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에게 물 먹일 능력을 지닌 선생 없는데 1

by 권승호

공부의 주체를 선생이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잘 가르치는 선생에게 배우게 되면

실력이 더 많이 그리고 더 빠르게 향상되리라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아도 너무 많다.

같은 교실에서, 같은 선생님에게, 같은 시간 배웠음에도

실력은 제각각이라는 사실을 왜 깨닫지 못하는 것인지?


“이왕이면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배우는 것이 낫잖아요.”

라며 볼멘소리 하는 사람 많은데

이 말에 절대 동의할 수 없는 이유는

잘 가르치는 선생님 있고 못 가르치는 선생님 있는 것은 맞지만

잘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배운다고 하여

많이 알게 되고, 잘 알게 되는 것 아님을 자주 확인하였기 때문이고

못 가르치는 선생님에게 배웠다고 하여

실력이 보잘것없는 경우 보지 못하였기 때문이다.

예쁨도 미움도 자기 하기 나름인 것처럼

공부 잘하고 못하고도 학생 하기 나름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의 어떤 대학에서 같은 수준의 학생들을 두 개 반으로 나누어

한 반은 잘 가르친다는 유명 교수에게 배우도록 하였고

한 반은 가르친 경험 거의 없는 젊은 조교에게 배우도록 하였단다.

그리고 한 학기가 지난 다음에 시험을 치렀는데

잘 가르치는 교수에게 배운 반 학생들의 성적이

조교에게 지도받은 반 학생들의 성적보다 훨씬 나빴단다.

잘 가르치는 교수에게 배운 반의 학생들은

‘교수님이 잘 가르쳐주니까 나는 교수님 강의 듣기만 하면 돼’

라고 생각하였고,

교육 경력이 짧은 조교의 지도를 받은 반의 학생들은

‘조교에게 배울 것 별로 없을 거야. 그것으론 부족해.

어쩌면 조교가 가르친 것이 옳지 않을 수 있어.

조교만 믿다간 낭패당할 수 있어’

라는 생각으로 열심히 탐구하고 토의 학습하였기 때문이었으리라.

실력 있다고 소문난 A선생님에게 배운 반이나

실력 없다고 소문난 B선생님에게 배운 반이나

성적에 차이가 없음을 자주 확인하곤 하였다.

어느 해에는 A선생님께 배운 반의 성적이 좋았고

어느 해에는 B선생님께 배운 반의 성적이 좋았음도 확인하였다.

실력 있다고 소문난 A선생님이 가르친 반의 성적이

실력 없다고 소문난 B선생님에게 배운 반의 성적보다

나쁜 경우도 적지 않았다.

교사 실력과 학생 성적 사이에는 어떤 공식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배운다고 알게 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잘 배운다고 잘 알게 되는 것 아니다.

정말로 실력을 쌓게 하고 싶다면

많이 배우라 하지 말고

스스로 열심히 읽고 이해하고 생각할 수 있는 시간,

고민할 수 있는 시간 많이 가지도록 하여야 한다.

<학부모님께 보내는 가정통신문>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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