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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인생은 아름다워 Jul 23. 2023

우리 사회 어른은?!

다큐 <어른 김장하>를 보고

"나에게 고마워할 필요는 없고, 이 사회에 있는 것을 너에게 주었을 뿐이니 혹시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이 사회에 갚아라." _김장하


올 초 이미 전국적으로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는데 나는 이제야 넷플릭스를 통해 <어른 김장하>를 봤다.


나는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서울의 화려함도 미술계의 세련됨도 애초에 가지지 못한 내가 서울에서 미술업에 종사한다는 것은 꽤나 힘든 일이다. (내 기준의) 서울깍쟁이들을 상대하는 것은 무척이나 피곤하고, 미술계의 난다 긴다 하는 사람들의 기준을 맞춰가며 일을 하는 것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애초에 정적인 사람인 나에게 예술계의 자극과 화려함 보다 소소하지만 각자만의 이야기를 가진 작가 개인의 삶을 좋아하는 것도 나의 삶의 특성에서 나온 이유일 것이다. 집중해야 볼 수 있는 이런 이야기를 듣고 읽고 보고 있노라면 마음에 평화와 용기가 생긴달까.


그런 나에게 <어른 김장하>는 주말 동안 힘들었던 마음에 쉼과 긴 여운을 주는 다큐였다. 평생을 다른 사람에게 베풀며 살아온 한약사 김장하 선생. 지역사회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그의 삶을 2부작의 다큐멘터리에 담았다.


은퇴한 지역신문 기자가 김장하 선생을 취재했고, 그 과정을 담은 다큐를 MBC경남에서 제작했다. 고등학교를 국가에 헌납하고, 한평생 가난한 학생들과 불우한 사람을 돕고, 여성인권, 가정폭력피해자 지원, 지역신문사를 후원하고, 다양한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했음에도 무주상보시(無住相布施)-스스로 마음속에서 지워버리는 것-를 한평생 몸소 실천한 인물이다.


지역 방송국과 지역신문사의 기자 그리고 다큐의 아날로그적 감성. 변방의 이야기가 훨씬 흥미로운 시대가 온 것도, 지역 언론사의 진심이 통한 것도 모두 반가웠다. 내가 좋아하는 그 어떤 촌스러움이 도래하고 있음이 느껴져 기쁘기도 했다.


내게는 벅찬 이 시대의 트렌드에서 한 발짝 벗어나 어른의 삶을 생각했다. 김장하 선생님의 강직하지만 따스함이 뾰족해진 내 마음에도 큰 울림을 주었다. 비본질에 휘둘리지 말고 본질에 집중하는 삶을 살아야겠다 다짐한다.


꿉꿉한 여름 장맛 속 맑고 밝은 기분을 선사해 준다. 안 보신 분들은 꼭 한번 보시길!


#어른김장하 #다큐멘터리 #mbc경남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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