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꼴찌였는데 수능 다섯 문제 틀렸다고?(3)

by 권승호

지난해 집에서 독학 재수를 하면서 방에 컴퓨터가 있어서 자꾸 들여다보게 된 것이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집 앞에 있는 인후도서관에 다니면서 공부했는데, 이것은 정말로 좋은 선택이었습니다. 집이 아닌 도서관에서 공부하였기에 올해 제가 원하는 성적을 얻을 수 있었고 이 지긋지긋한 고등학교 공부에서 드디어 해방될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나 봅니다. 제가 이 자리에 나와서 꼭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누군가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노력하면 된다는, 포기하지 않으면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싶은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저와 같이 못난 사람은 없겠지만 비슷한 사람은 있을 것이고 그런 후배님들에게 힘을 주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공부를 못하시는 후배님들. 저를 보고 힘을 내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이제부터 제가 생각하는 바람직한 공부법에 대해 제 경험을 바탕으로 이야기하겠습니다.

조는 아이는 몇 명 있었지만, 떠드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다. 그리고 상당수의 아이는 뭔가를 적고 있었다. 지난번 만났을 때, 선생님의 학습법이 공부의 바탕이 되었고, 또 졸업식 때에 내가 졸업 선물로 준 스캇펙 박사의 『끝나지 않는 길』이라는 책을 틈틈이 읽으면서 힘을 얻었다는 말이 스치는 순간 콧등이 시큰해졌다. 저렇게 멋진 청년으로 성장하는데 내가 조금의 역할을 했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첫째는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잠을 많이 자라는 것입니다.

아니, 이럴 수가! 내가 그렇게 강조했던 말을 하다니. 그것도 첫 번째로. 아니, 그러면 저 청년을 저렇게 멋지게 만든 사람이 나인 게 분명하잖아. 조금이 아니라 많은 역할을 한 것이잖아. 눈물이 나왔다. 가슴이 뛰었다. 아이들이 나를 쳐다보며 웃었다. ‘선생님이 저렇게 말하라고 시킨 것 맞지요?’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나도 모르게 ‘고맙다. 현우야!’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밤에 공부하고 낮에 조는 것은 바보들이나 하는 짓입니다. 저는 아중리에 사는데 야자를 하고 집에 가면 11시였고, 아침 6시 50분에 스쿨버스를 타야 했는데 이 일이 정말 너무너무 힘들었습니다. 저는 군대도 갔다 왔습니다. ‘진짜 사나이’라는 TV 프로그램을 보시는지 모르겠는데, 거기에도 나왔던 수방사에서 근무했습니다. 그런데 솔직히 군대보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것이 더 힘들었다고 생각하는데, 가장 큰 이유는 잠 못 자는 것 때문입니다.

11시에 도착하면 바로 씻고 자면 되는데, 그게 참 쉽지 않았습니다. 요즘 학생들은 집에 가면 뭘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컴퓨터 하거나 스마트폰 만지거나 할 것 같은데, 그러다 보면 1시, 2시 금방 되지요? 이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공부를 잘하고 싶으면 이런 것들을 바로잡아야 합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는 7시간 이상 잠을 못 잔 다음 날에는 공부가 잘되지 않았습니다. 혹시 집에 가서 밤늦게까지 공부하는 학생들이 있습니까? 수능 준비는 하루 이틀 하는 것 아니기에, 생활 리듬을 고려하여 가능하면 밤에 잠을 충분히 자고 낮에 열심히 공부하는 것을 추천하고 싶습니다.

둘째는 중독되는 것을 없애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는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백지상태에서 공부를 시작하였지만 그래도 이 정도의 성적표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공부를 꾸준히 하였기 때문입니다. 그러려면 뭔가 중독된 것이 없어야 합니다. 중독된 것 있으면 공부할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이 정말로 꼭 필요합니까? 저는 스마트폰을 수능 끝나고서 샀습니다. 그리고 제 방에 있던 컴퓨터, 저도 모르게 새벽까지 디씨를 하거나, 키보드 배틀을 하거나 했는데,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서 컴퓨터를 다른 방으로 옮겨버렸습니다. 제 친구 중에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친구들이 있는데, 매일 스마트폰 만지고 PC방 가서 게임하고 그러다가 실패하는 것을 자주 보았습니다. 저는 중독되는 것을 피하려고 나름대로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온라인 축구 게임인 피파를 그만두는 것은 상당히 괴로웠는데, 그래도 저는 끊는 데 성공했습니다. 끊지 못했다면 지금 이 자리에 있지 못할 확률 100%입니다. 유혹되는 것이 있으면 눈앞에서 없애버리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공부도 에너지가 엄청나게 필요한 일인데, 유혹되는 것을 눈앞에 두고 유혹과 싸우면서 에너지를 낭비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여러분들은 학교에서 야자까지 하게 되니까 스마트폰만 없애면 공부하는 데 방해되는 것이 거의 없으리라 생각됩니다. 물론 PC방에 가면 안 되지요. 인터넷 강의를 듣고 싶으면 강의만 들을 수 있는 피엠피도 있습니다. 저는 노트북이 있음에도 피엠피를 사서 그것으로 인터넷 강의를 들었습니다. 성적을 올리고 싶다면 중독되는 것을 없애야 합니다. 여러분들 스스로 중독되는 것들을 끊어내야 합니다.

목이 말라서인지 여유를 갖기 위해서인지 현우는 단상 위의 물병을 다시 한번 입으로 가져갔다.

셋째는 학원은 안 가는 것이 좋다는 것입니다. 저는 2년 동안 독학했는데, 인터넷 강의는 들었지만, 학원은 한 번도 가지 않았습니다. 돈이 아까웠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비효율적이라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자율학습을 하면 나한테 필요한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데, 왜 남이 정해놓은 수업을 들어야 하는가?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지금 학교에서 수업을 충분히 듣지 않습니까? 남은 시간에는 자율학습을 하면서 스스로 실력 올릴 것을 추천합니다. 효율성 면에서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자율학습입니다. 이왕이면 학교에서 하는 야간 자율학습을 충실히 따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동할 필요 없이 밥 먹고 바로 자율학습을 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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