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우리가 공감할 수 있는 방법

내 감정을 먼저 공유하는 것에서 시작

by 김즐겨

살다 보면 인생에서 사람과 대화가 잘 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는 서로가 서로의 감정을 공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상대를 오해하며 만들어낸 나의 편견이 더 화를 만들어 내며

결국 상대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를 막게 된다.


나는 그럴 때 일명 '아이메시지'를 통해 나의 감정을 먼저 공유하는 법이다.

'너'의 행동을 지적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이 아이메시지이다.


특히 불안한 감정이나 무서운 감정이 들 때 이를 먼저 이야기하는 것은 쉽지 않다.

괜한 자존심 때문이랄까.

괜히 남 탓만 하게 되고 내 부정적인 감정은 숨기게 된다.

그렇지만 지는 게 이기는 것이라는 말처럼

나의 현 감정을 솔직하게 공유할 때 상대의 마음은 눈처럼 녹는다.


나의 현재 감정을 솔직하게 말하면

상대는 '내가 오해했구나' 아니면 '나만 저런 게 아니었어'하면서

상대도 불통을 깨고 소통의 길로 나오게 된다.


아나운서로서도 마찬가지이다.

얼마 전 콘퍼런스 진행을 갔는데,

무거운 분위기의 콘퍼런스였고 사람들이 모두 지친 표정을 하고 있었다.

모두가 지쳤기에 그런 모습이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

중간중간 대본에는 없지만 현 감정을 공유하여 말을 하였다.


"오랜 시간 강연이 진행되느라 많이들 힘드실 것 같습니다.

저 또한 여러 강연을 들으니 좋기도 하지만 오후 내내 강연을 들으니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하는데요.

그렇지만 이번 기회로 여러분들이 많은 노하우를 얻으실 수 있을 것 같아서

조금만 더 힘 내주시면서 강연에 참여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 말을 하고 콘퍼런스 진행을 계속하였다.

강연이 진행되다 보니 사람들의 반응이 오지 않았다고 생각했지만,

강연이 끝날 때 경청해주셔서 감사하다며 마무리 인사를 드리니

많은 분들이 이동하고 있는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박수가 나왔다.


이때 다시 한번 알게 됐다.

진지한 분위기의 콘퍼런스더라도

상황의 분위기에 맞춰 감정교류를 시도하는 행위는

어디서나 다 통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특히 예전에 본 뉴스에서 앵커가

"저희도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겠습니다만"이라고 시작하며

당혹스러운 사건을 보도했던 경우가 있다.


이 멘트를 듣자마자 이 사람들 또한 당황했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그 뒤의 보도에 앵커와 같은 감정으로 공감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만 당혹스러운 것이 아니라 모두가 그렇다는 생각이 들면서

앵커와 내가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


이처럼 무슨 말을 하든지

나의 감정을 먼저 공유하면서 이야기하는 모습은

상대방을 안심시키고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 방법인 것 같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볼링 칠 때, 더 높은 점수를 얻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