애매해서 이번 옷장 파먹기 할 때 엄청 애를 먹었었잖아!’ 하는 생생한 경험들이 나에게 단순히 ‘돈을 낭비하면 안 된다’는 명료한 사실 이상의 설득력과 무게감으로 브레이크를 딱! 걸어주는 것이다.


 그런데 참 이상하게도, ‘돈을 아껴야 해서’ 사면 안된다고 생각하고 구매 욕구를 누르려 했을 때는 한없이 끓어오르던 구매 욕구가, 옷장 파먹기에 대한 나의 실제 경험에서 비롯된 고충을 떠올리는 순간에는 잠잠해졌다. (역시 사람은 고생을 해봐야 아는 것인가?) 마치 이솝 우화의 ‘태양과 북풍’ 이야기처럼, 같은 상황인데도 나의 경험과 생각에 따라 체감하는 ‘고통’이 덜한 것이다. 예전보다 한결 즐겁고 기꺼운 마음으로 불필요한 소비를 줄일 수 있게 된 것이다.



 무엇보다 가장 좋은 점은, 옷장 파먹기를 하며 경험했던 나의 성취감과 옷장 파먹기에서 시작된 미니멈리즘(?)이 결코 옷장에서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것은 차츰 내 생활의 전반으로 조금씩 흡수되고 그 영역을 넓혀 갔다. 신발장에 있던 2,3년째 신지 않고 묵혀둔 신발들. 선반에 오래도록 놓여있었지만 막상 먹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았던 선물 받은 간식들. ‘언젠가 먹을 것 같아서’ 냉동실에 처박아 두었던 수많은 냉동식품들, 책장에 꽂힌 채로 먼지만 소복이 쌓여가는 책들, 자주 하지 않는 주얼리들... 나는 앞선 옷장 파먹기의 경험을 되살려, ‘실제 사용하지 않을 것이지만 갖고 있는 물건’에 대한 냉정한 판단력으로 그것들을 어렵지 않게 버릴 수 있었다. 자취 생활 10여 년 만에 비로소 ‘물건 호더’에서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번 F/W 시즌에도, 그리고 아마 이후로도, 나의 옷장 파먹기는 쭉 계속될 예정이다. 일상에 소소한 성취감과 활력을 주는 이벤트로서도 매우 유용할뿐더러, 무엇보다 미니멀리스트까진 아니지만, 최소한의 소비를 추구하며 낭비를 줄여나가는 ‘미니멈리스트’라면 한 번 해 볼만 한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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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혹시라도 이 글을 읽고 누군가가 미니멈리스트식의 부담 없는 옷장 파먹기의 즐거움을 함께 누려준다면 기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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