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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승철 Feb 14. 2023

북한의 시장경제화를 위해 일하는 싱가포르 NGO 7-2

숙소에 도착 후 다음날 Choson Exchange의 Calvin에게 연락을 하였다. Calvin은 반갑게 전화를 받으면서 다음날 낮 1시까지 Choson Exchange 멤버들과 티타임을 하며 서로 소개하는 시간을 갖자고 하였고 다음날 약속장소로 가니 Geoffrey see라는 대표와 한국인 멤버인 배대연씨와 몇몇의 멤버들이 있었다.


그들은 다행히 날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우리는 서로 자기 소개를 간단히 하고 Geoffrey가 단체의 역사와 이력을 설명해주었다. Choson Exchange는 Geoffrey와 그의 동료 Calvin Chua가 2008년에 싱가포르에서 세운 대북 NGO로서 주로 북한에 비지니스, 경제, 금융 및 법률 컨설팅 및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하였다. 지난 10년이 넘는 기간동안 전 세계의 외국인 교수, 학자 및 변호사 등을 데리고 북한에 들어가 북한 주민들에게 기업가 정신, 비지니스, 마케팅, 경제, 국제 상법 등을 가르쳤으며 수강한 북한 주민들만 2000명 이상에 이른다.  


북한에서 Mini MBA 과정을 가르치고 있는 외국인 교수 (사진: Joson Exhchange 페이스북)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후원한 곳만 해도 골드만삭스, 뱅크 오브 아메리카, 국제 컨설팅 펌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있었다. 또한 하버드 경영대학원 사례 연구로 소개되고 국내에도 북한을 연구하는 대학 및 연구소 등 여러 기관과 활발히 학술활동을 하는 등 국내외 저명한 국제 비정구기구로서 인정받고 있었다.


1시간 정도 티타임이 있은 후에 갑자기 Calvin이 오늘 한국에서 박원순 서울 시장과 자신들이 미팅이 있다고고 했다. 박원순 시장은 오래 전부터 Choson Exchange의 활동을 지켜봐왔으며 이 기관의 사람들을 만나 한국을 대신해 좋은 일을 한 것에 대해 감사의 인사를 표하고 서울시와 협력하여 이 곳의 시스템을 벤치마킹하여 서울시가 직접 북한 주민들에게 비지니스와 경제, 기업가 정신 등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서울이 북한과 직접 스타트업 교류를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날 나는 처음 합류하여서 박원순 시장과는 만나지는 못했고 정치적 입장도 다르지만 박원순 시장의 이러한 시도와 노력은 높게 사주고 싶다.


이곳에서 나의 역할


나는 싱가포르에서는 두달간 조선 익스체인지에서 북한의 경제정책을 연구하면서 동시에 Calvin이 주도하는 평양의 도시 연구에 참여하였는데 평양의 지난 10년간의 변화를 위성으로 분석하고 도시의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연구하는 일이었다. 이러한 연구를 평양 뿐만 아니라 다른 북한의 도시들을 대상으로 하여 연구 데이터를 축적한다면 후에 통일이 되었을 때 도시를 개발하는데 분명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내가 이곳에서 가장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박원순 시장도 배우고 싶어했던 이들의 커리큘럼과 교육 시스템이었다. 후에 우리나라와 북한의 관계가 계선되어 경제 교류가 활발해진다면 우리가 북한의 정상국가화를 위해서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북한 안에 기업가 정신과 시장경제를 심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북한 안에서 기업들이 많이 생기고 시장이 발달하면 자연스럽게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해 익숙해질 것이다. 이미 북한 내에서는 배급제가 무너지고 장마당이라는 새로운 시장이 발달하고 있다고 들었으며 장마당에서 자본을 축적한 사람들이 북한에 초기 형태의 기업을 만들고 있다라는 것을 들었다.


실제로 주민들을 교육하러 북한에 방문한 Calvin에 따르면 기업과 정신과 경제 경영 교육을 받은 북한 젊은이들은 실제로 소규모 상점 및 중소규모의 기업까지 창업을 하고 있으며 이곳에서 배운 서구식 마케팅, 홍보 기법을 북한의 상황에 맞게 응용하고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한다. 특이한 점은 북한의 기업가 중에는 여성이 많다는 것이다. 이는 장마당의 발달로 북한 여성들의 경제력이 커진 이유였다. 북한은 남성은 대부분 국가에서 직업을 정해주고 여성들은 장마당에서 나가 장사를 하기 때문이다.


나는 이러한 것들을 하나라도 더 배우기 위해 그들에게 매일 적극적으로 질문하고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우리나라도 이러한 모델을 가져와야


이곳에서 잠시 방문 연구원으로서 연구와 관찰을 하면서 느낀 점은 북한이 생각 이상으로 서구식 경제와 경영기법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기회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북한에 시장경제를 뿌리내리고 개혁과 개방의 경제 모델을 통해 세계와 정상적으로 교류하는 정상국가 만들어야 한다. 기업이 생기고 돈이 돌고 사유재산이 인정되고 경제적 자유를 얻으면 자연스럽게 민주주의가 따라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법과 제도 또한 시장이 발전하면서 새로운 자본주의 시대에 맞게 재정비 될 것이다.


북한과 합작으로 창업인큐베이팅 센터를 개성이나 평양에 세워 북한 내 창업가들을 지원하며, 이를 통해 많은 기업들이 만들어지도록 지원해야 한다. 또한, 북한에 남북 합작으로 MBA를 가르치는 경영대학의 개설도 고려할 수 있다. 비슷한 모델에는 우리나라가 평양에 세운 평양과기대가 있다. 평양과기대는 우리나라 교수들을 파견하지 못하지만 외국인 교수들을 초빙해 북한 대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개성공단에 남북자유무역지대를 만들고 그곳에 창업 인큐베이팅 센터, 남북 합작 경영대학을 짓는다면 의미있을 것 같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남북한의 평화통일을 위해 꼭 해보고 싶은 것이기도 하다.


Choson Exchange 멤버들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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