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것도 그냥 지나치지 말기를.
정규수술도 채 끝나지 않은 3pm쯤 정형외과의 절단수술이 응급으로 들어왔다.
40대 남짓한 남자 환자분은 기저질환으로 당뇨를 앓고 계셨고, 단체 모임으로 낚시를 갔다 잡은 새우로 끓인 라면을 먹고 '패혈증성쇼크'로 정신을 잃고 오신 것이다
함께 먹었다는 사람은 20여 명, 왜 이분만 정신을 잃었을까?
아마, 당뇨가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며, 비만, 흡연 등 부수적인 이유들로 면역력이 남들에 비해 떨어져 있었을 것이다.
병명, '패혈증' 참... 무서운 병이다.
해산물등 제대로 익히지 않은 음식과 식재를 섭취 후, 미생물에 의해 감염을 일으키는 병으로, 단시간에 전신으로 퍼지며 사망률이 매우 높은 질병이다.
모시고 오는 동안 이미, 손끝 발끝에 푸르뎅뎅하고 까맣게 괴사가 진행되어 수술방에 들어온 그분의 표정은 고통스러움으로 가득 차있었다.
이미 괴사가 진행되어 있는 부분은 감각이 없기에 마취를 하지 않는다.
'싹둑'
작은 커터로 양 발가락과 양 손가락을 자르고 소독하며 수술은 마무리되고, 그분은 상실감 가득한 표정으로 수술실을 나가셨다.
내가 그 마음을 어찌 헤아리겠는가, 그저 이로써 괜찮아 지시길 바랄 뿐.
이틀 후, 다시 응급수술이다. 절단을 했음에도 타고 올라간 전신감염은 결국 그의 팔뚝과 정강이까지 먹어버렸다.
'뎅강'
지난번 보다 넓어진 절단부위에 이번엔 절삭기로 자를 수밖에 없었고, 환자분의 소리 없는 절규로 수술방이 가득 찼다.
얼마나 지났을까... 몇 일도 채 안되어 또다시 들어온 환자분은... 이미 정신을 잃은 상태셨다.
부패되어 가는 몸에선 시체와 같은 냄새가 코를 찔렀고, 정강이부터 허벅지까지 그리고 팔꿈치부터 어깻죽지까지 마지막 수술을 위해 들어온 것이다.
마지막 수술을 들어가며 이젠 그저 편히 가시길 기도할 수밖에...
양측 상, 하지를 전부 잘라내고 몸통만 남겨진 환자분께 이질적인 감정과 동시에 안타까운 마음이 들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렇게... 수술이 끝났고, 레지던트선생님께 다음날 돌아가셨다는 부고를 들었다.
다시 돌아간다면 이 분을 살릴 수 있었을까?
일주일새에 3번이나 수술방에 들어와 절단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전신으로 퍼져버린 사망률이 50%가 넘는 패혈증은 아마, 같은 결과를 초래했을 것이다.
너무 많은 사람들에게 대중화되어있어 주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기저질환'이라 생각한다.
특히, 당뇨는 저혈당과 고혈당의 양가 위험성을 안고 있으며, 상처가 생기면 치유가 지연되어 괴사의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런 당뇨환자에게 제대로 익히지 않은 해산물이란 쥐약이었을 것이다.
입사한 지 오래되지 않았을 때 겪었던 이 에피소드는, 내게 기저질환의 위험성을 몸소 체험할 수 있게 해 준 동시에 트라우마가 되었으며, 지금까지도 매년 건강검진을 하고, 식단관리를 하게 된 시발점이 되었다.
잊지 말자. 젊음은 평생가지 않고, 건강은 잃으면 돌아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