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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곰박 Mar 02. 2019

한국의  식물병 데이터베이스-식물보호기사 시험

곰팡이 이야기 13-4

식물보호기사 시험과 관련하여 ‘1. 곰팡이 식물병,’ ‘2. 곰팡이 식물병 이름’ ‘3. 식물보호기사 시험’에 대하여 글을 올렸다. 마지막으로 제시된 화두에 대한 해결책인 ‘4. 한국의 식물병 데이터베이스’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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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한국의 식물병 데이터베이스


식물보호기사 시험 개선책으로 식물병징과 식물병원체 사진 데이터베이스(DB) 구축의 필요성을 제시하였다. 이 참에 이들을 포함한 한국의 식물병 DB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한국의 식물병 이름은 한국식물병리학회에서 관리하고 있다. 학회에서는 한국식물병명목록 책자를 정기적으로 발간하고 있으며 현재 5판이 출판되었고 6판이 준비 중에 있다. 이 중에서 한국식물병목록 4판이 DB화 되어 인터넷을 통하여 서비스 되고 있다. 이 4판에는 우리나라에 자라는 1226개의 식물에 대하여, 병원체 OOO종이 일으키는 4,904개의 병이름과 이들이 보고된 문헌 10,000개 이상에 대한 정보가 서비스되고 있다.


식물병 이름과 목록은 식물병 연구의 기초기반이 되기 때문에 선진국들은 DB를 만들고 인터넷을 통하여 제공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식물병리학회에서 식물병의 일반명칭(Common Names of Plant Disease, http://www.apsnet.org/publications/commonnames/Pages/default.aspx) 웹사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이트는 미국에 재배되는 110개의 주요 작물에 대한 병의 이름과 원인병원체 목록을 제공한다. 미국식물병리학회가 보유한 방대한 정보에 비하면 매우 간단한 정보만을 제공하고 있는데 이는 DB의 장기적인 관리에 대한 학회의 부담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 미국의 식물병 일반 명칭(Common Names of Plant Diseae), 미국 식물병리학회가 운영하는 식물병이름 웹사이트로 미국에 재배되는 110개의 주요 작물에 대한 병의 이름과 원인병원체 목록을 제공한다.>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정보가 미국의 농업연구청(ARS, Agricultural Research Service)의 국가곰팡이보존센터(National Fungal collection)의 곰팡이DB(Fungal Database) (https://nt.ars-grin.gov/fungaldatabases/)를 통하여 제공된다. 참고로 미국의 농업연구청(ARS)은 우리나라의 농촌진흥청과 같이 농식품 연구를 수행하는 국가기관이다. ARS가 운영하는 곰팡이DB는 식물이름, 병원체이름, 문헌을 포함하는데 세계 모든 식물에 발병하는 모든 병원체이름의 목록과 문헌을 제공한다. 이 DB는 특정 식물에 발생하는 곰팡이병이 이미 보고되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매우 영향력이 큰 DB다.  다만 이 DB는 미국 식물병리학회와 중복을 피하기 위하여서인지 식물병 이름은 제공하고 있지 않다. 


일본의 경우에는 일본식물병리학회에 의하여 만들어진 일본식물병명목록을 NARO Genebank [日本農硏機構 유전자은행, 한국의 농촌진흥청 미생물은행(KACC)과 같은 조직]의 홈페이지(https://www.gene.affrc.go.jp/databases-micro_pl_diseases_en.php)를 통하여 제공하고 있다. 일본식물병명목록 책자의 기주식물명, 병명, 병원체명, 문헌을 기반으로 하고 여기에 NARO Genebank가 보유한 미생물을 연계하여 필요할 경우에 식물병원체를 분양받아서 쓸 수 있도록 하였다.


<일본의 식물병명목록 데이터 베이스,  일본식물병리학회에 의하여 만들어진 일본식물병명목록을 NARO Genebank (日本農硏機構 유전자은행)가 제공하고 있다. 일본식물병명목록 책자의 기주식물명, 병명, 병원체명, 문헌을 기반으로 하고 여기에 NARO Genebank가 보유한 미생물을 연계하여 필요할 경우에 식물병원체를 분양받아서 쓸 수 있도록 하였다.>



우리나라는 2005년에 한국식물병리학회가 농촌진흥청의 도움을 받아 한국식물병명목록 4판을 DB로 구축하고 웹상에서 서비스를 실시하였다. 이 DB는 식물병명목록 뿐만이 아니라 병징 이미지 사진까지 함께 제공하며 의욕적으로 시작되었으나 그 이후로 추가로 발표되는 식물병 이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현재는 거의 휴면상태에 있다. 이에 식물병리학회는 새로이 발행될 식물병명목록 6판의 내용을 담아 엑셀 기반의 DB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는데 이 시스템의 병해충진단/사진도감검색(http://ncpms.rda.go.kr/npms/FoodImageListR.np)에는 161개의 주요 작물에 대한 병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이 시스템은 작물별 병에 대한 병징사진, 발생환경, 증상, 방제방법, 농약까지 작물병의 종합적인 정보를 매우 상세하게 제공하고 있다. 


한편 식물병을 일으키는 식물병원체를 관리하고 있는 농업미생물은행(KACC)은 농업유전자원서비스시스템(http://genebank.rda.go.kr/microbeMain.do)을 통하여 식물병원체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식물병원체 정보에는 병원체의 분리, 동정, 특징 등의 문자정보 외에도 현미경 사진 정보와 같은 이미지 정보, 동정을 위한 DNA 염기서열 정보도 함께 제공한다. KACC는 또한 해당 식물병원체를 필요로 하는 연구 및 교육기관에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상으로 우리나라에서 식물병 정보를 관리하는 주체와 DB에 대하여 간략하게 기술하였다. 한국식물병리학회의 한국식물병명목록 DB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모든 식물병의 이름을 가지고 있으나 상세한 정보가 없다. 그리고 농촌진흥청의 국가농작물관리시스템은 식물병에 대한 매우 다양하고 상세한 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나 161개 작물에 한정되어 있다. 농업미생물은행(KACC)은 식물병원체의 실물과 정보를 가지고 있으나 식물병에 대한 정보가 없다. 


그렇다면 한국식물병리학회의 한국식물병명목록, 농촌진흥청의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 그리고 농업미생물은행(KACC) 농업유전자원서비스시스템을 서로 연결하면?



가장 기반이 되는 정보는 한국식물병명목록이다. 이 목록은 우리나라 식물에 발병하는 모든 병에 대한 기록이다. 따라서 식물병 관련 자료의 가장 하부구조를 형성하고 식물병원균 관련 여러가지 DB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을 올리면? 한국식물병명목록의 식물을 검색하여 먼저 여기에 발병하는 모든 병을 파악하고 병명을 클릭한다. 그러면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으로 들어가서 이 병의 병징사진, 발생환경, 증상설명, 방제방법, 그리고 농약까지 작물병의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KACC의 농업유전자원서비스시스템을 한국식물병명목록 위에 올리면?한국식물병명목록에서 고추라는 작물을 선택하면 고추에 발명하는 모든 병이름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중에서 역병을 선택하고 원인병원체인 Phytophthora capsici를 클릭하면 농업유전자원서비스시스템의 병원체 자원 정보로 들어갈 수 있다. 여기에서는 KACC가 보유한 P. capsici의 균주별 분리위치, 분리지역, 균주특성 등의 문자정보는 물론이고 병원체의 현미경사진과 진단을 위한 DNA 염기서열 정보 등 식물병원체에 대한 종합정보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이 후에 더 자세한 관찰과 실험을 위하여 살아있는 식물병원균을 분양받을 수도 있다. 


이상과 같이 한국식물병명목록 DB와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 그리고 KACC의 농업유전자원서비스시스템을 융합하면 그야말로 식물병의 정보를 총망라한 식물병종합정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이는 식물병과 IT가 결합된 세계에서도 유래를 찾을 수 없는 훌륭한 식물병 정보 제공처가 될 것이다. 


다시 식물보호기사시험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렇게 구축된 식물병종합정보시스템의 모든 정보는 한국산업인력공단과 공유되어야 할 것이다. 공단은 부족한 병원체 사진과 낮은 화질의 오래된 병징사진을 대체할 다양한 우수한 사진을 확보하게 될 것이고 이들이 바로 식물보호기사 시험문제로 출제된다. 


그러면 식물보호기사를 준비하는 많은 학생들과 농약상을 운영하고자 하는 많은 예비 식물의사들이 공부를 위하여 한국식물병종합정보 사이트를 방문할 것이다. 그러면 이와 연계된 국가농작물병해충관리시스템, 농업유전자원서비스시스템에도 많은 방문자들이 찾을 것이고 이는 담당자들의 DB 충실을 위한 노력의 선순환으로 이어 질 것이다. 


 학생을 포함한 식물보호기사 응시자들이 진정한 의미에서 수혜자가 될 것이다. 기존에는 오로지 자격증을 위하여 사진과 이에 해당하는 병명을 억지로 외웠지만 이제는 원인 병원체를 알고 이들이 작물에 발생하는 병징을 이해한 후에 그 병명을 기억함으로써 진정한 식물의사로서의 자격을 갖출 것이다. 



맺음말


이상으로 긴 글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매우 부담스러운 숙제를 끝낸 홀가분한 마음이다. 작년에 시험 준비를 하면서 이 시험은 보완될 부분이 있네 정리하여 한번 보고해야지 했다. 하지만 많은 일들로 시간을 내지를 못하다가 그래도 연말연시에는 휴일이 있으니 이를 이용하여 정리해 보았다. 


요점만 이야기하면 될 것을 틀을 너무 크게 잡았다. 첫 번째 ‘곰팡이 식물병’과 두 번째의 ‘곰팡이 식물병 이름’은 사족인데, 그런데도 써 놓고 보니 착(着)이 생겨 과감히 버리지 못했다. 읽는 사람에게 불편을 드려 죄송한 심정이다. 사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세 번째 ‘식물보호기사 시험’과 네 번째 ‘한국의 식물병 데이터베이스’에 있으니 실제 이것만 읽으면 된다.


식물보호기사시험과 관련된 분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싶다. 이글은 논문이나 논평이 아니라 식물병에 대하여 애정을 가진 사람이 식물보호기사 시험을 준비하면서 느낀 점을 허심탄회하게 기록한 것이다.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도 있고 주장이 황당할 수도 있다. 따라서 관련된 분들께서는 그저 식물보호기사 시험공부를 하다보면 이런 생각을 할 수도 있겠구나! 하지만 이런 부분은 오해가 있었네! 이 부분은 그럴듯하니 개선해 보자! 어쨌든 바깥에서 느낌을 이야기 해주니 참고가 되네! 정도로 이해해 주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식물병에 대하여 아는 체하는 당신의 시험 성적은?


이번이 벌써 2차시험만 세 번째고 2년째 준비하고 있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해서는 병징사진을 보고 열심히 병이름을 외우고 농약 이름을 외워야 하는데 이렇게 딴 생각만 하고 있으니 ......,


<2019. 01. 06., 곰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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