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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세라 May 16. 2021

그래도 하길 잘했다 싶었던 일

얼마나 간 떨리던지.

5. 결과가 좋든, 나쁘든 지금 생각해보면 그래도 하길 잘했다고 생각하는 당신의 시도는 무엇인가요?



첫 퇴사.


첫 회사였던 만큼 애정도 컸고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그렇게까지 일했을까 싶을 정도로 시간적으로 양적으로 질적으로 열심히 다녔던 회사였다. 시간이 흐르며 그 안에서 점점 시들어가고 있는 스스로를 인지하면서도 나를 받아준 이 좋은 회사가 나를 힘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못나서 힘든 거라고 생각하며 끈을 놓지 못했다. 또 첫 회사였던 만큼 퇴사라는 것을 어떻게 하는 건지도 몰랐고 이 회사가 아니면 내가 다른 곳이나 사회에서 이만큼 인정받으며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 회사를 떠나지 못하게 했었다. 그렇게 몇 년을 고민하고 망설이는 사이 알게 모르게 나는 점점 더 피폐해져 갔다. 출근길에 덤프트럭에 치어 딱 죽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던 날 정신을 차리고 퇴사를 결심했다.


나를 가장 위험하게 만드는 사람이 나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음 스텝을 생각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퇴사를 감행했지만, 퇴사를 결심하고 회사에 의사를 전달 한 후로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은 없었다. 오히려 어찌나 홀가분했는지... 그리고 또 운 좋게 다음 회사로의 이직이 수월했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 훨씬 더 만족스러운 커리어를 이어나가고 있는 중이다.


첫 회사에서의 퇴사를 정말 오래 망설였지만 그 과정에서 나는 어떤 곳에서 누구와 어떻게 일할 때 가장 즐거운지를 배울 수 있었다. 또 어디든 시작과 끝은 있다는 것, 그리고 그 시작과 끝을 내가 결정할 수 있어야 진정한 자유와 그리고 그에 따른 책임을 누릴 수 있다는 것도 진하게 배웠다.


여전히 첫회사에서 마지막 퇴근을 하던 날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건 그 때문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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