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도해도 어려운 몸관리
최근 속이 많이 안 좋아졌습니다. 위와 장의 상태가 남들보다 뒤쳐진다는 것이야 알고 있었지만, 새벽에 자다 깰 정도로 쓰리고 쑤시는 것은 오랜만이에요. 반갑지 않은 고통의 원인은 보통 음식입니다. 사람들과의 술약속, 혼자서 가공식품으로 떼우는 점심, 가족이 모두 모이는 저녁 식사도 맛있게 먹으려다보니 자극적인 음식도 많이 해먹게 되었어요. 위장 문제는 아주 고질적이라 내과에 가도 제산제를 처방해줄 뿐 나아지지 않습니다.
우리 몸은 신기합니다. 여기저기 아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요. 저는 어딘가 아플 때마다 내 몸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상상합니다. 밀가루나 고기로 과식을 하면 위산이 부족해 잘 소화하지 못한 채 장으로 내려가고, 장에서도 느릿느릿 이 부담스러운 소화물을 어떻게든 내보내려고 합니다. 그런 상황에 내가 개입해 뜨거운 배찜질을 해서 장을 돕거나 소화효소를 먹어 위의 소화력을 보충해주는 상상을 넣어봅니다. ‘이렇게 해주면 괜찮아질거니?’ 나의 진짜 생각을 아는 것도 어렵게 느껴졌지만 내 몸의 소리를 듣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남들과 친해지려고 했던 2n년차를 지나 나랑 너무나도 친해지고 싶은 서른살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