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을 뚫고 나가다.

#오늘의 영화 <트루먼쇼>

by 인생은 아름다워


코로나로 어디 나갈 수도 누구를 만날 수도 없는 건 답답하지만, 그 덕에 영화도 음악도 실컷 즐길 수 있는 것에 작은 위안을 삼는 요즘이다.

트루먼쇼는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 개봉한 영화로, 뇌리에 강력하게 박힌 영화 중 하나다. 감동보다는 충격에 가까웠고, 조금 무섭기도 했으며 ‘혹시 엄마도 가짜 아니야?’라는 진지하고 황당한 말을 했었던 기억이 난다.

20여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삶에는 리얼리티 프로그램과 SNS로 사생활을 실시간 공유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영화적 상상력이 현실화됐다고 생각하면 조금 무섭다. 자발적으로 트루먼이 되려는 사람들이 많다는 게 조금 이상하기도 하고.

오늘은 어릴 때 못 느꼈던 주인공의 감정선에 더 몰입하며 볼 수 있었다. 모든 것이 트루먼을 위해 돌아가는 작은 섬은 “안정적인 현실”이며, 첫사랑 실비아를 통해 알게 된 피지섬에 대한 갈망은 “꿈과 이상을 위한 도전”을 말하는 듯했다.


트루먼쇼 CP로 나온 애드 해리스는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실비아에게 이런 대사를 한다.

“트루먼은 언제나 떠날 수 있지만 그러려고 하지 않았어. 마음만 먹으면 진실을 알 수 있는데도 시도하지 않았지.”

하지만 결국 트루먼은 진실과 자유를 위해 떠난다. 온갖 어려움에도 포기하지 않고 세상 끝에 당도한다. 그리고는 프로그램 제작자에게 묻는다.

“나는 누구죠?”

코끝이 찡했다. 거대한 벽을 뚫고 그는 미련 없이 출구로 나가는 마지막 장면은 뭉클하기도 했고, 지금의 나에게 감정 이입하면서 용기를 얻기도 했다.

짐 캐리가 이렇게 잘생겼었나... 한참을 감동하며, 오락영화 같지만 진지한 드라마. 짐 캐리의 원맨쇼로 영화를 빈틈없이 이끌어 가다니 대단한 배우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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