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교육 잘 받는 아이들은 이런 말을 듣고 자랍니다.' 라는 글과 댓글들을 보며 다른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 못한 환경의 아이들이 많아요.
하나의 잣대로만 보기엔. 안타까움이 많다.
아이들은 순수하다. 밝다. 방법을 어른만큼 알지 못한다.
어른인데 아이어른인 부모를 만난 아이도 있다.
(부모도 몰라서 그렇다.)
아이는 부모가 세상의 전부다. 주 양육자의 말을 따라야 한다.
선생님 할머니가 이제 그만 들으래요.
응? 왜? 한 달 남았는데? 다음 달에 다른 공부해?
아니요. 그냥 하지 말래요. 할머니가 정했으면 그렇게 해야 해요. 가끔 놀러 와도 되죠?
응. 놀러 와.
무료수업인 방과 후. 교재도 예산이 있어서인지 무료이다. 올해 맡게 된 이 학교에 내가 얼마나 있을지 모르기에 흥미가 떨어진 아이들은 연간계획이 아닌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책으로 교체하며 다양한 수업을 개별로 봐주고 있다.
열심히 하는 모습에서 보람을 많이 느낀다.
다양한 아이들. 방학이면 엄마의 나라로 여행을 다녀온다. ( 개인의 사정을 묻지 않는다. 알게 된다. ) 2-3주 해외가요.
아. 그럼 방학 때는 나오니?
나의 업무는 수업출결체크. 개별학습이다. 아이들은 날씨에 기분이 좌우되는 날이 많다. 추운 날은 추워서 피곤하고 더운 날은 더워서 간식 먹고 늦게 온다. ;;
분위기가 쳐져 보이는 날은 점심식사 토크를 한다.
어른들도 완벽하지 않다. 회사에 가기 싫은 날도 있고 회사가 없으면 힘든 날도 있다.
아이들도 같다. 걸을 때 사람을 자세히 보지 않는 편이다. 갈 길만 보고 간다. 일을 하다 보면 두 딸과 다니다 보면 눈에 들어오는 아이들이 있다.
축 처진 어깨, 괴롭힘 당하는 남자아이.
묻고 싶다. 너 괜찮아?
어렵다. 난전혀 좋은 사람이 아니다. 그렇게 되기엔 피곤하다. 그렇지만 하나님을 알면 알수록 보인다.
슬픔이.
내가 키우는 강아지가 5마리라고 가정해 보자.
3마리가 말을 안 듣고 서로 괴롭히고 장난치는 모습을 보면 어떤가. 속상하고 안타까운 마음일 것이다. 밉고 싫음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이 이 마음과 같더라. 보복운전자, 짜증이 만개한 사람, 잘못을 하고 사과 안 하는 사람.
굳이 나에게 이런 사람들을 왜 만나게 하실까.
슬기야. 이들도 사랑해 줄 수 있니. 이 사람을 위해 기도해 줄 수 있니.
내 가요? 왜요? 모두가 내가 사랑하는 자녀란다.
내 자식이 망나니여도 내자식이기에.
난 신이 아니기에. 잠깐의 기도와 한숨 쉬어내며 견뎌본다. 그리고 잠을 자고 아침을 맞는다.
죽지 않고 살아서 오늘의 햇살을 보니 감사하다.
실은 그제 거의 죽을 듯이 5시간을 끙끙대며 아팠다. 집에서 혼자 진통제 3알을 먹어도 힘들어 거실에 쓰러져 누워있었다. 119를 부를까 말까를 계속고민했다. 심각한 생리통은 내 고질병이다. 전주천다리에서 쓰러져 119를 탄 적이 있다. 기절해서 기억이 나질 않는다. 누가나 좀 119에 태워서 예수병원응급실에서 진통주사 좀 놔주었으면 싶었다. 진통제로도 나아지지 않았다. 그동안 무슨 죄를 지었나. 죄가 될 수도 있겠다 하는 것들도 회개했다. 머 암튼. 죽을 만큼 아프면 별생각이 다 든다. 남자들은 모를 것이다. 나도 내강도를 모르겠더라. 첫째 출산당일 알게 되었다. 진통이 이 정도구나. 3분 간격으로 통증이 오는 출산신호. 무통주사를 두대맞고 순산. 2시간이 채 안되고 출산. 나의 생리통이 더 쎄구나. 이때 알았다.하교후 집에 바로 와달라 연락을 했고 아이들의 안마로 긴장이 풀렸다.
이틀 전 얘기다. 그리고 어제 서울에 왔고 좋은 곳에도 다녀왔다. 아이들은 피곤한지 활짝 웃지 않았지만 재밌다고 하였다. 오늘의 스케줄을 보느라 늦은 새벽잠이 들었는데 벌써 새벽 5시 55분. 눈이 떠졌다. 아이들 케어에 빠삭한 엄마가 아니다. 그렇지만 다른 아이도 잘 컸으면 싶다.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이다. 아이들이 나쁜 어른으로 성장해서 너희와 만나 세상을 살아가야 하기에. 그렇기에 서로 돕고 같이 성장해야 한다. 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좋은 마을이 여야 하지 않은가.
잘살고 못살고 가 아닌, 부자고 가난하고의 이야기가 아니다. 마음이 상한 아이들이 잘 컸으면 싶다. 부자여도 부모의 부재로 마음이 넉넉지 않은 아이들이 있고 이혼가정이어도 밝고 건강한 아이가 있다. 할머니가 키워주셔도 잘 크는 아이가 있고 다문화 아이여도 인싸인 아이가 있다. 시골에 살아도 스마트폰이 없어도 자존감이 높은 아이가 있고 학교에서 난동을 부려도 엄마가 따뜻한 집이 있다. 조금은 믿어주었으면 싶다. 아이들은 실수한다. 어른도 실수한다. 혹여라도 살면서 실수 한번 안 해본이가 있다면 이해 못 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된다.
(하루 2-3시간 다녀가는 방과 후교사이기에 이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학교에서 여러 사람을 상대하며 근무하시는 선생님 마음을 다 헤아릴 순 없으니 비교하지 않길요. 각자의 사정이 다릅니다. ㅠㅠ)
조금으로 세상이 바뀔 순 없다. 그렇지만 그 아이가 성장하는 시기에 오는 가끔의 불안의 시기에 따뜻한 눈빛. 자신의 재능, 장점을 봐주셨던 분이 계셨다고 생각하면서 하루를 잘 견뎌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