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 잘해서 나쁠 리 없다는 것 분명하다.
문제는, 영어 공부 때문에,
영어 공부에 시간과 에너지를 빼앗겨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한다는 점,
잃지 말아야 할 것을 잃게 된다는 점이다.
영어만 잘해서는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고
삶의 질이 높아지거나 더 많이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
반드시 알아야 한다.
어떤 분야에서든 영어 실력 부족할지라도
자신이 일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 갖추면 박수받을 수 있지만
영어 실력만으로 박수받는 경우는 드물다는 사실까지 알아야 한다.
영어만 잘하는 것은 의미 없다는 말이다.
영어조기교육을 반대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사고력 저하다.
영어 단어를 암기하고 문법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적지 않은 시간 투자가 필요한데, 그러다 보면
독서를 못 하게 되고, 혼자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없게 되며,
친구 선배 부모들과 대화하는 시간 가질 수 없게 되어
사고력을 향상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된다.
시간은 무한 자원이 아닌 한정된 자원인데
영어 실력 조금 키우겠다는 욕심으로 영어 공부에 시간을 쏟아버리면
사고력 창의력 키울 시간 갖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얻는 것만 보지 말고 잃는 것도 볼 수 있어야 현명함이다.
옛 어른들은 문리(文理)가 터져야 공부 잘할 수 있다 하였는데
문리는 글의 뜻이나 사물의 이치를 깨달아 아는 힘이다.
문리(文理) 터짐은 나이에 비례한다.
초등학생의 영어 공부를 손으로 땅파기라 하면
중학생 때의 공부는 삽으로 땅파기이고
대학생 때의 공부는 굴삭기로 땅파기라 할 수 있다.
대학 입학 후에 배우기 시작한 독일어 중국어를
2, 3년 만에 잘 구사하는 독일어과 중국어과에 대학생들을 보거나
한국에 온 지 2, 3년인데 한국말 유창하게 하는 외국인들을 보면
확인할 수 있지 아니한가?
스페인 여행 중 만나 가이드는
스페인어 실력 쌓은 후 스페인에 와서 여행가이드 한 것 아니라,
26살 때에 스페인어 한마디도 못 한 상태로 스페인에 와서
스페인어 3, 4개월 배우고 여행가이드 하기 시작하였다고 하였다.
필요가 발명의 어머니인 것처럼 필요가 공부의 어머니이다.
우리말도 제대로 못 하는 아이들이
영어를 배운답시고 책상 앞에 앉아있다.
얼마나 고통스럽고 얼마나 공부가 밉겠는가?
부모는 부모 대로 사교육비 때문에 또 얼마나 괴로운가?
또, 전국 학원에 있는 원어민들에게 지급되는 돈은
국가 경제에 얼마나 큰 부담인가?
하지 않아도 되는 일 아니, 해서는 안 되는 일,
이익보다 손해가 훨씬 큰일을 하느라 힘들어하는
아이들, 학부모들이 많이 안쓰럽다.
남들이 장에 간다고 지게 지고 따라가지 말아야 하고
모두가 ‘예’한다고 할지라도, 아니라고 생각되면 과감하게
‘아니요’를 외칠 수 있어야 한다.
영어 조기교육,
알고 보면 참으로 소가 웃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