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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휘력

충전(充電, 充塡)

by 권승호

‘충전’이라는 말은 전기를 채운다는 말이니까

잉크를 충전한다는 표현은 잘못된 것 아니냐고?

그렇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단다.

전기를 채운다는 ‘충전’도 있지만

빈 공간이나 빠진 곳을 채운다는 ‘충전’도 있기 때문이지.

‘전기 충전’도 옳고 ‘잉크 충전’도 옳다는 이야기야.

한자로는 다르기 때문에 동음이의어라 할 수 있지.


‘충’은 ‘채울 충(充)’이다. 그리고

‘배터리 충전’이나 ‘전기충전’에서의 ‘전’은 ‘전기 전(電)’이고

‘잉크충전’ ‘카드충전’에서의 ‘전’은 ‘메울 전(塡)’이다.

그러니까, 부족한 전기를 채우는 일은 ‘전기 전(電)’의 충전이고

부족한 잉크를 채우는 일은 ‘메울 전(塡)’의 충전인 거야.

빠진 곳이나 빈 공간을 채울 때에는

‘메울 전(塡)’을 쓴 충전(充塡)이라고 이해하면 돼.

‘가스 충전’ ‘카드 충전’ 모두 ‘메울 전(塡)’의 충전이란다.

‘메울 전(塡)’이라 했어.

부족이나 결손을 보충하여 채움은

‘보충할 보(補)’의 보전(補塡)이고

총이나 포에 탄환이나 탄약을 넣음은

‘차릴 장(裝)’의 장전(裝塡)이야.

‘재충전’은 뭘까?

‘다시 재(再)’로 다시 채운다는 의미야.

피로한 몸이나 마음을 쉬게 하여

힘이나 의욕이 다시 생기게 하는 일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지.

그런데 이때의 ‘전’은 ‘메울 전(塡)’이 아니라 ‘전기 전(電)’이란다.

왜 ‘전기 전(電)’을 쓰는지는 스스로 생각해 주면 좋겠어.

‘충’은 ‘찰 충(充)’ ‘채울 충(充)’이라고 했어.

모자라는 것을 보태어 채우는 일을 보충이라 하는데

‘기울 보(補)’ ‘채울 충(充)’이야.

‘보충 수업’ ‘보충 학습’ ‘보충 질문’ 등에 쓰이지.

인원을 더 뽑아 채움은 ‘사람 원(員)’의 충원이고

늘이고 넓혀 충실하게 하는 일은 ‘넓힐 확(擴)’의 확충이며

모자라는 것을 보충하여 메우는 일은 ‘당할 당(當)’의 충당이야.

‘한우충동’이라는 말 들어보았니?

‘땀 한(汗)’ ‘소 우(牛)’ ‘채울 충(充)’ ‘용마루 동(棟)’인데.

소에 실으면 소가 땀을 흘릴 만큼 많고

방에 쌓으면 용마루에 닿을 만큼 많다는 의미란다.

무엇이 많다는 이야기냐고?

책이 많다는 이야기야.

책이 엄청 많음을 이야기할 때 쓰는 표현이지.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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