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도 산업이 되어야 할 때가 됐다.

#미술이 산업이 될때

by 인생은 아름다워


코오롱에서 마곡지구에 ‘Space K’라는 미술관을 지었다.

그들의 공식적인 표현으로는 ‘문화예술나눔공간’.


기업에서 미술관을 짓은 일은 더 이상 새로울 것이 없는 소식이지만, 도시개발사업지구로 계획개발되어가는 중에 개관한 마곡의 첫 문화공간이라 눈여겨보았다. 더군다나 ‘기부채납’ 형식으로 지어진 미술관이라 궁금했다.

마곡지구는 상하이의 허촨루를 연상할 수 있었고(규격화된 건물들이 줄지어 있는 오피스 단지), 미술관 외관은 마곡지구와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버스에서 내려 미술관을 향해 걸어가면서 나는 코오롱에서 이 미술관을 기업의 소모성 비용으로 보고 있구나 느낄 수 있었다.


space k서울의 입구


건축가 조민석 씨의 작품이니만큼 건물은 멋졌으나, 이상하게 미술관에 대한 애정이 느껴지진 않았다. 개인적인 추측으로는 기부채납이라는 형식이 국토 개발의 효율성 향상과 개발 이익의 분배에 있으니 기업에서는 명목상 필요 정도로 생각했구나 싶기도.


합리적 의심의 근거는 개관전임에도 불구하고 코오롱에서 미술관을 왜 지었는지 기업의 정체성마저 모호하게 하는 전시 주제 때문이었다.

전시된 작품이 코오롱의 소장품이라면 유행에 따라 컬렉션 한 전문성 결여를 지적할 수 있겠고, 기획자가 의도를 가지고 작품을 모은 거라면 예술병에 단단히 걸려 예상 관람객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불통을 의도로) 위선을 행한 것이라 생각되었다.


상하이는 고작 5-6년 만에 기업의 사립미술관 열풍을 통해 아시아 미술시장의 허브로 자리매김했다. 상하이 성공사례는 도시문화브랜드 상승에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상하이를 찾는 해외 관광객 급증과 그로 인해 파생되는 다른 산업군의 반사이익도 상당하다.


기업은 미술관 운영으로 기업의 이미지 제고뿐만 아니라 동산, 부동산의 실질적인 이윤이 발생하고 있다. 상하이의 기업들에게는 미술관 운영이 명분이 아닌 실리를 위한 철저한 “사업적 마인드”로 접근하였기 때문에 단기간에 유무형의 이익을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일그러진 초상'展 전시장 내부


삼성,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의 미술산업의 성공사례도 있음에도 왜 우리는 여전히 미술산업을 소모성 비용으로만 여기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그러한 태도의 이유 중 하나는 미술계 종사자들이 여전히 ‘사용자 중심’의 사고를 전혀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결국 사업적 타당성을 판단할 때 큰 약점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미술이 산업의 한 축을 담당하기 위해서는 유무형의 이익을 수치적으로 환산해야 한다. 그간 많은 미술계 종사자들은 미술이 돈이 된다는 이상적 달콤한 말만 뱉어냈을 뿐 그 누구도 수치와 데이터를 근거로 설득하지 않았음을 반성해야 한다.


기업에서도 이제 예술을 소비성 경비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사업의 타당성을 객관적 입장에서 평가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예술이 돈 먹는 하마라는 오명을 이제는 미술계 스스로가 벗어던져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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