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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은 아름다워 Jul 09. 2022

Curator's Letter_첫 번째 편지

이번 주 최고의 전시_윤현상재 private Object


오랜만에 맞는 주말 휴식.

온전히 쉬고 싶었고, 그간 소진한 영감과 에너지를 채우고 싶었다.


조조영화를 보고, 백화점을 한 바퀴 돌면서 유통사의 미래 먹거리는 뭘까를 고민하고, 간단하게 점심을 먹고는 친구를 만나러 가서 뜻밖의 알찬 미술사 강의를 들었다.


그리고 요즘 가장 관심이 가는 공간, 윤현상재를 들렀다. 왜 이렇게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는가 했더니,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대표님과 직원들의 열정과 자부심이 공간 안에 가득 담겨있었기 때문.


종종 예술 공간에 들어서면 느껴지는 냉랭함이 있다. 그런 공기는 관람자로 하여금 위축되게 하고, 예술이라는 성을 쌓아 전시장에 유리벽 같은 경계선을 만든다. 이런 미술계의 고질병은 갤러리스트, 큐레이터, 평론가, 작가를 가리지 않고 풍기는 일종의 직업병(?)이라고 해야 하나? 웃기는 난치병 또는 불치병 같은 것들이다.


그런데 윤현상재를 들어섰을 때는 예술의 따뜻한 온기 같은 것이 느껴졌다. 친절한 안내와 함께 전시해 둔 공간은 예술을 통해 영감을 가득 가져가길 바라는 배려심 넘치는 열정이 느껴졌다.


명품은 디테일에서 온다는 말이 있다.  끗의 디테일을 잡기 위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 흔적들이 보였다. 나는 이런 디테일을 잡다가도 현실의 과 나의 한계에 종종 포기하거나 타협하기도 했는데, 어떠한 뚝심이 느껴져 부러웠다.


영화 '헤어질 결심'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품위는 자부심에서 나오는 거야."


그 대사를 들으며 나의 품위가 사라진 게 아닌가 돌아봤는데, 오늘 윤현상재 전시장에 가서 나의 품위를 지키기 위해 버려야 할 것들에 미련을 갖지 않기로 했다.


좋은 공간과 전시 덕분에 정말 제대로 영감을 채운 주말이다. 앞으로도 예술에 대한 자부심으로 품위 있는 공간이 되어주길 응원한다.


전시는 8월 10일(수)까지,

윤현상재&Space B-E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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