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테인먼트 회사는 왜 미술을 눈여겨볼까?

#미술이 산업이 될때

by 인생은 아름다워


작년부터 방탄소년단 RM이 미술전시장에 등장했다는 뉴스가 자주 보도되었다. 지금까지 빅뱅의 지드래곤, 탑과 같은 아이돌 그룹의 멤버들이 미술작품을 사들이고, 아트페어나 경매 행사에 간혹 얼굴을 비추더라도 동선과 컬렉션은 철저히 비공개, 은밀한 사적 취미 생활이었다.

단 한 번도 공개적으로 작품 구매 내역이 공개된 적이 없지만 RM의 행보는 조금 달랐다. 우선 국내 아트페어에 직접 방문하여 작품을 사는 일도, 미술관과 갤러리에 방문하여 인증사진을 찍어 공개하기도, 갤러리 전시에 RM의 구매 작품을 공개적으로 알리는 일도 허용되었다.

앞서 언급한 아이돌 멤버들이 해외 미술품을 위주로 컬렉션을 했다면, RM의 경우 국내 작가 위주로 컬렉션을 할 뿐 아니라 근현대미술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다는 사실 덕분에 올해 한국 미술계는 그의 덕을 많이 보았고 상당한 이슈를 생산해낼 수 있었다. 실제로 그는 미술에 대한 깊은 조예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예술에 대한 열정이 느껴져서 더욱 멋져 보인다.

뿐만 아니라 RM은 올해 국립현대미술관에 도서 1억 원을 기부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그가 좋아하는 근현대 작가를 포함하여 7인의 도록을 100세트로 기획하였고, 전국의 학교에 기증했다. (기부 즉시 모든 언론사에 대서특필이 되었다.)

그의 선한 영향력은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들에게 미술관 방문을 독려했고, RM이 봤던 작품 앞에서 사진을 찍는 인증샷 열풍도 불게 했다. 분명 순수예술의 대중화에 앞장선, 그간 아무도 하지 못한 일을 단번에 해낸 엄청난 영향력이라 볼 수 있다.

그래서 그의 이런 행보가 반갑다. 이 일을 계기로 미술이 산업의 영역이 될 수 있음을 보게 하고, 한국미술에 큰 관심을 얻게 된 것도 무척이나 반갑다.

하지만 나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겼다. 엔터회사는 왜 순수예술을 그들의 소속 연예인과 결부시키는 것일까? 어떤 유무형의 이익을 기대하는지 궁금해졌다.

나는 빅히트가 그리는 대중문화와 순수예술의 만남이 비단 개인의 취미 생활이라고만 보지는 않는다. BTS공식 SNS 계정에 사진을 올리는 일은 분명 어느 정도 회사와 상의한 퍼포먼스라고 유추할 수 있는, 그의 소속사가 기획한 일종의 마케팅 전략이라고 본다.

(물론 RM의 예술에 대한 깜짝 놀랄 만큼의 지식의 깊이와 애정을 보면 본인 자체가 예술에 대한 탐미가 대단하기에 작품에 대한 기준은 스스로의 취향이 반영된 진심이라 생각하지만.)

빅엔터가 상장된 후에는 RM의 미술관, 갤러리 방문과 컬렉션 등이 알려지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청이 왔다. 이것만 보더라도 주가에 영향을 줄 만한 요소를 가능한 배제하려는 소속사의 입장임을 충분히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대기업이 예술을 사업적으로 접근하고,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도 순수예술을 사업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인지, 그 유무형의 이익을 산출해내고 싶다.

공부를 좀 더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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