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뭐에요?

by Seulgilawn



주말 아침 첫째의 컴퓨터 시험이 있는 날이다. 둘째는 운동하러 가는 날. 첫째와 둘째의 시작시간이 똑같다. 장소는 집을 기점으로 서로 반대방향 아빠 없이 나 혼자 데려다주고 데려와야 한다. 시험장을 찾아보니 집에서 지하철 정거장 7개 정도이고 출구 바로 옆 건물이었다. 고민 끝에 4학년인 첫째에게 엄마의 상황에 대해 설명해 주고 혼자 한 번 가보겠냐고 제안했다. 아이는 기다렸던 선물을 받은 듯이 너무 좋아했다.

“어, 엄마 나 가볼래. 너무 재밌을 것 같아!!”

본래 밝은 아이라 예상은 했지만 너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기특했다. 아이와 지하철 타는 곳까지 같이 걸어가면서 아이는 신이 났다. 아빠 일 하는 곳까지 가려면 몇 정거장을 더 가야 하고, 다음에는 갈아타는 것까지 해보고 싶다고 신이 났다.

개찰구에 들어서서 인사를 하는데 혹시 누가 엄마와 헤어지는 이 광경을 보고 내 아이를 노리지는 않을까 누가 데리고 가지는 않을까 온갖 걱정을 다 했지만 아이는 벌써 눈이 반짝반짝 신나는 놀이기구 탑승전처럼 설레어하며 그렇게 첫 지하철 타기를 하러 떠났다. 어른이 되면 뭐든 걱정이 앞선다. 이 아이가 아직 걱정을 모르고 새로운 일이나 환경에 대해 걱정과 두려움보다 설렘과 기대가 충만한 아이로 크고 있는 것 같아서 새삼 아이에게 감사함을 느꼈고 사랑스러웠다. 언제까지일지는 모르겠지만 언젠가는 걱정과 두려움으로 시작하는 시기가 올 것이다. 최대한 늦춰주고 싶다. 세상을 믿고 어른과 가족의 든든함을 믿고 우리 아이들이 다 그렇게 건강하게 잘 컸으면 좋겠다. 나도 다른 아이들에게도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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