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곰박 Mar 02. 2019

식물보호기사 시험 - 식물보호기사 시험

곰팡이 이야기 13-3

식물보호기사 시험과 관련하여 ‘1. 곰팡이 식물병,’ ‘2. 곰팡이 식물병 이름’에 대하여 글을 올렸다. 서론 부분에 해당되는 내용인데 너무 장황하여 읽기가 어려웠던 것 같다. 이제 본론인 ‘3. 식물보호기사 시험’에 대하여 말씀드리고자 한다.


-----------------------------------


3. 식물보호기사 시험


기사시험은 모두가 1차시험과 2차시험으로 구성된 것으로 안다. 식물보호기사 1차 시험은 식물병리학, 해충학, 농약학, 잡초방제학, 재배학원론의 5과목으로 농생물학 분야에 기초지식을 가진 사람은 쉽게 통과할 수 있다. 

문제는 2차시험인데 2차시험은 DVD 판독시험 60%와 작업형시험 40%로 구성된다. 작업형시험은 미소곤충 동정을 위한 현미경관찰, 병원균 순수분리를 위한 습실처리, 도말평판법, 그리고 농약의 희석 및 조제 실습인데 대부분이 좋은 점수를 받고 응시생 간에 차이가 적다.

 

하지만 DVD 판독시험은 만만치 않아 많은 응시생이 고전한다. DVD판독시험은 식물병이름 맞추기 9문제 18점, 해충이름 맞추기 9문제 18점, 잡초 이름 맞추기 4문제 8점, 그리고 병원체 이름 맞추기 2문제 4점, 농약의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구분이 6문제 12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식물병 이름 맞추기는 병이 든 식물사진 한,두장을 제공하고 그 이름을 맞추는 문제이다. 하지만 한 장의 사진으로 식물병을 진단한다는 것이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사진이 아니라 실제 병이 든 식물체를 보고도 맨눈으로 식물병을 진단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실제 시험에서 답을 찾기가 매우 어려웠는데 먼저 제공되는 한 장의 사진이 해당 병의 특징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사진들이 있었다. 또한 사진의 화질도 경우에 따라 좋지 않았다. 따라서 운이 좋아서 내가 본 사진이 나오면 맞추고 보지 않은 사진이 나오면 맞추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대로 병이름이 너무 비슷한 것들이 많아 용하게 원인 병원체를 알아내었다 하드라도 비슷한 병명이 머릿속에서 맴돌 뿐 제대로 답을 맞추기가 어려웠다.

 

결국 현재 시스템에서 좋은 점수를 받으려면 많은 식물병원균 사진을 접하고 무작정 병이름을 달달 외우는 것이 상책이다. 하지만 병을 일으키는 원인병원체에 대한 고민없이 사진과 병이름만을 달달 외우면 시험 칠 때에 득점은 가능하겠지만 그 지식은 시험과 함께 사라질 것이다.


외우기의 진수를 보여주는 것은 DVD 판독시험 마지막 12점인 농약의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의 구분이다. 이 시험은 330여개의 농약 중에서 이들이 살균제인지, 살충제인지, 제초제인지를 구분하는 시험이다. 농약의 성분이 무엇이고 작용점이 무엇이어서 어떻게 병원균을, 해충을 그리고 잡초를 제거한다가 아니다. 


그저 농약 디나코나졸은 살균제, 펜티온은 살충제, 아짐설퓨론은 제초제 하고 외우는 것이다. 330여개나 되는 농약을 일일이 모두 외울 수는 없기에 농약 이름의 공통점을 찾아서 -아졸로 끝나면 제초제, -포스로 끝나면 살충제, -설퓨론으로 끝나면 제초제 식으로 외우는 것이다. 농약구분 시험 역시나 시험을 위해서 잠깐 농약 이름을 외었다가 시험과 함께 사라지는 형국이었다. 


농약 330여개의 이름을 외우면서 그리고 식물병의 원인병원체도 밝히지 않고 병징 사진에 대한 병이름을 무조건 외우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 딸을 포함한 10대의 청춘들이 대학에 가기 위한 상호 변별력 때문에 실제 삶에서 어떻게 도움이 되는 지도 모르는 몇 권의 책 안에 갇혀서 청춘을 보내고 있다. 다양한 책들을 보고 넓은 세상의 많은 경험을 해야 하는데 몇 권의 책을 달달 외우면서 황금 같은 성장기를 보내고 있다.


식물보호기사 자격증은 농약상을 운영하는데 필수의 자격증으로 알고 있다. 따라서 식물보호기사 공부는 식물의사 또는 약사가 갖추어야 할 기본 지식을 갖추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 식물병징 사진을 외우고 농약 이름을 외워 자격증을 따는 것이 식물의사, 약사의 업무 수행에 얼마나 도움이 될까? 


농약구분 문제는 잘 모르지만 식물병진단 부분에 대하여는 의견을 제시하고 싶다.

1) 실제의 식물 병진단은 육안으로 병든 식물을 관찰하고 현미경으로 원인병원체 확인해야 완료된다. 그렇다면 식물병진단 시험도 병증상 사진과 병원체 사진이 함께 제공되면 어떨까?

즉 식물병징사진을 보여주고 여기에 해당하는 병원체의 현미경 사진을 선택하고 병명을 최종적으로 찾아가는 방법이다. 이는 해충이름 맞추기 문제에서 해충의 성충사진을 제시받고 해충에 가해를 받은 식물사진 또는 유충사진을 선택한 후에 해충명을 답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 될 것이다. 현재는 병징사진만으로 병이름을 찾는 문제가 9문제, 병원체 사진만으로 병원체 이름을 찾는 문제가 2문제가 출제되어 서로 별개다. 


2) 그리고 식물병징 사진은 병의 특징이 잘 나타난 사진을 제공해야한다. 해당 병에 대한 중요 특징이 제시되지 않으면 정확한 진단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좀 더 고화질 사진이 제공되면 좋겠다. 


3) 이렇게 하자면 시험의 시행처인 한국산업인력공단 측면에서는 당장 병원체 현미경 사진도 부족하고 좋은 병징사진도 부족할 것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식물병원체 현미경사진과 식물병징 사진의 데이터베이스(DB)의 구축이 필요하다. 이 부분은 한국식물병리학회, 농과대학, 그리고 농촌진흥청이 협력하여야 한다. 식물보호기사 시험을 실제에 맞게 출제하여 응시생들의 실력을 올리는 것은 한국산업인력공단만의 일이 아니다. 식물보호학을 연구하는 학회, 대학, 그리고 관련 국가기관 모두의 일이다. 


우리의 후배들과 자녀들이 실질적이지 못한 것을 외우느라 청춘을 보낼 것이 아니라 실제 도움이 되는 공부를 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식물병리학회, 농과계대학, 농촌진흥청이 협력하여 DB를 구축하고 이 자료를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어야한다. 


4) 현재 DVD시험에서 식물병 이름을 찾는 방법은 검색란에 초성을 입력하여 제시되는 이름들 중에서 선택하는 방식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식물병 이름이 머리속에 맴도는데 초성이 생각나지 않아 접근도 하지 못하고 틀리는 경우가 많다. 식물병 이름의 초성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중간의 이름도 중요하다. 따라서 식물병 이름 검색을 전방일치로만 할 것이 아니라 중간, 후방 일치도 가능하게 하여 좀 덜 외우더라도 문제를 맞출 수 있게 하면 좋겠다. 


------------------------------


이어서 

마지막 4. 한국의 식물병 데이터베이스

가 이어집니다.


<2019.01.05., 곰박>

작가의 이전글 곰팡이 식물병 이름-식물보호기사 시험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