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2016년을 기억하고 싶어서

by sol


오래된 친구와 떠났던 첫 장기 해외여행, 첫 국제선 비행기, 첫 기내식. 다시는 그 시간 속 내 모습으로 여행지를 거닐진 못할 거야. 모든 것이 처음이라 서툴렀던 우리의 2016년을 기억하고 싶어서.


여행을 준비하며 서로 공유했던 파일들


여행을 가기로 마음 먹고 어디로 갈지 한참을 고민했다. 해외여행하면 유럽. 그중에서도 물가가 저렴한 동유럽. 검색을 해보니 비교적 한국사람들이 올려놓은 정보도 많다. 큰 고민 없이 인천-프라하 왕복 티켓을 끊었다. 그것도 직항으로!



공항버스를 타고 숙소로 가는 길에도 믿기지 않는다. 버스에서 내려 거리를 가로지르는 트램과 트렁크 바퀴가 쑥쑥 빠지는 돌바닥을 보니 그제야 확실히 알겠다. 우리 정말 유럽에 왔구나!


필터 가득 씌운 프라하 광장의 모습


별아 인터넷에서 보던 거야. 비눗방울! 여행 전 사진으로만 봤었던 모습이 내 눈앞에서 펼쳐진다. 자유롭게 뛰어노는 아이들, 넓은 광장, 파아란 하늘, 오래된 건물들까지. 상상했던 그 모습 속에 내가 있다.


프라하에서의 첫 식사


게스트하우스에 짐을 두고 나오니 어느새 날이 어둡다. 이리저리 앉을만한 자리를 찾아보다 해외 느낌 물신 나는 야외 테라스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체코 하면 맥주라며? 유럽은 또 스테이크지. 어색하게 메뉴판을 받아 들고 한참을 고민하다 주문한 첫 식사. 별아 이거 왜 이렇게 짜니. 소금을 그냥 쏟았는데? 짠내 가득한 프라하의 첫맛. 그걸로 끝일 줄 알았는데 말이지.


프라하 카를교에서 바라보는 야경


긴장이 조금 풀린 탓일까, 혹은 마지막에 다시 프라하로 돌아오는 일정 때문이었을까. 이 아름다운 야경을 보고도 큰 감흥이 느껴지지 않는다. 조금 더 오래 봐 둘걸.



유럽여행을 계획하며 가장 걱정됐던 것이 바로 소매치기. 사진첩 가득 가방을 꼭 껴안고 있는 모습들. 또 겁이 많아 여행 내내 조금만 날이 어두워지거나 인적 드문 길이 나오면 엄청 예민했다. 혹시나 밤늦게 돌아다니다 총에 맞진 않을까, 경찰에게 잡혀가지 않을까 너무 무서워 유럽의 야경을 제대로 즐기지 못한 것 같아 아쉽고 별이에게 참 미안했다.


호스트가 챙겨준 굴뚝빵과 잘츠부르크행 버스


다음 날 잘츠부르크로 가기 위해 아침 일찍 숙소를 나섰다. 그런 우리를 위해 한인민박 사장님이 챙겨주신 굴뚝 빵. 마지막 일정을 프라하에서 보냈지만 결국 리얼 굴뚝 빵과 납작 복숭아는 맛도 못 봤었지. 그 이야긴 너무 눈물겨워서 여행기 마지막에 써야겠다.



이동 중 바깥으로 보이는 풍경. 새로운 국가, 이름도 생소한 비엔나의 잘츠부르크. 아직은 모든 것이 낯설고 걱정이 앞선다. 버스에서 내리면 2주간의 여행이 시작된다. 우리 숙소까진 잘 찾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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