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가지를 맛있게 먹는 신박한 방법

역시 무조건 00해야 맛있다.

#. 신발도 튀기면 맛있다.


음식을 보면 그 나라를 알 수 있는데, 인도네시아에는 튀긴 음식이 정말 많다. 왜 그럴까? 날씨가 더운 탓에 튀겨놓으면 상하지 않는다는 점이 한몫하기도 하고 코코넛이 있어서 코코넛 오일을 구하기 쉽다는 이점이 한몫하기도 하는 것 같다. 한국에 튀긴 음식이 많이 없는 이유도 아마 옛날에는 식용유를 구하기 어려워 부침정도로 끝났던 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아무튼 이러저러한 이유로 인도네시아에서는 튀긴 음식을 구하기가 정말 쉽고 역시나 맛있다. 라면이 맛있는 이유는 팜유를 사용하기 때문이라던가. 이곳은 모든 음식을 팜유로 사용해서 그런지 한국에 비해 튀김이 2배는 맛있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우리 마음을 쏙 빼앗은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튀긴 가지이다. 한국에서 가지 반찬이라면 손도 안 댔었던 것 같다. 돈을 내고 사 먹는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은데.. 인도네시아에서는 가지반찬이 있으면 무조건 시킨다. 특별히 가지 튀김이라면 두말하지 않는다.

이번에 만난 가지튀김은 더욱이 특별했다. 가지를 길게 4 등분해서 그대로 튀겨내니 모양이 참 예쁘다. 가지모양 그대로인데, 어쩜 이렇게 맛있을까.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들부들~ 야들 야들~촉촉하니 겉바속촉의 찐 맛이다. 그래도 가지가 가지지.. 싶지만 함께 나온 마요네즈랑 달콤 매콤한 소스에 푹 찍어 먹으니 금상첨화다.

뭐 튀김이야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 했던 것 같다. 그래서 맛있는 건가.. 왜 나는 이렇게 안 먹었을까..


#. 인도네시아 가지가 맛있는 것 같다. 발라도 가지.


꼭 그런 건 아닌 것 같다. 꼭 튀겨서 맛있는 건 아니다. 많은 가지요리들을 먹어봤지만 한결같이 맛있었다. 특히나 파당식당에서 푹푹 쪄낸 가지에 발라도 소스를 올려줬는데, 너무 맛있었다. 특히나 가지는 이 매콤한 양념하고 너무너무 잘 어울린다. 가지를 안 좋아했었는데 가지가 맛있다고 하는 날 보면서 소스가 맛있어서 그런 건가 하고 의문을 품었는데.. 아니다. 그냥 가지만 먹어도 너무너무 맛있다. 아무래도 인도네시아 가지가 더 맛있는 것 같다. 내가 이렇게 가지를 잘 먹을 리가 없다. ㅋㅋ

어릴 적 엄마가 가끔 가지를 볶아 주셨었는데, 흐물흐물한 것이 별로 맛이 없어 안 좋아했었다. 엄마가 몸에 좋다고 먹어보라고 하셨었는데.. 그렇게도 손이 안 가는 반찬이었다. 식당에서 가끔 반찬으로 나오는 가지들도 맛있어서 먹기보단 있기에 먹는 편이었는데, 요즘은 가지반찬을 늘 찾게 된다. 메뉴에 없어도 '발라도 가지나 튀긴 가지는 없어?'라고 물어보게 된다.

안 먹다 먹으니 뭔가 이유가 있을 것 같아 계속 나 스스로 의심하게 되는데,

- 튀겨서 맛있는 거 아냐? (찐 가지도 맛있다.)

- 다른 메뉴가 맛이 없는 거 아냐? (옆에 치킨이 있는데 맛이 없을 리가 ㅋㅋ)

- 싸서 그런 거 아냐? (다른 싼 메뉴도 많다)

-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거 아냐? (앗....)


이유가 있든지 없든지, 인도네시아 가지, 맛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채식주의자라면 400원 한 그릇에 배부른 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