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계란국과 감자수제비
느지막한 아침, 뒤숭숭한 꿈에 눈을 떴습니다. 누워 있는데도 몸이 축축 늘어집니다. 으슬으슬한 몸, 처지는 팔다리와 함께 의욕없는 월요일이 시작되었습니다. 점심은 어제 계획한 대로 열무비빔국수를 해먹습니다. 양념장도 반숙 계란도 소면까지 모두 적당히 맛있게 되었지만 사이드로 준비한 감자계란국에 더 손이 갑니다. 어제 삶고 남은 감자를 육수에 깍둑 썰어 넣고 계란만 휘휘 풀었는데 한 술에 속이 따뜻해집니다.
아프거나 기운 없는 날은 이상하게도 쌀알이 씹기 싫어집니다. 유독 끈적하고 퍽퍽하게 느껴진달까요. 그런 핑계로 저녁에는 다시 육수에 감자를 넣고 수제비를 끓였습니다. 반죽을 만들고 조금씩 떼어내는 일이 꽤 수고롭지만, 오늘은 가족 모두 똑같이 기운이 없어 수제비가 큰 역할을 해주었습니다. 아플 때일수록 소화가 잘 되는 음식이 좋을 텐데 투정 부리는 마음인지 엉뚱한 음식이 땡기고는 합니다. 참, 내일은 짬뽕이 먹고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