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 그까이꺼 없어도.
여느 때처럼 주차하고 차에서 내리다, 간 밤에 내린 비로 인해 운전석 밑쪽에 고여 있던 물 웅덩이를 피해 점프한 순간이었다. 순간적으로 나를 싸하게 한 그 소리는 풍덩, 같기도 하고 첨벙, 같기도 했다. 어찌 됐든 불길한 소리라고 생각하며, 뒤를 돌아본 순간.
가장 처음 눈에 들어온 건 물 웅덩이 위에 엎어진 채로 둥둥 떠 있는 폰 케이스였다. 그것도 굉장히 익숙한. 내 것이었다. 황급히 건져 올려 물기를 털어내고 옷에 비벼 닦아냈지만, '아, 끝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블랙베리는 생활 방수가 되지 않는 모델이다.)
사실 예전에 다른 스마트폰을 쓸 때도 종종 스마트폰에 물을 쏟거나 흘려서 황급히 털어낸 적은 있다. 그렇지만 이렇게.. '침수'라고 할 만한 사건이 내 폰에 일어난 것은.. 스마트폰을 쓴 이래로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었던 것 같다. 나는 정말 꽤나 충격을 받았다.
딱히 전원이 꺼지거나 했던 건 아니어서 그냥 비행기 모드로 해 두고 말리려 했는데, 누군가가 전원을 꺼야 한다고 해서 전원을 끄고.. 그때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며 심폐소생술에 들어갔던 것 같다. 어차피 해외직구 폰인지라 공식 A/S 센터가 없어 딱히 찾아갈 수 있는 곳도 없었다. (해외직구 폰을 살 당시에는, 'A/S 받을 정도면 폰을 바꾸겠지. 여태까지 A/S 받아본 적도 별로 없는데, 뭐.' 하고 안일하게 생각했던 과거의 나.. 반성했으면...) 그래서 민간요법으로 습기를 완전히 다 제거해보기로 하고, 실리카겔로 스마트폰을 둘둘 말아 코타츠 밑에 넣어두었다.
얼추 내가 할 수 있는 조치를 다 취하고 나니, 그제야 당장 내 손에 핸드폰이 없다는 실감이 났다. 덜컥 겁이 났다. '와, 나 완전 스마트폰 중독 수준인데. 3일 동안 어떻게 버티지?' 하는 생각에 덜컥 겁이 나 버렸달까.
일전에 남기자의 체헐리즘이라는 기획 기사를 통해 핸드폰이 없는 삶을 간접 경험해 본 적이 있었다. (참고 : 스마트폰에서 눈을 떼 봤다 [남기자의 체헐리즘])그때 당시에도 보면서 꽤 답답할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게 내 일이 된 것이다. 핸드폰이 나 자신의 일부처럼 느껴질 정도로 너무 내 삶 깊숙이 녹아들어 있어서, 이건 정말 힘들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일이니까 그냥 존버 해볼까 하다가도 덜컥 두려움이 엄습했다. 직장 동료는 3일이나 휴대폰 없이 지내기엔 답답할 테니 임시로 공기계에 유심이라도 끼워서 쓰라고 했지만.... 유심은 유심有心인 것일까, 이게 뭐라고 마치 내 블랙베리의 심장(...)처럼 느껴져서 임시라도 다른 기기에 꽂아서 쓰고 싶지 않더란 말이다. (나란 인간은... 때로 이렇게 이상한 감상주의에 젖을 때가 있다.)
결국, 나는 '없이' 살아보기로 결심했다. 스마트폰 네비 까짓 거 안 봐도 되고.
그렇게 폰 없이 지낸 지 어느덧 48시간째. '체험'이라기엔 거창하지만 그동안 워낙 폰 중독 수준으로 붙잡고 살아서였을까.. 그 시간 동안 나름 느낀 바(?)가 있어 여기에 한 번 적어보려 한다.
1. 인간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나는 회사 컴퓨터에만 PC 카톡이 깔려 있다. (집에 있는 노트북에는 귀찮아서 깔지 않았다.) 그런 주제에, 페이스북 메시지 의존도도 낮은 편이다. 때문에, 폰을 끈 상태에서라면 퇴근한 이후로는 그 누구와도 연락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일단 휴대폰을 끄고 선풍기 앞에 자연바람으로 말리는 응급조치(?)를 취한 채로, 나는 PC 카톡 연락처를 열어 최근 대화 목록을 쭉 훑어봤다. 최근 누가 나에게 용건이 있으며, 스케줄 문제는 없는지. 내가 지금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을 누구에게 알려 두어야 할지, 약속이 있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공교롭게도, 핸드폰을 흙탕물에 빠트린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저녁에 약속이 있었다. 메시지로 내 사정을 설명하고, "저녁 6시에 OO에서 만나요, 일단 계시면 제가 찾아갈게요"라고 당부해야 했다. 근데 이건 마치 예전에 휴대폰이라는 게 없던 어린 시절 친구와 약속 잡던 그때의 그 기분이 아닌가?
2. (당연하게도) 집중력이 무척 좋아진다.
스마트폰이 인류에게 준 가치는 '연결', 즉 네트워킹이라고 생각한다. 이 매체 하나만 있으면 지구 상의 어느 누구와도 연결될 수 있지 않은가. 나는 이전까지 수많은 채팅방에서 많은 사람들과 다양한 화제와 관심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재미있는 유희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그 많은 채팅방들에서 나의 주의력과 집중력을 일정 부분 뺏어가고 있었던 것 같다.
일단, 핸드폰이 없다 보니 아예 이런저런 잡담을 안 하게 되더라. 위에서 언급한 채팅방들도 그렇다. 사실 생각해보면 나를 제외하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꼭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니었는데. 오히려 그것들을 보면서 하나라도 정보를 놓칠까 아등바등했던 나 자신이 조금 우습게 느껴질 정도로, 그 채팅방에 참여하지 못하는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더라. 어찌 보면 몰라도 되는 일들을 가지고 나 혼자 공연히 스트레스를 받았던 것 같기도 하고.
3. 미뤄왔던 일들을 하게 된다.
의외로 성실해진다고나 할까, 자발적으로 그동안 미뤄왔던 일들을 이것저것 하게 된다. 한동안 운동하랴, 놀랴, 덕질하랴.. 의도치 않게 외면해왔던 것들에 직면할 시간이 주어진다고나 할까. 작게는 화분에 물 주기, 물청소 등 미뤄왔던 소소한 집안일은 물론이고, 그동안 꾸역꾸역 사 두기만 하고 마치 읽은 것처럼 내팽개쳐두었던 책들에 손이 뻗어져 한두 장 읽게 되기도 하고, 강습을 잠시 쉬느라 먼지가 쌓여가고 있던 우쿨렐레를 괜히 한 번 조율해 보기도 했다. 평소에는 껍질을 깎고 뒤처리하는 시간이 아까워서 잘 먹지 않는 과일도 몇 개 사 먹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금 이렇게 브런치도 쓰고 있지 않는가.)
4. 소비를 하지 못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을 못 쓰게 되었을 때 가장 먼저 불편함으로 와 닿았던 것은 뱅킹, 결제 등의 핀테크를 사용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사실, 스마트폰 침수 사건 발생 직전에 동료들과 함께 먹었던 점심값을 내가 대표로 결제했는데, 그들이 카카오페이로 보내준 점심값도 아직 받지 못했다. (PC카톡으로는 카카오페이 수령이 안되더라). 모바일 앱으로 처리하던 스마트폰 뱅킹도 불가해졌고, 인터넷으로 신용카드로 무엇인가를 결제할 때도 문자로 인증번호가 날아오는데 그것을 확인할 길이 없으니 살 물건이 있어도 제 때 결제도 못했다.
때마침 통장에 잔고가 별로 없던 상황이라, 따로 분리해둔 계좌에서 돈을 입금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그렇지 못해서 본의 아니게 잠시 임시로 가지고 있던 현금 3만원만 사용하여 생활하는 짠테크(?)를 하게 되었다.
그렇지만 역으로, 그렇기 때문에 불필요한 소비를 하지 않게 된 것 같긴 하다. 기술의 편리함이 내게서 소비요정을 잠시 앗아가 버렸기에.
5. 일찍 잠들게 되었다.
몸에 배어버린 안드로이드 기본 알람이 아닌, 아이패드로 세팅한 부드러운 소리에 맞춰 일어나야 한다는 압박이 나로 하여금 일찍 잠들게 만들었다. 혹시라도 아침에 익숙하지 않은 알람 소리에 일어나지 못하고 회사에 가지 못하면 안 되지 않는가. 무엇보다, 자칫 늦잠을 자거나 출근길에 무슨 일이 생기더라도 휴대폰이 없는 이상 회사에 알릴 수단이 없으니 그야말로 무단결근 처리가 되어버릴 테니 말이다.
6. 왠지 모를 분리불안증이 사라졌다.
그동안은 가만히 있다가도, 자리를 옮기거나 할 때 문득문득 주머니나 가방 속을 뒤져 꼭 핸드폰의 소재와 변함없는 안위(?)를 확인하곤 했다. 나의 너무 많은 것들이 담겨있다 보니, 잃어버리면 큰일 난다는 생각이 너무 강해서였을까? 나는 핸드폰과 분리되는 것이 너무도 불안한 일종의 분리 불안증을 겪고 있었다. 잘 때도 머리맡에 두고 자고, 잠깐 화장실을 갈 때에도 지갑은 안 들고 가더라도 핸드폰만큼은 꼭 들고 다녔을 만큼.
지금 사용하는 스마트폰은 사용한 지 오래되어, 배터리가 조금씩 빨리 닳고 있었는데 이 상황은 가뜩이나 최근 나의 그런 분리불안증을 증폭시키고 있었다. 핸드폰은 늘 들고 다니고 있었지만 언제라도 배터리가 닳아서 0%가 되어버릴지 몰라서, 내 스마트폰이 나를 두고 혼자 전원이 꺼져버릴까 봐..(나를 이 차가운 세상에 혼자 남겨두고 의식이 없어지지 말아 줘..) 어디에 가도 잔여 배터리량이 신경 쓰였고 급기야 보조배터리를 구입하기까지 했다. 그렇다 해도 보조배터리를 깜빡하고 놓고 나온 날에는 하루 종일 스마트폰 배터리가 신경 쓰이고 불안했었는데...
아예 스마트폰이 꺼져버려서 그런지, '아예 사용할 수 없다'는 상황이 내게 준 근본적인 체념 때문인지. 폰을 집의 코타츠 밑에 넣어 따땃하게 말리는 동안 스마트폰 없이 홀몸으로 출근해야 했음에도 나는 그렇게까지 불안하지 않았다. 점심 먹으러 나갈 때나 자리로 돌아왔을 때, 화장실을 갈 때, 잠시 미팅을 갈 때 등등의 상황에서 평소처럼 '휴대폰 어디 있지?'하고 나도 모르게 불안하게 주변을 뒤지곤 했던 상황에서 '아, 나 폰 안 가져왔지, 이제 잃어버리거나 배터리 없을까 봐 일일이 안 챙겨도 되지'라는 생각을 하게 되니 이상하게 마음이 평온해졌다.
7. 기억하기 위한 노오력을 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의 전원이 꺼지고 나서야 나는 왜 이 기기가 '폰 스마트'나 '폰 컴퓨터'가 아니라 '스마트폰'으로 명명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스마트폰의 본질은 'phone(전화)'가 아니라 'smart'에 있었던 것이다.
일단 나는 스마트폰을 메모장 및 스케줄러로 주로 활용하고 있었는데, 이따금 좋은 생각이 나거나 발상이 떠오르면 에버노트를 켜서 즉각적으로 메모하고, 동기화해서 다른 태블릿 PC나 PC 등으로 보며 생각을 정리하는 편이었다. 발상이 항상 떠오르는 것도 아니고, 대부분은 멍하니 공상하다 머릿속에서 뜬금없이 떠오르는 단편적인 생각을 그때 당장 손에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 끄적이곤 했다.
스마트폰이 부활을 꾀하며 잠시 본의 아닌 휴식에 들어간 뒤로는, 머릿속에서 재잘대는 소리들을 시시각각 담고 싶은데, 스마트폰이 없으니 그게 어려웠다. 특히 나 같은 경우는 모바일로 글쓰기에 특화된 블랙베리를 이용하고 있는데, 늘 자판을 두드리다가 아이패드의 밋밋한 액정을 두드려가며 메모를 하려니 뭔가 성(?)에 차지 않더라. 운전 중이라 손을 못 쓸 때는 음성 메모를 남길 정도로 메모광이었던 나에게는 곤혹스러운 일이었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결국 손글씨 메모였다. (Back to Basic이라 해야 할지..) 작은 메모장에 손글씨로 그때 그때 생각나는 것을 기록하게 되었다. 다만 손글씨는 스마트폰처럼 생각한 즉시 즉각적으로 무엇인가를 바로바로 짧게, 단편적으로 기록하기 어려우니 가급적 최초에 떠오른 생각을 펜과 메모장이 있는 장소로 도달하기까지 머릿속에서 반복적으로 필사적으로 기억하게 된다.
내 스마트폰의 부재는 나의 생각을 기록하는 것뿐 아니라, 정보를 습득해서 간직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쳤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뭔가 궁금한 게 있으면 컴퓨터가 있는 장소로 가서 검색하길 기다리지 않고, 떠오른 즉시 (즉, 까먹기 전에) 스마트폰의 검색창에 단어를 쳐서 궁금증을 즉시 해소해보곤 했다. 그렇지만 이젠 손에 쥐어진 스마트폰이 없으니.. 마치 오픈북 테스트에 시험 범위 교재를 들고 오지 않은 바보 수험생이 된 것만 같았다. 궁금한 게 생겨나면 그 의문을 바로 해소할 수 없으므로, 컴퓨터 전원을 켤 때까지 필사적으로 머릿속으로 반복하고 또 반복하며 그것을 기억해야 했다. 더러는 밖에 있을 때 궁금한 것들이 생겨나기 마련이었으므로, 밤에 집에 갈 때까지 오늘 궁금했던 것들을 메모하거나 머릿속으로 필사적으로 기억해두어야 했던 것이다.
또한, 처음 가보는 장소도 예전에는 핸드폰으로 차에 탄 상태에서 바로 검색해서 티맵으로 바로 주소를 조회해서 이동했지만, 저녁 약속을 위해 자동차에 내장된 네비게이션에 주소를 입력하기 위하여 주소를 종이쪽지(...)에 적어서 타야 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나는 다시 해당 가게의 주소를 검색하러 집이나 사무실에 들렀어야 하리라. (아니면 지나가는 사람에게 '스마트폰으로' 검색 좀 해달라고 부탁하거나.)
사실 도보 이동시에도, 스마트폰의 지도 앱이나 길 찾기 앱을 활용하여 초행길도 어느 정도 바로바로 길을 찾아갈 수 있었는데, 스마트폰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약속 장소를 찾아가려니까 방법을 잘 모르겠더라. 그래서 PC로 지도를 찾아서 종이로 인쇄하고, 연결 교통편과 주요 시설을 체크한 후, 종이를 보며 찾아가야 했다. (그러다 보니 종이를 잃어버리면 모든 게 끝장이라는 또 다른 불안이 생겨난 것 같기도 하고..)
마지막으로, 스마트폰이 없다는 것은 역시 카메라가 없다는 것이다. 저녁 약속에서 좋은 친구와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사진을 찍을 수 없었고, 주차 위치를 기억하려 해도 사진을 찍어둘 수 없었다. 이 기간 동안 가진 누군가와의 시간은 사진으로 일단 남기고 돌려보는 것이 아닌, 아닌 내 기억에서만 오롯이 남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포토갤러리도 쓸 수 없기에 좋은 정보나 기사를 캡처해 화상으로 보관해 두는 것도 불가하다. 종이로 출력할 것이 아닌 이상에야 어떻게든 나 스스로 최선을 다해 기억해두어야 하는 것이다.
이렇게 쭉 써놓고 보니, 그 동안 나는 확실히 많이 불편했던 것 같다. 그렇지만 '적당한 불편이 사람을 더 발전적인 방향으로 자극한다'는 말이 떠오르기도 하는 시간이었다. 지난 48시간은 마치 스마트폰의 '스마트'한 부분에 너무 의존해왔던 나 자신의 스마트함을 더듬더듬 회복해나가는 과정 같았다고나 할까?
그래도 이 일 전반을 겪으며 가장 크게 느낀 점은, 의외로 핸드폰이 없어도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폰 좀 며칠 안 본다고 해서 뭔가 하늘이 무너지거나 큰일 날 것 같은, 세상에 나만 모르면 안 될 것 같은 일들이 빵빵 터지지는 않는 것 같다. 평범한 직장인 1인인 나의 일상은 원래 그랬던 듯 오늘도 고요하게 지나간다.
다만, 이런 나의 생각 자체는 결국 '3일만 존버 하면 스마트폰이 다시 부활할 것이다'라는 거의 신앙적인 믿음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할 수 있었다고 본다. 나는 이번처럼 가끔 스마트폰이 없이는 살아도, 평생 안 쓰고는 아무래도 못 살 것 같기 때문이다. 바꿔 생각해보면, 기약이 있다면 '스마트폰 없이 지내보기'는 누구나 한 번씩은 해볼 만하다는 것이다. 마치 간헐적 단식을 하듯이,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도 말이다.
나는 내일 아침에 스마트폰을 켜볼 생각이다. 사실 나보다 그동안 이 과정을 지켜본 직장 동료들이 답답하다고, 이쯤 말렸으면 됐다고 어서 스마트폰을 켜보라고 더 성화를 부리고 있는 상황에 '아.. 그냥 오늘 한 번 슬쩍 켜볼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기도 하지만...
그렇지만, 지옥을 탈출하기 전까지는 절대 뒤를 돌아 사랑하는 아내 에우리디케의 얼굴을 확인할 수 없는 오르페우스처럼. 가끔은 '존버'해야만 얻어지는 것도 있다고 생각하며, 조용히 두 손 모아 기도하며 다만 기다리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