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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부모교육

알묘조장

서두르면 망한다

by 권승호

욕심대로 되지 않는 게 세상사 아니던가?

욕심부리다 오히려 일 망쳐버린 경험 정말 없는가?

그런데 왜 욕심을 부리는가?

왜 '빨리빨리'를 외쳐대는가?


옛날 아주 옛날 중국 송(宋) 나라에

자신이 심은 모종의 성장이 더딘 것을 걱정하여

하루에도 몇 번씩 밭에 나가 싹이 빨리 자라지 않음을 안타까워하다가

빨리 키우게 하고 싶다는 욕심으로

기어이 모종을 잡아당긴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자랑스러운 듯

"오늘은 정말 피곤하다. 곡식이 자라도록 도와주었기 때문이다"

라고 이야기하였다.

아들이 놀라 밭으로 달려갔을 때 모종은 이미 다 말라죽어 있었다.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억지로 기르려 하면 도리어 해를 초래한다.

그것은 어떤 노력도 하지 않고 있는 것보다 나쁜 결과가 된다."

공자의 말인데, 호연지기를 이야기하면서

어서 자라게 하려고 억지로 돕는 일은

도리어 나쁜 결과를 가져온다는 의도로 한 말이었을 것이다.

시간이 필요하다.

농사일에만, 생명 탄생시키는 데에만 시간 필요한 게 아니라

밥하고 찌개 끓이는 데에만 시간 필요한 게 아니라

공부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빨리 얻는 것은 빨리 잃어버리는 것이 세상 이치이듯

빨리 습득한 지식과 지혜도 빨리 사라지는 게 세상 이치다.

욕속부달(欲速不達)이라 하였다.

빨리 하고자 하면 도달하지 못한다.

서두르지 말자.

서두른다고 될 일 아니다.

알묘조장(揠苗助長)의 주인공

대한민국의 학부모 중에 많아도 너무 많다.

서두르는 것은 어리석음이다.

학문에 지름길이 있으리라 착각하여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는 것은

빨리 자라도록 하기 위한 욕심으로 뿌리를 잡고서 뽑아 올리는

바보짓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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