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장교를 꿈꾸던 시골소녀는, 수술실 간호사로
왜! 첫 시작으로 수술실을 선택하게 되었는지 먼저 연어처럼 거슬러 올라가 볼까 한다.
2011년, 장교를 꿈꾸던 고3 소녀는 세상이 험하다며 만류하시는 할머니 손에 이끌려 간호학과에 입학하게 되고, 군인의 꿈을 포기 못한 소녀는 몰래 간호장교를 준비한다.
하지만, 이 또한 가족들의 반대에 무산되며 간호사를 해야 한다면, 고향을 떠나 상경하여 대학병원 간호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며, 시골소녀의 상경 스토리가 시작된다.
간호사는 모두들 일상적으로 가장 많이 접하는 병동 간호사, 외래 간호사 외에도 욕창 간호사, 중환자실 간호사, 외상 간호사, 수술실 간호사 등등.. 여러 종류의 분야가 있다.
그중, 수술실을 선택하게 된 건 대학실습 때 수술실을 돌며, 두개골을 톱으로 갈라 뇌를 직접 만지고, 가슴을 열어 뛰는 심장을 직접 실로 꿰매고, 산모의 배를 가른 후 울려 퍼지는 생명의 경이로움 등이 내겐 흥미로움을 넘어서 신비롭게 느껴졌다.
저렇게 두개골를 열었다 다시 봉합하여, 인공호흡기가 떼어지고 마취가 깨면 다시 숨을 쉬며 움직이는 환자들을 보며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운 좋게, 안양의 한 대학병원에 입사하게 되었고, 간호사는 직접적인 간호만 제공하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우리는 정맥주사도 못 잡는 간호사였으니까 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일은 10개가 넘는 외과들의 모든 수술의 과정을 이해하고, 기구를 익혀, 교수님과 손 맞춰 기구를 전달해 주고 수많은 돌발 상황에 맞는 재료와 물품을 어시스트하는 것이었다.
한과에 교수님이 적어도 3분 이상, 한 분당 5-6종류의 수술을 소화하시니, 내 머릿속에 익혀야 할 수술의 개수는 100가지는 족히 넘었다.
수술 전, 후 간호를 제공하는 대신에 내게 주어진 수술과 순서를 완벽하게 이해하고, 필요한 수많은 장비들을 다룰 줄 알아야 했으며, contamination 즉, "오염"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했다.
모든 수술에 들어가기 전엔 스크럽브러시를 이용해 5분 이상 손 닦는 방법이 따로 있다는 걸 알고 있었는가?
그 '오염'주의에 혼나기도 많이 혼났고, 개념을 확립하는데 오래 걸리기도 했다.
한 과를 돌 때마다 각 교수님에 맞는 프러시저와 기구, 순서를 정리해야 했고, 정신없이 그를 몸에 익히다 보니 정말 눈 깜짝할 사이에 내 첫 사회생활은 어느덧 4년 차에 접어들고 있었다.
cctv 없는 수술실에서 어떻게 수술이 진행되고,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궁금하지 않은가?
다음 편에 기억에 남는 몇몇 일화를 이야기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