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콩나물국밥에서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은 일으켜야 한다.

by 슬기

추위로 어깨가 움츠려 들고, 마냥 실내에 들어가서 몸을 녹이고 싶다.

굶주림의 거리는 점점 좁혀지고, 따뜻한 국밥 한 그릇만 먹으면 좋으련만 하고 생각한 간절함으로 달려간 콩나물국밥집.

고깃집 같은 큰 규모의 식당에서 달랑 판매하는 메뉴는콩나물국밥 하나.

저 메뉴 달랑 하나.

참으로 당당한 자세다.

대부분 식당에 들어가면 국밥이든, 고깃집이든, 한 가지의 메뉴만 있는 곳은 없다.

감각적인 본능으로 식당의 분위기와 기운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서빙은 외국인 여성이 혼자 하고, 주방에는 2명 정도 일하는 듯하다.

여자 혼자 먹는 테이블도 여러곳 있었다.

이제는 정말 혼밥 하는 시대는 단지 동정의 대상이 아닌 하루 한 끼 내가 먹고 싶은 시간에, 먹을 수 있는 곳으로 바뀐 시대가 되었다.

국밥집은 회전율도 좋다.

또 하나, 여자인 내가 봐도 식당에서는 전투적으로 배를 채우고, 남은 대화는 카페에서 하는 이유를 확신했다.

콩나물국밥 하나만 공부해서 전문가가 되면 먹고살 수 있겠다는 생각도 했다.

내가 먹고사는 것을 넘어 이 정도의 가격에 풍족한 한 끼 식사는 나에게는 긍정적인 미래로 다가왔다.


2030년이 되면 전 세계 60세 인구가 35억 명에 달할 것이다.

기후 위기로 국민들의 가장 큰 피해는 식량위기이다.

지금은 이렇게 한 끼 식사를 든든하게 할 수 있지만,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오는 식량 위기는 인간의 비극을 보여줄 것이다.

난 예전부터 줄 곳 생각했었다.

어릴 적 우리 집은 엄마가 직접 콩나물을 키워서 맛있게 먹은 기억이 있다.

비록 많은 양의 콩나물은 아니고 4인 가족이 먹을 수 있는 분량이었다.

콩나물국밥은 신선한 콩나물과 국물 육수만 제대로 낸다면 싫어하지 않을 고객은 없다.

우리나라에서도 직접 콩을 수확하고, 제조, 가공까지 획기적으로 일어난다면 콩 섭취도 증가할 뿐만 아니라, 식량 위기에서 식량을 자급자족할 수 있는 풍요로운 한 시대를 살아 갈 수 있지 않을까.

저 식당이 몇 년 된 식당인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유지를 한다는 이유는 콩나물국밥 하나만을 자부하며 먹고 산 셈이다.

난 솔직히 춥고 배고파서 무작정 들어간 식당에 감동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4차 산업혁명을 반드시 일으켜야 하는 나라이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이유도, 우리가 일본에 식민지를 당해야 했던 이유도, 장르를 만들지 못하는 이유도, 대답만을 중요시했던 우리나라는 반드시 4차 산업혁명을 일으켜야 한다.

스시의 표준화가 있는 일본과 손맛으로만 전통을 이어온 우리나라 비빔밥의 차이이다.

4차 산업혁명은 첨단산업 기술을 이용하는 대혁명이다.

전주비빔밥이든, 콩나물국밥이든, 잡채든, 표준화된 데이터를 로봇에 자동 입력 시키면 커피를 내리는 로봇처럼, 치킨을 튀기는 로봇처럼 주방에 콩나물국밥을 끓이고 있는 로봇의 모습을 상상하면 어떨까?

단, 서빙은 밝고 부지런하고 손님들의 말동무가 될 수 있는 청년이라면?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은, 언젠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모건 하우절 [돈의 심리학]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