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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은 아름다워 May 11. 2022

상하이 와이탄 미술관을 떠올리며

우고 론디노네 개인전


우고 론디노네 작가를 처음 알게   상하이 와이탄 미술관에서 열린 전시 때였다. 


와이탄 미술관은 상하이를 참 많이 닮아있는데 미술관의 위치부터 미술관에 담아내는 콘텐츠, 전시를 풀어내는 방식 등이 모두 상하이와 닮은, 아주 예사롭지 않은 공간이다.


미술관은 개항 당시 지어진 럭셔리한 유럽식 건물과 옛 상하이 느낌이 나는 서민아파트 그 중간에 위치하고 있다.


미술관의 뒷 배경으로는 미국 록펠러재단에서 개발에 참여를 하여 아시아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답게 유럽식 건축물들과 크리스티경매장 최고급 호텔 등이 들어서 상하이의 화려함 절정을 보여준다.


미술관의 입구 쪽은 그와는 정반대의 상하이 시골 느낌이 나는 골목길이 펼쳐지고, 길러리 음식점들과 작은 상점 등 진짜 중국인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장면이 펼쳐진다.


이 두 곳이 같은 상하이인가 싶을 만큼 온도차가 크고, 또 이러한 양면성이 상하이의 진정한 매력이기도 하다.


이런 양면성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곳에서 세계 유수의 작가들의 전시를 선보인다. 회화, 사진, 설치, 퍼포먼스 등 장르를 불문하고 국경을 불문하며 나이도 불문한다. 그리고 아시아 청년작가들의 발판이 되어주기도 하는 등 미술관으로써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세계 미술계의 흐름과도 함께 하는 균형감이 탁월한 미술관이다.


그때 봤던 우고 론디노네의 전시가 무척이나 생경했는데, 미술관 전체를 뒤덮은 무지개 벽은 이게 작품인가? 미술관에서 이런 전시를 한단 말인가? 어떤 걸 느끼라는 거지? 등의 생각이 들며 나에게는 큰 충격이었다.


2015 즈음의  전시는 나에게 미술의 스펙트럼을 넓혀주었다. 1시간가량 미술관에 머물면서 함께 전시를 봤던 분과는 낯섦에 대해, 당혹스러움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했지만 정적인 공간에서의 응축된 에너지를 느끼며  많은 이야기를 했던 즐거운 추억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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