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살림에 잎채소를 사러 들렀다. 전 날 오후에 채소가 거의 없어서 다시 오늘 오전에 방문했더니 어제 오후와 매장진열대는 비슷하다. 점점 유기농으로 잎채소를 생산하는 생산자가 줄어들고 있단다. 너무 풍족한 먹거리와 식재료에서 잎채소가 장바구니의 우선순위로 채택되기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다른 먹거리는 한 개만 구입해도 끼니가 해결되지만 채소들은 보통 여러 개를 사도 밥상 위가 크게 표가 나지 않는다. 음식들도 화려하고 순간만족감에 충만한 것들이 서로 다투어지고 있다. 이런 사정들이야 나보다 생산자들이 훨씬 오래전부터 걱정하고 있았겠지만 그래도 이것들을 키워주시는 분들이 귀하다. 느리고 번거롭고 정성스러운 것들이 점점 소외당한다. 본래나는 예전부터 이상하게도 비주류에 마음이 기울어지고 관심을 갖는다. 이상한 반감에 더 차별하고 싶다. 어지간한 것들은 어제 장을 봤던 터라 본래의 목적이었던 채소들이 없었기에 텅텅 빈 장바구니를 계산하는 중 오랜만에 뵌 매장직원분과 인사를 나눈다. 유기농 채소 3가지를 구입했는데 만원도 안 된다. 더 사지 못해 미안한 마음으로 매장을 나서려는데 멕시코 감자라고 히카마라고 알려주시며 두어 개를 주신다. 듣지도 보지도 못한 생소한 반응에 콜라비랑 비슷하게 여기면 되고, 생으로 먹으면 된다고 일러주시면서 신문지에 곱게 싸 주신다. 살짝 차가운 기온에 가을볕에 신문에 말아진 소박한 감자 두 개는 참 감사한 일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