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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야 하는 정확한 이유

by 권승호

공부를 왜 해야 하냐고? 하고 싶은 일을 하기 위해서야. 사람이 행복할 때는 언제일까? 하고 싶은 일을 할 때지. 그런데 누구나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어. 실력이 있어야 할 수 있고 시켜주어야만 할 수 있지. 병에 걸린 환자를 치료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해서 남의 병을 치료해 줄 수 없잖아. 실력이 있어야 하고 면허증이 있어야 하지. 의사 면허증을 받기 위해서 의과대학에 입학해야 하고 의과대학에 입학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공부해야 하겠지.

사람이 불행을 느낄 때는 언제일까? 하기 싫은 일을 해야 할 때야. 하기 싫은 일은 하지 않으면 되지 않냐고? 세상은 그렇게 자기 마음대로 살 수 있는 게 아니야. 의식주를 해결하려면 돈이 있어야 하기에 하기 싫은 일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는 슬픔도 크지만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슬픔도 적지 않단다.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게임을 왜 하지 않을까? 재미없기 때문이지. 왜 재미없을까? 모르기 때문이야. 모르면 재미없는 법이거든. 알아야 재미를 느낄 수 있어. 어느 모임에서 사람들이 어떤 소설을 주제로 열심히 토론하고 있는데 자기는 그 소설을 읽지 못해 그 대화에 끼지 못한다면 얼마나 슬플까? 수학 못 하는 아이들에게 수학 시간이 고통인 것과 마찬가지지. 아는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서, 모르는 고통을 느끼지 않기 위해서도 공부해야 하는 거란다. 내일 행복하기 위해서도 공부해야 하지만 오늘 교실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도 공부해야 한다는 이야기야.

공부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부모님께 효도하기 위해서야. 부모님들 대부분은 자녀가 공부 잘하기를 바라시잖아. 자녀가 공부 열심히 할 때 가장 행복해하시잖아. 공부는 나를 위해서 하는 것 맞지만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기 위해서도 해야 하는 거야. 네가 열심히 공부하면 엄마 아빠가 행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면 좋겠어.

너, 이거 아니? 공부는 가진 사람들만의 특권이었다는 사실. 옛날에는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할 수 없었던 사람들 엄청 많았어. 학교 가는 사람을 부러워하는 사람 많았었지. 지금도 후진국에는 공부하고 싶어도 공부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아이들이 많아. 자기에게 주어진 공부할 수 있는 특권을 가볍게 여기지 않으면 좋겠어. 공부할 수 있는 지금을 축복의 시간으로 생각하면 참 좋겠어.

공부하면 삶이 달라지는 것도 공부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란다. 공부하게 되면 볼 수 있는 게 많아지고 들을 수 있는 게 많아지며 말할 수 있는 게 많아지지. 생각할 수 있는 게 많아지고 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지며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단다. 삶이 풍요로워진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

<청소년 고민 상담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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