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기는 자가 승리자.

피할 수 없으면 즐기고 놀아.

by 슬기

겨울의 하루가 이렇게 짧을까 하는 느낌은 산골짜기에서 더없이 느껴진다.

새벽부터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이렇게 고요할 수가 없다.

경쾌한 목탁소리는 나의 귀속을 파고든다.

사찰의 땅은 빗물에 젖어 신발을 내딛는 순간 신발이 가진 고유성을 잃게 된다.

빗방울의 가닥가닥이 조금만 느리게 떨어진다면 셀 수 있을 정도이다.


누군가의 행복은 이렇다 한다.

내가 원하는 사람과 원하는 장소에 원하는 식사를 한다.

주체가 내가 되고 나의 주도권이 확보된 상태에서 삶을 꾸리는 것이다.

꿈은 멀리 있다. 까마득하고 보이지 않고 불분명하고 정확한 계산이 나오지 않는다.

마치 허황된 일이고, 몽상에 젖어 있는 듯하다.

다만, 목표는 정확하고 구체적이며 확실하다.

대부분 사람들은 목표는 있지만 꿈은 없다.

꿈이 있는 나는 덕업일치 덕業一致 의 미완성의 내가 튼튼해지고 있음을 느낀다.

스님이 커피를 내어주시면서 건넨 한 말씀.

"즐겨"

어디 부뚜막이든, 사막이든, 단칸방이든, 시끄러운 시장 속이든, 이 순간 즐길 줄 아는 자가 승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