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가 엄마보다 아이들을 더 따뜻하게 보듬는 이유는
그 나이엔 철들지 않아 어리석게 행동한다는 사실을
할머니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두 살 아이가 대소변 가리지 못하고 일 당연한 것처럼
중·고등학생들은 아직 철들지 않았기에 놀기 좋아하고
버릇없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사실을 할머니는 깨달았기 때문이다.
야단친다 해서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 알기 때문이고,
모든 것은 시간이 해결해 준다는 사실
자녀나 주변의 아이들을 통해 많이 경험하였기 때문이다.
스포츠에서도
억압과 통제로 지도받은 경우보다
부드러움과 자율로 지도받아 좋은 결과를 내는 경우가 훨씬 많다.
신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하면 좋은 결과 낼 수 있지만
억압과 통제로는 주눅 들고 긴장되고 자신감 상실하여
제대로 된 실력 발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즐거운 마음이 공부 효율성 높여준다는 사실 알면 좋겠고
마음이 실력 향상을 좌우한다는 사실,
즐거운 마음이어야 공부 잘할 수 있다는 사실 알면 좋겠으며
체벌과 얼차려는 불가피하다는 생각 버리면 좋겠다.
자율과 부드러움이 우리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자율과 부드러움이 공부의 효율성을 높여주기 때문이다.
‘해님과 바람의 내기’라는 우화를 생각해 본다.
바람이 이길 것으로 예측하였지만 결과는
해님의 승리였다는 사실,
생각하고 또 생각해 본다.
철부지 교사 시절엔 정말로 열심히(?) 지도하였었다.
인간은 자극을 받아야 발전할 수 있고
그 자극으로 회초리만 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였었다.
공부를 소홀히 하는 것을 죄라 생각하여
손바닥 아프게 만들었고 종아리에 생채기를 내기도 하였다.
언어폭력은 폭력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학생들의 작은 잘못이나 실수에도
폭언으로 몸과 마음에 상처 주기가 일상이었다.
회초리를 맞고 욕을 먹은 아이들이
조용해지고 다소곳하게 책상 앞에 앉아있는 모습을 보면서
스스로 능력 있는 교사라 생각하며 대견해하기도 하였다.
책상 앞에 조용히 앉아있기만 하면
지식은 저절로 쌓이게 되는 것으로 생각하였던 것이다.
지금은 부끄럽기 그지없는데
그때는 왜 뿌듯함이고 자랑스러움이었는지.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 에서 발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