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씩 버스를 타고서 출퇴근을 하는데
직접 운전할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
또, 핸들 잡았을 땐 어떤 생각도 떠오르지 않지만
버스에 앉아서는 이런저런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차창 밖의 모습이나 승객들의 모습 속에서 뭔가를 깨닫기도 한다.
운전하면서는 보지 못하였던 것을 보게 되고
운전하면서는 생각하지 못하였던 것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운전하면서 10년 넘게 다녔던 길에서
그동안 보지 못하였던 것들을 볼 수 있었음은 기쁨이다.
더디 가는 것이 오히려
빨리 가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깨달음도 찾아온다.
어느 날인가는 아예 걸어보았다.
빠른 걸음으로 1시간 10분 걸렸는데,
속옷이 완전히 젖을 정도로 운동이 되었고
버스를 타고 가면서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것들이
뚜렷하게 눈에 들어왔다.
늘 다니던 길에서 여행의 재미를 만난 것이다.
손해 될 것 같았던 더디 가기가
적잖은 이익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유명 철학자의 가르침보다 큰 가르침이었다.
낑낑대는 일,
꼼꼼하게 살피는 일,
이렇게 저렇게 생각해 보면서 머리 쥐어짜는 일을
시간 낭비라 이야기하는 사람이 많은데
결코 아니다.
얕은 불에 오래 삶아야 제대로 된 맛을 낼 수 있는 것처럼
공부 역시 오랜 시간 깊이 생각하고 고민하여야만
진정한 지식을 쌓을 수 있다.
깊이 생각하고 낑낑대는 것만큼 중요한 공부 방법은 없다.
땀 흘림 없이 근육 키울 수 없고
헉헉거림 없이 지구력 키울 수 없는 것처럼
시행착오 없이 가는 길에서는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
머리 쥐어짜지 않고, 머리 쥐 나지 않고, 힘들지 않고,
고통스럽지 않고, 괴로워하지 않고, 미로 속에서 헤매보지 않고
공부 잘하는 것 절대 불가능하다.
시간 많이 걸린다고, 힘들다고, 짜증 난다고
불가능할 것이라 이야기하지 말고
그 상황 견디고
가능하면 즐길 수 있어야 발전 가능하다.
키가 크려면 뼈마디 아파야 하고
아이를 낳으려면 온몸이 고통스러워야 한다.
쉽게 얻을 수 있는 것은 없다는 사실 알아야 하고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어버리지만
어렵게 얻은 것은 오래 간직된다는 평범한 진리
날마다 되새김질할 수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