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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어휘력

보청기(補聽器)

by 권승호

나이가 먹으면 신체 기능에 문제가 많이 생긴다는 것 알지?

손, 발, 다리, 허리, 무릎, 어깨가 아플 뿐 아니라

근육도 사라지고 시력도 나빠지며 청력에도 문제가 생기지.

할아버지 할머니들 중에

소리가 잘 들리지 않은 사람이 적지 않은데

잘 들리지 않는 귀의 청력을 보강하기 위해

귀에 끼우는 기구를 보청기(補聽器)라고 해.

‘도울 보(補)’ ‘들을 청(聽)’ ‘기구 기(器)’로

듣는 일을 도와주는 기구라는 뜻이지.

젖먹이에게 걸음을 익히게 하려고 태우는

바퀴 달린 기구를 보행기라 하는데

이때의 ‘보’도 ‘도울 보(補)’냐고?

아니야. ‘걸음 보(步)’야. 그리고 ‘다닐 행(行)’이지.

걸어 다니는 연습을 하는 기구라는 뜻이란다.

‘도울 보(補)’라 했어.

건강을 도와주는 약이라 해서 보약(補藥)이고,

보태고 채워서 더 튼튼하게 만든다 해서 보강(補强)이며,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완전하게 한다 해서 보완(補完)이야.

‘보(補)’는 ‘깁다’ ‘고치다’ ‘보수하다’는 의미로도 쓰이는데

모자라는 것을 보태어 채운다는 ‘채울 충(充)’의 보충,

낡은 것을 보충하여 고친다는 ‘수리할 수(修)’의 보수,

일반 교과 과목의 학습 기초가 부족한 학생에게

보충으로 실시하는 수업인 보충수업 등이 그것이야.

피부에 촉촉한 기운을 더해주는 일을 보습이라 하는데

‘축축할 습(濕)’으로 축축하도록 도와준다는 의미야.

바늘은 실이 있어야 하고 휴대전화는 충전기가 있어야 하지?

이처럼 두 가지가 동시에 있을 때 효용이 증가하는 물건을

보완재라 하는데 ‘완전할 완(完)’ ‘물건 재(財)’로

도와서 완전하게 만들어주는 물건이라는 의미야.

탁구공과 탁구 라켓도 보완재라 할 수 있지.

‘들을 청(聽)’이라 했어.

몸 안에서 나는 소리를 들어서 진찰하는 의료 기구는

‘들을 청(聽)’ ‘진찰할 진(診)’의 청진기고

텔레비전 방송 프로그램을 보고 듣는 사람은

‘볼 시(視)’ ‘들을 청(聽)’ ‘사람 자(者)’의 시청자야.

남의 말을 귀 기울여 주의 깊게 들음을 경청이라 하는데

‘기울 경(傾)’으로 ‘들을 청(聽)’으로

귀를 기울여 듣는다는 의미란다.

말을 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말을 잘 들어주는 경청이 훨씬 중요하다는 사실, 알고 있지?

<아빠! 이 말이 무슨 뜻이에요?>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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