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이 할 수 있는 것

이승택 <거꾸로 미술>展

by 인생은 아름다워



“나는 행위예술을 하려던게 아니에요. 그저 내 작품을 위해 이리뛰고 저리뛰었는데, 오늘날 행위예술이라는 단어로 나를 설명하게 된 것 뿐이에요.

... (중략)...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고민하다보니 내 작품이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졌어요. “

_ 이승택 작가 인터뷰 中


우리나라 실험 미술의 대표작가라 불리는 이승택의 회고전이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진행 중이다.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을 담기에 미술관의 공간은 협소한 것 처럼 느껴지지만, 그는 아랑곳 없이 지구를 캔버스 삼고 바람과 불을 물감 삼는다. 모든 사물과 관념을 뒤집어 생각하고, 미술이라고 정의된 고정관념에 도전해온 그의 예술세계를 바라보며 나도 한동안 깊은 상념에 빠졌다. 시장경제의 논리로 보면 어리석은, 사고팔기 어려운 작품들을 그는 왜 한평생을 바쳐 해왔을까. 나의 어리석은 궁금증에 작가는 단순하고 명쾌하게 답한다. ‘나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은 것이라고.


아흔을 바라보는 작가는 여전히 힘있고 열정적이었다. 작업을 더디할법도 한 나이지만 그는 아직도 창의력이 샘솟는다며 청년작가 못지 않는 에너지를 보여주었다. 나이라는 숫자에 속박되지 않고, 한평생 일궈온 업적에도 안위하지 않으며 그저 묵묵히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 70여년 한길을 걸어온 작가의 뚝심에 깊은 감명을 받았고, 30대 초반의 청년인 나에게는 반성과 위안을 건네기도 했다. 미술관 안밖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그의 작품을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었으면 한다. 거꾸로라는 이질성의 세계를 통해 고정관념을 탈피하라는 작가의 외침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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