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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an 19. 2018

#11 실행력과 여유의 상관관계.

32살 하루 일기

새벽에 잠을 깼다. 깁스를 한 다리가 여간 불편하다. 

당분간 출근을 못하게 됐다. 그 덕에 자연스럽게 아침에 받던 압박이 없어졌다. 

하지만 난 오늘도 새벽에 일어났다. 

정신은 압박에서 벗어났지만 몸이 기억하는 듯했다. 

나는 잠을 한숨 더 자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너무나 바라왔던 것 중 하나가 잠을 푹 자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눈을 붙이고 알람 없이 일어난 시간이 8시.

다시 자기엔 오전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나는 불편한 다리를 바닥에 끌며 주방으로 갔다.

몸이 불편하다고 식욕이 없어지는 건 아니더라. 

간단히 밥을 챙겨 먹고 밥상에 컴퓨터와 일거리를 세팅하고 앉아 오늘 할 일들을 정리했다. 

컴퓨터 세팅을 끝나고 나니 뭔가 엄청난 일을 한 듯싶었다. 

그렇게 이리저리 정신 팔고 있는 사이 벌써 12시...

마치 귀신에 홀린 듯 분명 분주하게 무언가를 하긴 했지만 가시적인 결과물이 하나도 없었다. 


불현듯 한참 바쁘게 일을 할 때가 떠올랐다. 그때는 밥 먹는 시간도 아까워서 꼭 밥을 12시쯤 먹어야 하나 배고플 때 먹으면 안 되는 것인가? 항상 누군가와 함께 먹어야만 하는 것일까? 혼자 먹으면 10분이면 되는데... 등 별별 생각을 다 하며 시간이 나면 꼭 책도 읽고 중간에 스트레칭과 운동도 하고 취미생활도 하고 하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었는데 정작 일보다 쉬는 시간이 더 많은 오늘 나는 그저 시간을 소비하기에만 바빴다. 


시간은 24시간 누구에게나 동등한 시간이다. 하지만 그 시간을 어떻게 활용했냐에 따라 결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결코 시간이 많고 여유로 울 때 무언가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어쩌면 애초에 여유로운 시간이란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여유로운 시간은 내가 만들 때 생기는 것이다. 

나는 오늘 여유로운 시간이 생기면 밀린 책도 읽고 생각 정리도 하고 물론 업무도 더 집중적으로 해야지 하며 마음먹었다. 


하지만 정작 나에게 여유로운 시간은 없었다. 아무것도 안 하고 움직이도 않고 가만히 앉아 있는 순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신기하게 내가 계획한 것들을 시도할 여유로운 시간은 없더라...


결국 여유로운 시간은 정해진 게 아니라 내가 어떻게 마음먹고 실행하냐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 같다. 


실행력. 

스스로 실행하지 못해 받는 스트레스를 줄이는 유일한 방법은 지금 즉시 시작하는 실행력이다. 

결코 여유로운 시간을 만들어하려 하면 안 된다. 

여유로운 시간을 만든 다는 것 자체가 하지 않겠다는 숨겨진 나의 본심을 대변해주는 답변이고 실행하지 못해 얻게 되는 스트레스에 대한 변명일 분이다. 


지금 쓰고 있는 나의 하루 기록도 이따가 여유가 생기면 써야지 하는 마음의 소리를 듣는 순간 아차 싶어서 바로 컴퓨터를 켜고 쓰기 시작했다. 


여유 있으면 한다. 여유 생기만 만나자. 여유가 있어야 할 수 있다. 등등 일상생활에서 흔히들 하는 이 변명 속에 숨겨진 진짜 의미는 그것들을 할 생각이 없다 라고 받아 드려도 될 것이다.


진짜 필요하고 진짜 급한 일이라면 분명 그 일을 위해 여유는 생길 것이다. 즉 여유는 마음가짐 그리고 그것을 하겠다는 실행력이 있을 때 그 일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지금처럼 한 글자씩 적어 내려 가는 이 순간처럼 실행력이 있는 여유를 갖춘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나는 실행력이 있는 여유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 32 하루 일기 중 by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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