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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Feb 15. 2023

청년이 국가를 이끌어가는 나라 7-4

30대에 장군과 차관이 되는 옥스포드 동기들

싱가포르에서 두달동안 Choson Exchange에서 리서치와 내 연구를 하며 평화롭게 시간이 흘렀다. 다만 옥스포드 졸업 리포트를 쓰기 위한 충분한 양의 데이터는 얻지 못해서 다음 행선지인 미얀마에서 모은 데이터로 졸업 리포트를 내야 할 것 같았다. 다만 Choson Exchange에서 출간한 평양 도시 관련 연구 보고서에는 내 이름이 들어갔다. 그리고 이 곳에서 충분히 어떤 사업을 어떻게 하는지도 알게 되었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싱가포르를 떠나기 2주 전 미얀마로 넘어가는 비자를 받았다. 미얀마에서는 National Democratic Institute (NDI)라는 워싱턴에 본부를 둔 민주주의연구소에서 인턴으로 잠시 일하기로 했기 때문에 이제는 이 곳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었다.


떠나기 전 옥스포드에서 만났던 내 동기들을 한명씩 만나 인사를 했다. 총 5명이었는데 군인이 2명, 공무원이 2명이었다. 동기들 중에 한명은 싱가포르에서 외교관을 하고 지금은 스타트업을 하고 있는 친구였고, 나머지 2명은 싱가포르의 행정부 공무원이었다. 다른 2명은 싱가포르 해군 출신이었다.


첫날 싱가포르 해군 출신인 데런을 만났다. 옥스포드가 아닌 싱가포르에서 그를 보자 너무 반가웠다. 그는 해군에서 시험을 보고 장학생에 뽑혀 옥스포드에서 국가 전액 장학금을 받고 공부를 했던 친구였다. 옥스포드에서 공부를 할때에도 종종 두각을 나타내기도 하였는데 나 또한 공군 장교 출신이라 친하게 지냈다.


데런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어디선과 전화가 왔다. 데런은 전화를 끊더니 군에서 전화가 왔다고 하였다. 군에서 자신을 직접 케어하는 담당자가 있다고 하였는데 군에서 뽑힌 장학생들은 이렇게 평소에도 특별 관리를 받고 39살에 별을 단 장군이 된다고 하였다. 그 말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보통 39살이면 우리나라에서는 대위정도의 수준인데 장군이라니... 어떻게 그게 가능하느냐고 물어보았고 그는 대답하였다.


"싱가포르에서는 군을 포함한 공무원이 되고 싶은 학생들 중에 소수를 시험을 통해 뽑아서 장학금을 주고 해외에서도 유학시킨다음 몇년간 경력을 쌓고 바로 고위 공무원으로 승진시키는 제도가 있어"


즉 싱가포르에는 공무원 중에서도 엘리트들만 따로 뽑아서 리더로 육성시키는 것이다. 이 제도는 핵심 공무원단 제도 (Administrative Service)로서 공무원 중에 0.4퍼센트가 선별되어 일반 공무원과는 다른 시스템에서 채용부터 교육, 인사관리, 보수 등 완전한 다른 길을 걷는다. 그래서 데런도 군에서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일반 장교는 다른 장군이 되는 길을 특별 관리를 받으며 밟고 있는 것이었다.


데런 말고도 제슬린이라는 다른 옥스포드 동기 또한 이러한 코스를 밟으며 20대 초반 어린나이에 벌써 한 부서의 장이 되어 있었다. 제슬린은 나에게 싱가포르는 30대 국장도 있고 정부 부처의 차관도 많이 있다고 하였다. 보통 국장은 최소 50대, 차관은 최소 은퇴를 앞둔 공무원에게 주어지는 기회이다. 교직에는 30대 초반의 교장도 많다고 한다.


그래서 그런지 싱가포르의 정책들을 보면 역동적이고 창의적인 것들이 많았다. 그리고 젊은 나이에 열정을 가지고 일을 하다보니 불가능한 프로젝트를 성공시키기도 한다고 하였다. 넘치는 에너지와 열정과 능력을 가진 젊은 공무원들이 국가 정책을 만들고 밀어 붙이니 안되는 것이 이상할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싱가포르는 높은 국가경쟁력과 함께 공무원들이 우수하여 국제 평가에서 정부효율성 측면에서 항상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싱가포르는 젊은 청년들에게 나라의 미래와 운명을 맡긴 것이다. 이와는 반대로 우리는 아직 청년들을 미숙하다고 생각하고 나라의 중요한 직책을 맡기지 않고 있다. 경륜이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앞으로의 미래는 모든 것들이 빠르게 변하는 시대이다. 30대 중반인 나도 새로운 기술이 나올때마다 따라가기가 정신이 없다. 이러한 시대에는 유연성과 속도가 중요하다. 한마디로 무거운 나라의 멱살을 잡고 나라를 이끌어가야 한다. 이것저것 따질 필요도 없다. 계속 과감하게 시도하고 도전해야 한다.


예전에 6.25때 대령과 장군들을 보면 30, 40대가 대부분이었다. 개화를 주도했던 개화파들 또한 30대 초반들이었다. 일본의 메이지 유신도 30대 젊은 사무라이들이 해냈다. 지금 우리도 젊은이들에게 과감히 나라를 맡겨야 한다.


싱가포르 공무원 재슬린과 함께


해군 출신 데런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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