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꼴찌였는데 수능 다섯 문제 틀렸다고?(5)

by 권승호

지금 자신의 점수가 5등급인데 가능하겠냐고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은데, 저도 처음에 70점 정도였으니 요즘 등급으로 하면 거의 5등급이었습니다. 평가원 기출문제 두 번만 풀면 어지간하면 1등급이나 그 근처 점수가 나옵니다. 기출문제를 풀 때 한 가지 방법을 드리자면 도저히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있으면 선생님께 질문하고, 그래도 이해가 안 가는 경우가 있으면 그 한 문제를 잡고 시간을 많이 쓰기보다는 그냥 넘어가십시오. 어차피 기출은 두 번 이상은 돌려야 합니다. 두 번째 볼 때 쉽게 이해될 수도 있고, 다른 관점에서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기출 먼저 하고 EBS를 풀어야 하는데, 다 풀 수 있으면 좋습니다. 저 같은 경우는 시간이 없어서 시중에 나온 EBS 내용 정리해 놓은 교재로 했습니다.

고개를 끄덕이고 있는 나를 발견하였다. 공감을 넘어서 ‘아하! 그렇구나’를 중얼거리고 있었다. 선생보다 더 간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수험생이고, 그래서 선생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들을 수험생은 생각할 수도 있다고 생각하였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는 말도 머릿속을 맴돌았다.

화법은 따로 공부할 필요 없이 지금 있는 평가원 기출문제만 여러 번 풀어보면 충분할 것 같습니다. EBS 교재에도 화법 문제가 있으니 그것까지 풀면 틀릴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 문법은 학교에서 충분히 정리해 줄 것이니 그것으로 하면 충분할 것 같고, 부득이하게 학교 수업을 듣지 못한 학생들에게만 인강으로 학습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딱 한 번만 듣는 게 좋습니다. 요새 난도가 올라가서 저도 풀면서 당황했던 기억이 납니다. 문법은 암기 부분이라서 기본을 익힌 다음 복습을 꼭 해주어야 합니다.

기출 두 번 풀고, EBS도 풀고, 화법, 문법까지 정리하고 나면 만점을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평가원에서 누구나 만점을 받을까 봐 걱정되어서 그러는지 수능에는 엄청난 난도의 과학 지문이 하나씩 꼭 나옵니다. 6월과 9월 모의고사 때는 이런 난도의 지문이 안 나오는데……. 그래서 ‘올해는 혹시 안 나오겠지’라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항상 6월과 9월에 안 나오다가 수능 날 꼭 한 지문씩 나옵니다. 올해는 전향력에 관련된 지문이었는데, 저는 지난해에 나온 삼투압 관련된 지문은 다 맞췄지만, 올해 전향력 지문은 한 문제 틀렸습니다. 평소에 잘 훈련해 두셨다가 수능 날에는 이 과학 지문을 마지막에 풀면 좋습니다. 이 과학 지문을 붙잡고 오래 있다가 시간이 부족했다는 사람들 많이 보았습니다. 국어는 인강에 의존해서는 안 됩니다. 문법이나 개념어 강의는 몰라도 특히 비문학은 혼자서 계속 풀어봐야 합니다. 내가 모르는 부분을 강의에서 짚어줄 확률이 적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고민하고 해결하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기 때문입니다. 시 같은 경우는 저도 감이 안 올 때 인강을 듣기는 했지만, 조금만 듣고 혼자서 해야 합니다. 그리고 평가원 기출과 EBS 연계 교재 외에 다른 교재는 공부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교육청 기출도 평가원과는 조금 다른 것 같았습니다. 저는 독학을 했음에도 시간이 없어서 EBS도 다 못하고 들어갔습니다. 다른 과목도 해야 하기에 핵심적인 내용만 먼저 공부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면, 개념어 정리는 시간 끌면 안 되고, 한 3일에서 최대한 일주일 안에 끝내면 좋고, 다음으로 평가원 기출 두 번 풀고, 여기까지 하면 거의 1등급 근처로 갑니다. 그러고 나서 EBS 연계 교재까지 풀고 수능시험 보면 1등급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문법은 따로 준비해야 합니다.

부끄러움이 회오리바람처럼 나를 감쌌다. 겉으로는 애써 미소 지었지만 25년 이상 국어 선생을 한 나보다 낫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명색이 국어 선생인 나도 모르는 방법을 저렇게 자신 있게 이야기하다니…….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다는 말은 이런 경우에 쓰는 말일 것이라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었다. 나는 자습서에 나와 있는 지문의 내용을 설명해 주거나, 몇 년 전에 암기해 놓은, 어쩌면 수능시험과는 관계도 없는 어쭙잖은 지식을 장황하게 설명하거나, 어휘의 의미를 알려주거나, 문제를 분석해서 정답이 무엇임을 알려줄 뿐인데, 이 제자는 구체적으로 국어를 어떻게 공부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가에 대해서 학생들이 고개를 끄덕일 만큼 설득력 있게 설명해주고 있었다. 나를 대신하여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이 아이들에게 더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렇게 설명해 줄 능력이 없음을 인정해야만 했던 나는 뒷좌석으로 가서 고개를 숙였다.

다음은 수학입니다. 저는 문과라서 이과 수학은 잘 모르겠습니다. 수학은 제가 처음에 거의 0점에서 시작했는데, 올해 92점이 나왔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먼저 개념 잡고 평가원 기출 돌리면 됩니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수학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던 저 같은 상황에 있는 학생이라면 우선 인강으로라도 개념을 공부해야 합니다. 그런데 개념 공부를 오래 하면 안 됩니다. 320일밖에 안 남았기 때문에 인강으로 하든 선생님 수업을 듣든 개념 전 범위를 최대한 빨리 훑어보고 바로 평가원 기출문제를 푸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참고로 수학 잘하지 못하는 학생은 『수학의 정석』으로 독학하는, 그런 건 하지 마십시오. 제가 해봐서 아는데, 그건 정말 아닙니다. 차라리 인강을 들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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