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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휘력

교훈(校訓)

by 권승호


학교에는 ‘교훈’이라는 게 있고

교훈은 학교마다 제각각 다르다는 사실, 알고 있지?

교훈이 뭐냐고?

‘학교 교(校)’ ‘가르칠 훈(訓)’으로

학교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르침이라는 의미야.

학교의 교육 이념이나 목표를

간단하고 명료하게 나타낸 표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아.

‘행동이나 생활에 지침이 될 만한 가르침’ 아니냐고?

아! 그래. 그런 뜻의 ‘교훈’이라는 단어가 있고

그 ‘교훈’이 더 많이 쓰이긴 하는데

그때의 교훈은 ‘가르칠 교(敎)’ ‘가르칠 훈(訓)’이란다.

사람들에게 중요한 것을 가르친다는 뜻이지.

“우리 학교의 교훈은 자립 단결 봉사다.”

에서의 교훈은 ‘학교 교(校)’ ‘가르칠 훈(訓)’이고

“독서를 통하여 즐거움과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에서의 교훈은 ‘가르칠 교(敎)’ ‘가르칠 훈(訓)’인 거야.

이렇게 음은 같지만 의미는 다른 단어를

‘같을 동(同)’ ‘소리 음(音)’ ‘다를 이(異)’ ‘뜻 의(義)’를 써서

동음이의어(同音異義語)라고 하는 거란다.


‘학급 급(級)’을 쓴 ‘급훈’은 학급에서 목표로 내세운 가르침이고

‘집 가(家)’를 쓴 ‘가훈’은 집안의 가르침이야.

조상 대대로 그 집안의 자손들에게

도덕적인 실천 기준으로 가르치는 교훈이 가훈인 것이지.

‘훈몽자회’라는 책이 있었단다.

최세진이라는 사람이 만든 책인데

1527년, 중종 때 어린이들의 한자 학습을 위해 만든 책이야.

‘가르칠 훈(訓)’ ‘어리석을 몽(蒙)’ ‘글자 자(字)’ ‘모을 회(會)’로

어리석은 아이들을 가르치기 위해 모아놓은 글자라는 의미였어.

죽은 사람이 생전에 남긴 가르침은

‘남길 유(遺)’의 유훈이고

교훈이 되는 말이나 가르치는 말은 ‘말할 화(話)’의 훈화야.

‘좌우명’이라는 말 들어보았니?

늘 생각하면서 가르침으로 삼는 말이나 문구를 말하는데

‘앉을 좌(座)’ ‘오른 우(右)’ ‘새길 명(銘)’으로

앉은자리의 오른쪽에 새겨놓은 글이라는 뜻이야.

중국의 어떤 학자가,

앉은 자리의 오른쪽에 교훈이 될 좋은 글을 새겨 놓고

늘 읽으면서 교훈으로 삼은 데에서 비롯된 말이라고 해.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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